조 전 대표는 주말인 2일 오후 '한나라당의 문제점'이란 주제의 시국강연에서, 한나라당의 시조(始祖)를 지난 90년 ‘3당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으로 규정했다.
이어 민자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김영삼 前 대통령을 맹렬히 성토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좌익의 숙주(宿主)” 역할을 해왔으며, 이는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됐다고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자신도 모르게 좌익 사관으로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소급입법’(5·18특별법 등)을 만들거나 (일제의 잔재이긴 하지만) 해방 이후엔 대한민국의 역사적 상징이 될 수도 있는 중앙청 건물을 철거하는 등 “좌익이 원하는 바를 충실히 이행” 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좌익의 “유전인자”(한완상 적십자사 총재가 김영삼 정권 당시 통일장관을 했다는 점 등을 사례로 제시)가 들어와 기생하는 “숙주” 역할을 하게된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말년에 YS의 지지율이 떨어지게 된 것은 자신의 손으로 자기 편(보수세력)을 잘라냈기 때문인데, 한나라당은 이후에도 “좌익의 숙주” 역할(결국 열린우리당으로 가버린 이부영이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에 나서는 등)을 계속했으며, 지금도 ‘파병 반대’ ‘탄핵 반대’를 주장했던 인명진 목사를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좌익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조 전 대표는 “당의 윤리는 ‘이념’”이라며, “자기 정체성을 부정한다면 그 당의 윤리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계속해서 한나라당은 “좌파엔 추파, 우파는 기피”하고 있으며 “북한 체제를 비판하면서도 김정일을 직접 거명해 ‘독재자, 학살자’로 비판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한나라당의 이같은 체질을 바꾸는 길은 ‘선명한 우파 정당’이 출범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당의 구조는 “좌 3당(열린우리, 민노, 민주), 중도 1당(한나라)”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늘 경쟁자들이 있는 왼쪽만 바라볼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협상 등을 위해 왼쪽으로 다가갈 수 밖에 없다고 그는 역설했다.(좌파정당, 우파정당 여부는 '6·15공동선언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등을 기준으로 했다)
좌파 정당만 가득한 지금의 정치구도에서는 결국 '누가 남북대화를 더 잘할 것인가' '누가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욕을 더 잘할 것인가' 등의 좌파적 주장이 옳은 것으로 부각되며, 이같은 이슈를 선점한 쪽이 승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말대로라면,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실패한 것도 ‘서해교전’과 같은 우파 진영에서 제기한 이슈보다는 ‘미군 장갑차 사건’ 등 좌파 진영으로부터 제기된 이슈가 국민들에게 각인돼, 이회창 후보의 반미 촛불시위 참석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반미’ 이미지가 강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또 이대로 간다면 한나라당은 차기 대선에서도 실패한다는 말로도 귀결된다.
따라서 선명한 우파 이념의 정당을 출범시켜 한나라당이 오른쪽으로도 눈을 돌릴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 우파적 이슈가 자주 제기되어 이를 두고 서로 경쟁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이것이 옳은 것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이같은 일들을 더 잘 실현시킬 수 있는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각인된 정당·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파 정당 조직의 필요성을 역설한 조 전 대표는, 그러나 ‘누군가 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제시했지만 ‘하자’고 구체적으로 제안하지는 않았다. 언론인인 자신은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 이같은 ‘우파 정당 창당’ 주장은 이른바 보수(자유)진영 내에서 이전부터 비공식적으로 의견이 있어 왔고, 지만원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의 경우는 실제로 창당을 하려는 모습이지만 보수진영 전체의 합의점을 도출해 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 문제가 어떻게든 논의는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진영에서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놓고 비판해온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닌 상황에서, 이들 진영에서 제법 비중 있는 인사인 조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한편 조 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의 갈등을 빚는 모습, 즉 당·청 갈등에 대해 섣부른 해석(자중지란)을 경계했다. 그는 “싸우는 것 같지만 아니다”라며, “분진합격(分進合擊)” “세포분열” 인 것으로 해석했다.
(대북관 등) 이념이 같은 이들은 절대 싸울 수 없으며, 좌파세력의 전략은 각자 흩어져 저마다 모종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몸집을 불리다가 적당한 시기가 되면 합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내용의 설명이다.
더불어 지난 대선 역시 이같은 전술로 진행됐으며, 한나라당은 여기에 말려들어가 안일하게 대응하다 패한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