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세력 분열, '좌-좌' 갈등

"이념적으로 유사한 자들의 전략적 분열"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통합신당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의 갈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집권세력의 분열이 유사한 좌파 이념을 가진 세력들의 ‘좌(左)-좌(左)’ 대립으로 치닫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05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 중 중도 성향의 인사들과 극좌 인사들이 결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소속 의원들이 좌파 성향의 노무현 대통령 및 일부 친노 의원들과 등을 돌리며, 정치권이 이념 중심으로 재편되리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여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은 ‘비슷한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는 좌파 성향 의원들끼리의 대립’으로 요약된다.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연합사 해체, 북한 핵문제, 사학법 날치기 등의 이념적 사안에서 노 대통령과 공감해 온 여당 의원들이 ‘통합신당 창당’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노 대통령의 신당 반대 발언에 대해 ’제 2의 대연정 발언’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노 대통령에 버금가는 극좌 인사다. 노 대통령이 추진한 각종 좌파적 정책에 충실히 협조해 온 그는 지난해 6월 이적단체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인 윤기진씨 부부를 만나 “우리가 가야할 길은 많이 남아 있다. 언제나 여러분과 마음을 함께 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적도 있다.

이날 김 의장과 함께 노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이목희, 임종석, 선병렬 의원 등도 이념적으로는 노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은 좌파 인사들이다. 이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PSI 참여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으며, 국가보안법 폐지에도 앞장선 바 있다. 빨치산 출신들을 민주화공헌자로 승격시킨 대통령 직속 의문사위의 행위에 대해서는 두둔하거나 침묵했다.

따라서 집권세력 내부의 갈등이 이념과 국가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좌익정권 연장이라는 지상 목표를 위한 ‘전략’에서의 이견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이들이 일시적으로 분열되더라도 대선 직전에 우파정권 출범 저지를 위해 재결합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더해 준다.

월간조선 조갑제 전 대표는 1일 ‘2007년 대선을 향한 좌파의 분진합격 전술’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열린당의 폐업은 신장개업을 위한 위장폐업이며, 좌파가 대동단결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반(反)대한민국적 이념에서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 투표일 직전까지 좌파는 분열상을 보일 것이다. 보수파가 이를 보고 쾌재를 부르는 날이 망하는 날”이라고 충고했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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