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정권 종식. 어떠한 희생도 감수해야"

김상철 자유지식인선언 공동대표 '한반도 정세와 한국의 미래'
<지난 2일 자유지식인선언 아카데미(원장 최광 전 보사부장관)의 미래지도자과정 마지막 강의가 열렸다. 김상철 변호사(자유지식인선언 공동대표·본지 발행인)는 ‘한반도 정세와 한국의 미래’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김정일정권이 종식되지 않으면 우리가 북한에 굴종해서 살아야 하고 그러다 적화의 위험이 있는 만큼 김정일정권이 종식되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해야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강의 요지.>

한반도 정세를 논할 때 북한문제를 뺄 수 없다. 북한의 향배를 언급 않고 한국의 미래를 논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변수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미래전망은 공허하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후 2개월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북한정세를 먼저 논해야 한다. 미국이 제안한 대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종전선언 받고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인지 여부가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의 전쟁상태는 종결되니 남한은 군축을 하게 되고 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미국도 북한에 대해 대대적 경제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북한 김정일정권은 멸망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부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정통성은 상실된다. 북한의 동족은 더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탈북해도 국제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없고, 김정일의 폭정 아래서 앞으로 얼마나 더 신음하게 될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김정일정권이 핵을 포기할 수 있겠는가. 북한의 핵개발은 김정일 수령독재 체제하에서의 불가피한 귀결이다. 우상숭배 전체주의 독재를 취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폭력으로 체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외부적으로 자기들에 대하여 공격이 있을 때는 천배, 만배의 보복이 가해진다는 것을,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체제가 강력하다는 것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핵무장으로 귀결된 것이다.

둘째로 북한의 내부사정이다. 북한의 경제체제는 와해되어 300만 명이 굶어죽는 상태에 이르렀고 현재 북한의 생존은 남한 정부 등 외부사회의 지원에 의해서 가능한 상태다. 특히 배급체제가 평양 일대를 제외하고는 붕괴된 결과 지하시장이 아니면 북한 사람들이 더 이상 먹고 살 방법이 없다. 김정일 폭정이 지배하는 당과 군의 체계는 작동하지만 김정일의 시야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는 통제력이 작용하지 않는다.

친북·反대한민국 세력과 진보좌파 구별해야

남한을 보통 보수와 진보, 혹은 좌파와 우파로 나누지만 자유민주체제 자체가 붕괴되면 보수, 진보가 없다. 그렇게 본다면 남한사회를 친북·反대한민국 세력, 좌파 또는 진보세력, 그 다음 우파 또는 보수세력으로 나누어야 할 것이다.

친북·反대한민국 세력은 좌파도 진보도 아니다. 김정일은 절대 진보가 아니다. 좌파고 우파고 간에 독재자의 뜻에만 거스르면 탄압받고 없어지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체제는 반드시 보장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결과가 14%나 되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러한 反대한민국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10~15% 가량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 나라는 현재 친북 내통세력이 집권하고 있다. 이들이 진보좌파로 위장했지만 그들의 좌파적 정책은 다 실패했으니 이제 더 이상 위장할 수 없고 친북 내통세력인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줄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가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난 후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현상이다.

집권세력이 겨우 9%의 지지밖에 못 얻고 있으면서 친북 내통세력의 성격이 드러나고 있으니 남한의 구도는 대단히 불안정해진 것이다.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유동적 상황

지금 미국의 리더십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하면, 의회는 보수와 진보가 극적인 양분으로 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과 대학 캠퍼스는 진보로 치우쳐 있고 여기에 균형을 이루는 세력이 기독교우파들이다.

여기에 실리를 추구하는 냉혹한 현실파가 있다. 투자회사 골드만삭스의 유럽 책임자가 지난 봄에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들어갔다. 그의 추천으로 골드만삭스의 CEO가 재무장관이 됐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니까 자연히 현실파들의 발언권이 강화됐다. 그 결과 북한의 김정일에 대해 혐오감이 드는 인물, 악의 축이라고 표현했던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에 대해 핵을 포기한다면 정전협정을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미국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거나 유동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부시의 사상과 철학을 생각할 때, 그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공적 연설에서 신앙문제를 가장 많이 언급한 인물이다. 그가 현실파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책의 근본에 있어서 그들의 주장을 다 받아들이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이는 미국의 대한반도정책이 유동적이라고 보는 근거가 된다.

일본은 지금 아베 신조 총리의 지지율이 80%가 넘는다. 그가 김정일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의 귀환을 강하게 주장하고 납북 일본인의 유골이 가짜라는 것이 드러나자 전면적인 항의를 했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이 움직인 것이다. 일본은 북한의 핵실험을 통해서 가장 위협을 느끼고, 북핵에 대해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가 되었다.

중국은 북한 지역까지 미국의 영향력이 들어오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김정일정권을 유지시키는 일을 해왔는데 그것이 지금 문제에 봉착했다. 북한이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무장을 했고, 이 때문에 일본, 대만의 핵무장 주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 집단이 트러블메이커고, 중국의 입장에서는 이들을 비호하기 위해서 얼마나 손해를 봐야 하느냐 하는 손익계산을 안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

대선 前에 남북정상회담 쭭 평화선언 가능성

한반도의 정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김정일정권과 남한의 김정일 내통세력의 목표와 전술이 무엇이겠느냐 하는 것이다. 김정일 세력의 목표는 1차적으로는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고 다음은 가능하다면 남한을 먹어치우는 것이다. 지금 김정일 체제 유지에 내부적인 한계가 왔다. 그런데 남한을 쳐다보면 남한의 집권세력을 자기가 좌우할 수 있다고 믿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대선 전에 남북정상회담을 해서 한반도는 평화라고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을 북한과 연방제로 통일한다는 선언을 해버리는 것이다. 그 후에 공영방송매체를 통해 엄청난 선전을 하면 국민들이 따라오고, 정체성과 용기에 한계가 있는 한나라당이 여기에 부분적으로 동조할 때 한반도의 비상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심각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이럴 때 한국의 선택은 무엇인가. 한국의 선택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체제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문제다. 선택의 구체적인 쟁점이 세 가지 있는데 △북핵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김정일정권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2007년 대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다.

첫째, 북한이 핵무장한 상태에서는 남한이 살 길이 없다. 북한의 핵에 굴종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기술적으로 볼 때 한국의 방어체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국회에서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군비를 축소하고 한국군을 감축한다는 자발적인 무장해제를 통과시킨 것이다.

둘째, 김정일정권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김정일의 폭력독재에 대한 증오심을 안 가지고 있다. 한국사회가 일반적으로 정의감을 상실했음을 뜻한다. 정의감이 없는 사회는 질서가 서지 않고 선진국가가 될 수 없다. 한국사람은 김정일정권을 겁내고 노무현정부는 김정일 편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김정일에게 종말을 가할 조치를 취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는 것이다.

셋째 2007년 대선을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떤 경우에도 좌익이 정권을 잡지 못하도록 결의를 해야겠다. 그 전에 대한민국이 적화되고 끝날 가능성도 있다. 왜 김정일이 순순히 있다가 내년 대선을 맞이하도록 내버려두겠는가.

한국의 미래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첫 번째 결과는 북한이 핵무장국가로 남고 김정일정권이 존속하는 경우다. 그 경우에는 대한민국이 김정일 집단에 굴종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따라서 대한민국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그런 때가 되면 북한에 굴종만 할 뿐 아니라 친중으로 경사될 것이다. 중국이 9.4%의 경제성장을 20년간 해온 것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공산당 1당 독재가 아닌가. 중국이 한중협력을 강조하면서도 탈북자들을 무자비하게 색출하고 북한으로 강제송환하고 있지 않나? 이런 중국에 기울어지기 위해서 세계 민주주의의 기관차인 미국과의 거리가 멀어진다고 하면 한국이 쇠잔해가는 사회로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결과는 북핵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확실하게 가지고 북핵을 제거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다. 김정일정권이 종식되지 않으면 우리가 북한에 굴종해서 살아야 하고 그러다 적화의 위험이 있는 만큼 김정일정권이 종식되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해야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여건을 따지기 전에 우선 의지가 있어야 한다. 한국의 미래는 이 선택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정리·사진/김정은 기자 hyc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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