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東吉 직설: 당신은 “제정신” 아니야

나는 제정신”이라고 떠들던 그는 어느 날 아파트 2층에서 창문을 열고 타이프라이터를 내동댕이쳤다.

오래 전 내가 미국 보스톤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 하바드 엔친 도서관에서 서사로 일하던 한국인이 한 사람 있었다.

사무실에서도 밤낮 상사와 동료들과 싸움만 일삼는 골치 아픈 인간이었다. 이놈이 항상 하는 말이 자기를 못 살게 구는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사건이 발생되어 그는 마침내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는데 누굴 만나나 어김없이 “나는 제정신”이라고 떠들던 그는 어느 날 자기가 살던 아파트 2층에서 길거리를 향해 창문을 열고 자기가 쓰던 타이프라이터를 내동댕이쳤다. 다행이 그 타이프라이터는 행인의 머리에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경찰이 출동하여 그를 정신병원에 수용토록 한 것이었다.

지난 21일 민주통일자문회의에서 이 나라의 16대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국무총리로 기용했던 고건을 비롯하여 자기 자신이 장관 자리에 올렸던 김근태, 정동영을 싸잡아 후려갈기면서 자기를 왕따 당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작자들 때문이라고 그들을 비방하였다.

노 씨는 링컨의 포용정책을 한번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뜻으로 상투 끝에까지 화가 치밀어 올라 정말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주먹을 휘둘렀고 소리를 질렀고 책상을 두들겼다. TV에 비친 그 광경을 보면서 실신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의 망발은 거기에 그친 것이 아니라 과거의 국방부장관이나 참모총장을 지낸 국군의 원로, 장성들이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회수를 반대한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이 한심한 사람들”은 미국 놈의 꽁무니나 붙잡고 미국의 주구나 다름없이 여겨진다며 노발대발하는 광경도 진실로 가관이었다.

더 나아가 미국과 등지게 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는 것 같았고 입에 거품을 물고 신 내린 무당이 굿을 하는 것같이도 보였다.

나는 하바드 엔친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던 그 사람 생각을 하였다. 자기 살던 아파트 2층에서 자기의 타이프라이터를 내던지던 광경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이 나라는 이제 어딜 향해 가는가.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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