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의무를 ‘썩는다’ 모독… 기가 찰 노릇”

盧대통령 발언 파문… 軍 원로 2人 긴급 인터뷰
1. 김성은 前국방장관 인터뷰

“국군 최고통수권자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썩힌다’고 표현하는 등 군을 모독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다니 동서고금(東西古今)에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기가 찹니다.”


전직 국방장관 모임의 대표인 김성은(金聖恩)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한테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가지고, 미국 엉덩이 뒤에 숨어 가지고…”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이는 한 나라의 군 최고통수권자가 할 말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22일에는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해 즉각적 대응을 자제하겠다고 했는데 26일 성명서를 채택하기로 한 배경은 무엇인가.

“노 대통령이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국가 안보엔 이상이 전혀 없다고 하는 등 국민들에게 안보 불감증을 심어주며 김정일만 유리하게 만들어주고 있어 큰일이다. 대통령은 0.01%의 전쟁 발발 가능성이 있더라도 대비해야 하는데 자꾸 국민을 호도하고 있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노 대통령이 군생활을 ‘썩는다’고 표현했는데….

“국군의 최고통수권자가 성탄절을 맞아 전방부대 등을 위문하지는 못할망정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말만 하고 있어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군 통수권자가 저 모양이니 나라가 어지럽다.”

―청와대가 군 복무기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하고 국방부에서도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군 복무기간 문제는 국방력 유지 차원에서 다뤄져야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다뤄져서는 절대 안 된다. 북한의 병력 규모는 우리보다 훨씬 크다. 복무기간도 하급 병사가 15년 이상씩 하는 경우가 많다. 2년 동안 훈련한 군인과 15년 동안 훈련한 군인의 전투력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는 2020년까지 병력 규모를 68만명에서 50만명까지 줄인다고 한다. 아무리 첨단무기가 있어도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복무기간을 단축하려면 첨단 무기 도입과 숙련병 확보, 예산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

2. 이상훈 前국방장관

“전직 군 수뇌들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발언에 대해 사과 요구 및 법적 대응, 하야운동까지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의 “별 달고 거들먹거리고” 등의 민주평통 발언 이후 전직 군 수뇌부들이 집단 행동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한 분위기를 이상훈(李相薰) 전 국방장관은 이렇게 전했다. 이 전 장관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재향군인회장을 지냈다. 그는 “하지만 노 대통령과 좌파 세력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게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전 장관은 24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26일 전직 군 수뇌 긴급 회동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정리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제(23일) 향군회관에서 긴급 회동을 가졌는데 어떤 의견이 오갔나.

“성우회에서 연락해 전직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참모총장, 연합사 부사령관 등 10여명이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우리 국군의 사기를 위해 반드시 이번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해야 하며 사과하지 않을 경우 하야운동을 벌여야 한다’ ‘전직 국방장관들이 합동으로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을 고소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적지 않았던 신중론도 대응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노 대통령과 노사모 등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여서 사실상 같은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국가원수로서 격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많은데….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다. 국가원수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많다. 때문에 말 같지 않은 말을 한 사람에 맞대응하면 똑같은 사람 되니까 대꾸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다. 국민들이 진상을 잘 알고 있으니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 발언 중 어떤 점이 특히 문제라고 보나.

“장관이나 참모총장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닌데 ‘거들먹거린다’고 표현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예비역 장군 가운데엔 ‘화가 나 참을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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