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시나리오와 우리의 대책
宋鍾奐 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는가?
2006년 10월 14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10월 9일 북한 핵 실험을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유엔 헌장 제7장 제41조에 의거하여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북한 제재 결의안 1718호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북한 핵 실험은 국제적 차원에서는 1975년 시작한 5대강국 중심의 핵비확산(NPT)체제를 위협하고 동북아 지역 국가의 핵무기 개발 도미노 현상을 촉발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경제,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운신이 좁아지게 될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등으로 군사적 긴장상태가 고조될 경우 우리나라는 국내경제의 혼란과 국제수지의 악화로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 이하로 하락되고 2007년도 경제성장률도 1.9%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아홉 번째로 핵클럽에 가입한 북한이 우리에게 주는 군사안보적 차원의 위협은 심각하다. 첨단화된 수백 개의 재래식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도 핵보유국에는 군사전략적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의 핵 피격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서울 상공 500m에서 15킬로톤 위력의 핵폭탄이 폭발하였을 경우 사망자만 62만 명이 넘고, 100m 상공에서 같은 위력의 핵폭탄이 폭발하면 125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제 우리 국민은 머리 위에 북한 핵을 이고 있는 건국 이래 초유의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북한의 핵 실험 직후 몇 일간은 걱정을 하였으나 지금은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지내고 있다.
예상되는 북한 핵 시나리오와 관계국의 입장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1) 6자회담을 통한 핵 타결과 북한 체제의 개혁과 개방, (2) 6자회담에서 핵 타결과 북한 체제 보장 교환, (3) 진전 없는 6자 회담의 장기간 진행, (4) 외부로의 이전 불허용 조건부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기정사실화, (5) 군사적 긴장 고조ㆍ대결로 인한 물리적 충돌, (6)미ㆍ북한 간 평화협정 체결 후 주한 미군 철수, (7)북한 체제 붕괴와 지도부 교체 등 돌발 사태로 인한 북한 핵 문제의 해결 등이다.
상기 시나리오 중 (1)번부터 (3)번까지는 6자회담에 관한 것이고, (4)번부터 (6)번까지는 6자회담이 실패하였을 경우 미국이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안이라고 할 수 있고, (7)번은 북한 내부 폭발(implosion)로 북한 핵문제가 항구적으로 해결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발견하려면, 관계국들의 최근 행보를 보아야 한다. 미국은 지난 11월 28일부터 29일까지 중국의 중재 하에 베이징에서 진행된 북한과 가진 회동에서 한국, 일본과 사전 협의한 대로 영변의 흑연감속로 등 핵관련 시설의 가동 중단,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 실험장 폐쇄,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요원 수용, 핵관련 모든 시설과 계획의 신고, 핵 포기를 확약한 2005년 9월 19일 제4차 6자회담의 공동성명 이행 등 6자회담 재개를 위한 5개 전제조건을 전달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전제조건과 함께 “북한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마카오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히고 “북한이 2008년까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경우 중유ㆍ전력을 비롯한 경제지원, 한국전 종전 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 북한체제 보장을 위한 미ㆍ북한 수교”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하였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는 전 세계 자유 확산을 통한 폭정종식이 미국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하면서 북한을 대표적 폭정이라고 지목하였던 부시(George W. Bush)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 패배 이후 북한 핵만 폐기할 수 있다면 북한을 인정하고 북한과 수교도 할 수 있다는 현실주의 외교노선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주의노선은 북한이 끝까지 핵 폐기를 거부할 경우 미국이 북한 핵을 인정하고 외부 테러리스트에게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차선책으로 물러날 가능성도 예고한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먼저 도발하지 않는 한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국이 핵보유국에게 핵 공격을 한 전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중국, 러시아의 반대, 그리고 이라크와 한반도에서의 2개전선 유지 곤란이 그 이유가 될 수 있겠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이른바 ‘민족공조’를 앞세우면서 한미동맹 체제를 경원시하는 태도를 계속 취하면 한반도 문제에 넌더리를 내고 북한 핵 문제가 어떻게 되든 1973년 1월 베트남과의 평화협정 체결에서 본 바와 같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 미군을 철수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부시 행정부의 임기가 만료되는 2008년까지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선 핵 포기 요구에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다.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미국 핵 전문가 그룹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하였던 해커(Siegfried S. Hecker) 전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핵연구소장은 북한은 10월 9일 핵 실험을 하기 전에 이미 핵폭탄을 6~8기 생산할 수 있는 무기급 플루토늄 40-50 kg을 추출해 보유하고 있었고 또 현재 영변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에서 매년 추가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와 동행하였던 프리처드(Charles L. Pritchard) 한미경제경제연구소 소장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유엔 등의 대북제재 압력을 완화시키고 미국의 차기 행정부까지 시간을 벌려는 목적으로 보였으며, 6자회담에서는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회담에 임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북한은 김일성ㆍ김정일 부자 2대에 걸친 숙원사업이었던 핵 개발에 성공하여 체제 및 정권 수호 수단을 확보함은 물론 남북한 군사력 균형을 깨고 일거에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또한 핵보유국으로서의 국제적 지위를 획득하면서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 주한미군철수를 노릴 수도 있게 되었기 때문에 핵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북한이 『노동신문』12월 1일자 6면에 실은 4개의 논설에서 핵무장을 포기한 리비아, 사찰을 수용한 이라크, 사회주의를 포기한 동유럽 등을 예로 들면서 “제국주의자들이 내흔드는 사탕발림 ‘원조’ 미끼에 홀리면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고 한 것은 미국이 제시한 ‘핵 폐기 조건부 경제지원’에 대한 북한의 기본 관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대 북한 석유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적극 이행하고 미국이 한국과 협조하여 대북 압력을 강력하게 행할 경우 북한은 체제 유지를 보장받고 앞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하여 주한미군철수와 같은 추가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2005년 9월 19일 제4차 6자회담에서의 공동성명을 보다 구체화한 합의에 응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북한이 우리를 향하여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는 미국의 보복공격으로 인한 파멸을 우려하여 북한으로서는 마지막 선택이 될 것이다.
미국 이외에 북한을 움직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국가인 중국은 북한 핵문제로 고비가 있을 때마다 미ㆍ북한 간 회담을 주선하였다.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는 강대국으로서의 체면에 손상을 입고 나아가 북한의 핵 보유로 인하여 ‘동북아시아에서의 핵 독점 희석’이라는 국제정치적 손실을 입었고 북한 핵이 주변지역의 안정을 해칠 가능성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이 중국과 전략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미일동맹에 저항하는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절실하게 북한 핵 제거를 추구하는 입장이 아니다. 중국은 북한체제의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대북제재의 이행에는 적극 동참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북한 핵 폐기에 제한적으로 협력하여 국제 핵외교 무대에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후진타오(胡錦濤)주석이 2003년부터 추구하는 외교전략인 화해세계 (和諧世界), 즉 ‘국가 간 갈등과 분쟁을 최소화하는 조화로운 세계 건설’에 부합하나, 대북 및 대미 영향력 제고 차원에서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어서 우리가 기대하는 바와 같은 대북한 석유공급 중단과 같은 제재 조치에는 호응하지 않을 것이다.
6자회담을 통하여 북한 핵문제가 타결되고 북한 체제가 개혁ㆍ개방을 하거나, 북한체제가 붕괴되고 지도부가 교체되는 것과 같은 돌발 사태로 인하여 북한 핵문제가 항구적으로 해결될 가능성도 예상되나 그것은 우리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따라서 앞에서 설명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국, 중국, 북한의 태도를 종합해보면 앞에서 언급한 7가지의 시나리오들 중 실현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1) 북한이 체제를 보장 받는 조건부로 핵을 포기하는 경우, (2) 6자회담이 수 년 간 진전 없이 진행되는 과정에 북한이 핵무기 제조를 위한 플루토늄 재고를 계속 증가해 가는 경우, (3) 북한이 핵을 북한 밖으로 이전만 하지 않으면 파키스탄 식으로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경우, (4) 군사적 긴장 고조ㆍ대결로 인한 물리적 충돌 경우 등이다.
중재자로 계속 남느냐 또는 직접 당사자가 될 것인가?
네 가지 경우 모두 한국이 감내하기가 어렵게 보인다. 첫 번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만 한다면 수령 독재와 인권부재의 북한 체제를 보장하여 북한 주민이 굶어 죽든 수용소에서 처형을 당하든 상관하지 않고 북한을 지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두 번째와 세 번째 경우는 궁극적으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서의 입지가 강화되는 것이며, 네 번째의 경우는 전쟁에 돌입하는 것이다.
성공적으로 핵실험을 한 북한은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위를 위한 핵무기 개발과 핵무기 이전 자제를 내세우면서 앞으로 ‘핵보유 기정사실화’와 ‘협상지위 격상’에 맞추어 행동할 것이다.
미국이 그동안 폐연료봉 재처리 금지, 핵실험 금지, 이번에는 제3국 이전 금지 등 수 차례 금지선(Red Line)을 후퇴시켜 왔기 때문에 북한은 테러국가에 핵을 이전할 경우 파멸적 보복을 가하겠다는 미국의 경고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우리는 (1)북한 핵 포기와 체제 보장을 교환하거나, (2)북한의 핵 보유 인정 내지 물리적 충돌에 모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6자회담에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의 국제공조를 강화하여 북한이 핵 폐기에 응해 나오도록 하는 한편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크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처음부터 핵무기를 사용할 마음을 갖지 못하도록 전쟁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
전쟁억지력의 강화는 장기간 복잡한 과정을 거칠 6자회담의 진행을 뒷받침하고 동 회담의 결과가 여의치 않을 경우 대비를 위하여도 유효하다. 전쟁억지력을 강화하려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군사력의 보유, 상대방이 도전하면 싸우겠다는 의지와 이러한 힘과 의지가 있음을 상대방이 믿도록 정확히 나의 능력과 의지를 알려주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전쟁억지력은 상대방과 똑같은 무기를 구비하여 공격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조약에 가입한 우리나라로서는 기존의 법 틀을 이탈하여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기가 어렵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힘이 부족한 측은 이웃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로서는 그동안 ‘자주와 동맹’ 논쟁으로 악화되어온 전통 혈맹국가인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하여 유사 시 미국의 자동개입과 핵우산을 재확인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한국군에 의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는 최소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유보되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로 생사와 존망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가 “북한이 핵을 보유하여도 남북한 간의 군사균형이 깨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유사 시 미국이 69만 명의 병력, 5개 항공모함전단과 160척의 함정, 2,500대의 항공기를 자동 지원하게 되어 있는 실리를 버리는 것은 온전한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조기경보기를 도입하여 북한군의 동태를 파악하고 보복용 미사일, 은밀성이 뛰어난 잠수함과 지하 관통탄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데, 이러한 능력은 유사 시 선제공격으로 북한의 핵 관련 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말로는 북한 핵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하면서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북한 핵 무장을 도운 대북포용정책을 계속 추진할 경우 북한은 우리의 북한 핵 불 용납 의지를 얕보게 될 것이다. 북한은 남한이 북한 핵의 인질이 되었으면서도 계속 북한을 지원할 경우 ‘굴복’으로 간주할 것이므로 지금의 대북포용정책은 전면 검토되어져야 한다.
천재지변으로 북한 동포가 고통을 당할 경우에는 동포애를 발휘하여 인도적 지원을 하여야 하나,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지원과 교류ㆍ협력은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중단하여야 한다.
우리의 전쟁억지능력과 의지의 표현은 일반 국민들을 통하여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주체는 국민을 대표하여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는 정부이다. 한국 정부는 직접피해당사자인데도 미국과 북한의 중간에 서서 회담을 중재하고 촉진한다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다가 최근 중국 중재 하에 진행된 미ㆍ북한 간 대화에도 끼지도 못한 채 그들로부터 귀동냥을 하는 처지로 전락하였다.
우리의 어깨너머로 북한 핵 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북한 핵 위기 문제를 남의 나라의 선의(善意)에 맡길 것이 아니라 남북한 간의 대화에서는 물론 6자회담에서도 북한 핵 문제의 직접적이며 핵심 당사자답게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민을 안심시켜 줄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여ㆍ야 지도자들은 죽음을 무릅쓰는 각오를 하면 살 길이 열린다는 결의로 국민들이 일치단결, 단합하도록 언행을 바로 할 것을 촉구한다.
북한 核 시나리오와 우리의 대책
- 宋鍾奐(송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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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30, 10: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