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委, 『이수근은 간첩이 아님』

이대용, 조갑제씨 등 우파 인사들이 문제제기.
대한민국 귀순 후 환영을 받고 있던 이수근씨
정부 산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委)가 소위 「위장간첩 이수근 사건」에 대해 『이수근은 위장간첩이 아니었다』고 12월19일 최종 판단했다.

이수근은 67년 판문점을 통해 북한을 탈출한 전직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으로서, 귀순 후 한국의 열렬한 환영 속에서 대국민 반공강연 활동 등을 해 온 인물이다. 그러나 이수근은 69년 초 한국을 다시 탈출해 베트남에 들어갔다 체포됐고, 그해 7월 『위장간첩』이라는 지탄 속에서 사형에 처해졌다.

이수근이 실제 위장간첩이었는지는 논란이 있어왔다. 이대용 前주월공사·조갑제 前월간조선 사장 등 우파인사들은 『이수근이 위장간첩이 아니었다』고 주장해 왔다.

과거사委의 19일 결정은 우파인사들의 이 같은 문제 제기를 국가 차원에서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사委는 결정을 통해 『이수근이 귀순 후 중앙정보부의 지나친 감시 및 재북 가족의 안위에 대한 염려 등으로 한국을 출국하자, 중앙정보부가 당혹한 나머지 이수근을 위장간첩으로 조작, 처형하여 귀순자의 생명권이 박탈된 非인도적·反민주적 인권유린 사건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또 『국가는 수사과정에서 불법감금 등에 의존한 무리한 기소 등에 대해 피해자들과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이루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가는 확정판결에 대해 피해자들과 유가족의 피해를 구제하고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再審)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이수근 사건을 기사화했던 조갑제 前 월간조선 대표는 『이수근 사건의 진실규명은 우파인사들이 단서를 열어줬다는 점에서, 애국세력이 과거 정권의 잘못까지 편드는 것이 아님을 입증해 준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한 뒤 『그러나 과거사委는 과거 좌익세력에 의한 민간인희생도 규명해야 올바른 진실규명을 하는 기구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사委가 대한민국이 북한으로부터 체제를 지키는 과정에서 저질러진 잘못만 부각시키는 것은 공평성이 없고, 설득력도 없다』며 『국가로부터 보상받지 못한 6·25 당시 좌익세력에 의한 수십만 被학살양민, 15만 명의 납북자 등에 대한 진실규명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근 사건을 지시한 김형욱 등 특정개인의 잘못을 들어 정권 전체를 부정하는 논리적 비약을 해서는 안 된다』며 『진실(眞實)은 사실(事實)이 모여 보여주는 총체적 모습인 만큼, 공평성을 결여한 사실(事實)규명은 결코 진실(眞實)규명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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