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오만하고 한심한 用語

'창의시정 원년'이 도대체 무슨 뜻인가? 오세훈씨 이전의 市長들은 몽땅 베끼기 행정만 했단 말인가?
오늘 서울시청 앞을 지나가다가 건물 앞면에 걸려 있는 '창의시정 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걸게 표시물을 보게 되었다. '창의시정 원년'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는 사람은 漢字를 읽을 줄 아는 이다. 한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창의시정 원년'은 뜻이 전달되지 않는 소리이고 암호일 뿐이다. '創意市政 元年'으로 써야 했다. '그러면 한자를 읽지 못하는 젊은이들은 어떻게 하나'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사전을 찾아 배우면 된다. '창의시정'으로 표기해도 모르는 사람에겐 '創意市政'이라고 써서 사전을 찾을 수 있도록, 그리하여 배울 수 있는 길이라도 열어주는 것이 좋지 않은가?

이런 무식한 反論도 나올 것이다. 왜 외국글자인 漢字를 써야 하느냐고?
'한자가 외국글자라고? 그렇다면 당신의 부친은 한자 이름을 쓰는데 외국인인가? 20세기까지 역대 한반도 국가의 모든 공문서는 한자로 쓰였다. 그렇다면 신라, 고려, 조선사람들은 외국인이었단 말인가? 한자는 국어의 중요한 일부이다. 일본사람들도 한자를 쓰는데 그렇다면 일본인은 民族語가 없고 중국에서 만든 외국어를 쓰는 사람들인가? 國語는 70%의 漢字語와 30%의 한글어로 구성되어 있다. 한자어를 한글로 표기하면 한자를 모르는 이들에겐 암호가 된다. 70%의 단어를 암호로 만들어 놓는 언어생활은 국어의 파괴이다. 언어는 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언어파괴는 정신과 문화에 금을 내는 짓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미쳐 돌아가는 구석이 있는 것은 民族魂을 담는 그릇에 금이 가서 정신이 새기 때문이다. 韓國語를 지켜내는 것이 대한민국과 民族文化를 지켜내는 일이다.'

한국 사람들은 元年이란 말을 너무 헤프게 쓴다. 元年이란 임금이 즉위한 해, 나라를 세운 해, 年號를 정한 첫해, 어떤 일이 처음 시작되는 해를 가리킨다. 오세훈 시장은 創意市政이 시작되는 첫해라는 뜻으로 그런 말을 쓴 듯하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吳 시장 앞의 서울시장들이 한 행정은 創意市政이 아니고 몽땅 베끼기 행정이었단 말인가? 예컨대 李明博 시장은 創意市政을 해본 적이 없는 시장인가? 청계천 복원공사는 創意市政의 작품이 아닌가? 李 시장의 걸작품인 대중교통체계 개혁은 創意市政이 아닌가? 모방市政인가?

자기를 너무 높이려고 하면 필연적으로 자기부정과 함께 남을 깎아내리게 된다. 고귀함보다 더 귀중한 것은 겸손함이라고 한다. 공무원은 특히 겸손하고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