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드 커크 기자. ⓒdonaldkirk.com
크리스마스 연휴에 앞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려던 6자 회담이 실패로 끝나자 참가국들은 전체회의를 갖고 다음 회의를 가장 빠른 기회에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회담을 휴회했다. 이와 관련 남한의 송민순 외통부 장관은 “6자회담은 단점보다 장점을 더 많이 갖고 있으며, 참가국 중 어느 누구도 이 틀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일, 사담 후세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악인”
사담 후세인과 김정일 사이에서 누가 더 많은 악행을 저질렀는가를 비교해보면 단연 김정일이 앞선다. 김정일은 그동안 자신의 정적들을 줄기차게 처형해 왔으며, 30만 명에 달하는 북한 주민들을 수용소에 가뒀고 경제를 빈사상태에 빠트렸다. 김정일 정권은 신년사를 통해 핵 보유의 당위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으며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비해 ‘난공불락의 요새’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영향권에 편입되어 있는 북한의 군사력은 중동 국가와는 달리 유사시 미국의 공격에 대한 강한 내성을 갖고 있다. 오히려 더 큰 위협은 북한의 공격 가능성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남한은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능력을 전면 재평가하는 한편, 북한의 위협도 기존 ‘직접적 위협’에서 ‘심각한 위협으로 표현했다.
국방백서는 북한이 지난 3년 동안 30여 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추가로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5∼6개의 핵무기를 제조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국방백서는 북한군이 재래식 무기를 그동안 꾸준히 증강시켜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비무장지대(DMZ) 근방의 군부대들을 재배치 시켜왔다고 밝혔다.
“한국군, 군 복무 단축·부패·사기저하에 시달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200여문에 달하는 포(artillery)문을 서울을 겨냥해 사정권에 두고 있으며, 유사시 DMZ 남쪽 50~70킬로미터까지 포탄을 날려 보낼 수 있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미군 장성들은 남한의 병력이 65만 명에 달하고 미군의 발달된 무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사시 북한군의 공격을 쉽게 저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북한은 모든 것이 군(軍) 중심으로 운영되는 국가다. 이는 중국과 남한으로부터 원조 받는 식량배급에서 그대로 적용된다. 단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과거 소련으로부터의 대량 원조가 사라져 배급량이 줄어들었다는 것 정도이다.
남한이 군사장비 분야에서 북한을 앞지른다고 하지만 남한 군대가 처해 있는 ‘사기저하’와 ‘부패’ 정도를 볼 때 이는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군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고 상당수의 젊은이들을 대체 복무로 전환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은 서울의 유서 깊은 미군 기지를 포함해 대다수 병력을 평택으로 후방·재배치하려 하고 있다.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이 재임시절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된 이 계획은 현재 평택 농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발목이 묶여 있는 상태다.
“핵 문제와 더불어 북한의 ‘생화학무기’큰 문제”
의심할 여지없이 북한은 대량파괴무기와 인권유린에 있어 이라크의 그것과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라크는 공격 가능한 핵무기를 보유한 적이 없는 반면 북한은 이미 지난 94년 제네바 협정 체결당시 영변에서 최소한 2기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을 추출한 상태였다. 북한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제네바 협정을 위반한지 8년이 지난 지금까지 더 많은 핵 물질을 보유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북한의 자체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 후세인인 쿠르드족에게 사용했던 것을 능가하는 양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필자는 90년대 후반부터 91년 초까지 이라크의 바그다드에 머문 적이 있다. 당시 이라크는 전쟁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점과 음식점들이 문을 열고 영업 중이었으며, 택시를 잡아타면 어느 곳이던 갈 수 있었다.
어느 누구도 감히 후세인을 대놓고 비난하지는 못했지만 역시 바그다드는 유서 깊은 상업도시로서의 면모와 함께 문화 중심지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2004년 다시금 이라크를 방문했을 때는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영업 중인 상점이나 음식점들도 찾기가 쉽지 않았으며, 차를 타고 어디 한 곳 편하게 갈 수도 없었다.
“김정일, 핵 보유 통해 정권 안전 보장 받아”
거리는 폭탄테러와 전투가 난무했으며 도시 전체가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사담의 독재에 대한 공포, 그리고 그 이후 발생한 미군의 공격과 내전이 온통 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었다. 한편, 필자는 지난 90년 초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거리는 온통 텅텅 비어 있었으며 상점의 진열대에는 아무런 물건도 놓여 있지 않았다.
북한의 이 같은 모습은 텔레비전, 컴퓨터, 냉장고를 비롯해 다양한 집기들을 볼 수 있었던 예전의 바그다드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미군과 이라크 반란 세력과의 전투, 그리고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에서 발생된 것과 비슷한 공포가 이미 탈북자들을 엄습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수많은 탈북자들이 북한 수용소에서 주민들이 공개처형과 배고픔 그리고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음을 증언했다.
김정일의 경우 후세인과 달리 엄청난 위험성과 함께 유사시 대량살상이 가능한 ‘공포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권의 안전을 보장 받을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김정일이 중동의 독재자와 다른 길을 걷게 되거나, 아니면 4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원제] The great dictator, alive and well
[필자] 도날드 커크(Donald Kirk), 전 인터네셔널헤럴드트리뷴(IHT) 기자, 군사전문가
[출처] 홍콩 아시아 타임스(Asia Times) 01/02
번역·정리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기사출처: 프리존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