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北核·大選 겹쳐 혼란 가중될 것
지난해 북한 핵실험에 따른 군사적 위기와 12월 대통령선거로 인해 2007년 한반도 정세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만나 새해 국내정치 전망과 북핵문제,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박 전 의장은 “남북 간 우려스러운 상황에 대선이라는 선거전쟁이 겹쳐지니 2007년 한 해는 대단히 시끄럽고 무엇이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문제와 관련, “이제 북한은 망하는 길로 접어들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빠르게 급변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북핵문제는 국제적 공조체제 속에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北 붕괴, 예상보다 훨씬 빠를 수도
韓美동맹 최악, 결별 수준만 남아
安保 배제한 ‘통일지상주의’는 위험
- 현재 국내 정치 상황을 평가한다면
노무현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이 사회가 계속 요동치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정국이다. 지도자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은 미래지향적이기보다는 과거지향적이다. 정부의 많은 위원회들이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재단하고 있다. 또 좌우 갈등에서부터 세대간, 소득자간 갈등까지 보이지 않는 갈등까지 만들어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 이것은 지도자의 죄악으로 기억될 것이다.
시장경제의 원칙을 준수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은 절대적인 국익이다. 노정부는 국제질서에 소속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고립되는 외교를 펴고 있다. 사실상 한미동맹은 최악의 상황에 와 있다. 어떻게 결별하느냐의 방법만 남아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 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대북정책은 원칙이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자유민주주의를 전제로 하는 통일’이라는 원칙이 없어졌다. 대신 나온 것이 통일지상주의다. 특히 안보를 배제시키는 통일정책은 엄청나게 위험하다. 정부의 잘못된 대북포용정책으로 인해서 우리 국민은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속시킨다면 우리 사회는 구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것이다. 빨리 이와 같은 상황을 정리해야 하는데, 정리는 국민들만이 할 수 있다.
- 6자회담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 정권은 북핵문제의 해법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체제유지를 보장받도록 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북핵문제는 국제적 공조체제 속에 들어가서 그들과 원칙을 같이하면서 풀어야지, 국제적 공조체제에서 벗어나서 우리 마음대로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남과 북은 ‘핵을 가지지 않은 자’와 ‘핵을 가진 자’다. 이제는 군사적 균형이 깨졌다. 핵이 있어도 군사적 균형은 안 깨진다고 하는 말은 새파란 거짓말이다.
그동안 한국의 안보는 한미동맹 체제 아래서 유지돼왔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국방을 하겠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한미간 철저한 동맹관계가 전제돼야 한다. 북한의 위협이 미국에 대한 위협이요 한국에 대한 위협이라는 공통된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한미간 신뢰가 깨졌다. 6자회담은 북한의 요구사항만 높였을 뿐, 핵탄두를 완성하기까지 북한에 시간벌기를 준 것에 불과하다. (6자회담이 실패로 돌아가면)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이 언제 군사력을 동원할지 모르고 국제사회는 한국에 대해서 봉쇄작전에 참여하라는 압력이 올 것이다. 정부가 인도적 지원이라면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계속하겠다고 한다면 2007년에는 국제적으로 우리의 목소리가 통하지 않고 고립이 심화되는, 대북문제에 관해서 상당히 어려운 위치에 봉착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 김정일정권 붕괴 등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날 전망은
북한은 정치범수용소에 수십만 명이 수용돼 있는 나라, 정권교체는 고사하고 정치적 자유도 없고 세습이 이루어지는 나라, 마약, 위조화폐 등 범죄를 제 맘대로 저지르는 나라다. 어떤 의미에서도 북한이라는 나라는 실패한 국가다. 그 나라가 지금 인류 최악의 무기인 핵무기를 개발했다. 전세계가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은 북한의 레짐체인지(Regime Change)를 하는 것이고 북한의 급변사태를 예견하는 전세계 전문가들이 꽤 있다. 이제 북한은 망하는 길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급변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급변사태라는 용어를 절대 쓰지 말라는 것이 현 정부의 방침이다. 김정일의 비위를 거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통일문제가 급변사태를 맞을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지금 내부의 준비도 없고, 결정적 역할을 해야 할 미국과도 거리를 두고, 균형자 역할을 스스로 하겠다는 허무맹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어쩌면 통일될지도 모르는 중요한 계기를 지금 스스로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진단할 수밖에 없다.
2차대전을 전후로 얄타회담이나 모스크바회담에서 우리 민족과는 관계없이 한반도가 분단된 것처럼, 우리가 ‘우리민족끼리’니 ‘민족공조’니 떠들고 노래 부르는 동안 어디선가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한반도에 상당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중국과 미국이 빅딜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양국이 대화하고 있다는 증거도 나오고 있다. 핵만 제거하고 남북한은 그대로 존재하는 식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런 사태가 지금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가장 위험한 상황이다.
- 국민들 간에는 북한 붕괴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대통령의 “그러면 전쟁하자는 말이냐”는 말도 이 같은 심리에 기댄 것으로 보는데
김정일정권이 붕괴하는 것은 우리에게 부담스럽고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누가 북한의 붕괴를 원해서가 아니라 북한의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이 붕괴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북한이 개방을 거부하고 핵을 가지고 끝까지 협박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상황이다.
‘북한붕괴는 곧 우리의 재앙이다. 그러니 붕괴를 안하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는 논리가 있지 않은가. 그건 논리가 아니다. 적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따로 있다. 북한이 핵을 고집하는 이상 우리가 몇 푼 더 준다고 무슨 의미가 있나. 국제사회가 북핵에 반대하고 NPT체제가 무너지는 것을 막고 있는데. 걸핏하면 ‘전쟁하자는 말이냐’고 하는데 진정 우리가 평화를 원한다면 힘을 강하게 하고 싸우겠다는 의지를 다질 때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원론적인 이야기다.
- 2007년 대선정국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남북 간 우려스러운 상황에 대선이라는 선거전쟁이 겹쳐지니 2007년 한 해는 대단히 시끄럽고 무엇이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 될 것이다. 대통령이 이제 하산하는 기분으로 혼란을 안정시키고 마무리해 줬으면 도움이 될 텐데 대통령이 지금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전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고 오히려 재집권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벌일 수 있다고 본다.
좌파성향의 정권이 집권하면 정권을 쉽게 내놓지 않는다. 어떤 선전과 술책이 있을지 모르고 이런 선거 전의 불안정한 정국이 걱정스럽다.
정치는 예측이 가능해야 하는데 우리 나라는 정당이 새로 생길지 존재할지도 예측을 못하고 있다. 국민들이 누구를 평가하고 비교해 볼 만한 상황이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조작된 정당, 조작된 후보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적어도 국가안보문제, 원칙 있는 대북통일정책, 한미관계에 대해서 누가 명확한 철학과 정책을 갖고 있느냐 이것을 기준으로 삼고 싶다. 실체도 없고 내용도 없는 개혁이니, 혁신이니 하는 구호에 속아서는 안 된다.
- 대선 전 남북정상회담과 평화선언에 관한 이야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조건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라도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6·15선언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우리 정부라면 공동선언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김정일이 내려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첫째 국제적 분위기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남한 대통령이 김정일을 만나서 북핵문제를 해결할만한 근거가 있거나 회담 성과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알고 있고, 북한이 핵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다 알고 있는 와중에 김정일을 만나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오히려 국제적 제재를 방해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통령 선거를 1년 내지 6개월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한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용서받기 어려울 것이다. 임기 몇 개월을 앞두고 새삼스럽게 남북정상간 만나는 자체도 이제 정치쇼 외에 아무 의미도 없다. 다만 김정일정권이 노무현정권의 정권 계승을 위해서 무엇을 도와줄 것이냐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는지 모른다. 어쩌면 두 사람은 서로 현재의 위치를 걱정하는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9·19 6자회담 공동선언문에 남북평화체제를 별도로 논의한다는 항목이 있다. 이 정부는 어떻게든지 남북간 평화체제를 합의해 내서 대선에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에 이용할 목적으로 한다는 사실을 국민이 알고 있는 이상 그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현 정치권에 조언한다면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서 대선을 네 번 치렀다. 그 동안 ‘대세론’이 세 번 실패하고 한 번 성공했다. 다시 말하면 현재 어느 한 정당이 지지를 받는다는 대세론에 젖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는 보수정당일 수 밖에 없는 한나라당이 보수라는 이념적 정체성을 국민에게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 표도 잡고 진보 표도 잡겠다는 욕심 때문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적당한 선으로 유지하려 하면 결국은 이길 수 없을 것이다.
박관용 …
1938년 부산에서 태어나 동래고, 동아대를 거쳐 한양대대학원, 서울대대학원에서 법학, 행정학을 전공했다.
17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직한 2년을 빼고는 36년의 정치인생을 의회에서 보냈다. 지역구인 동래에서 여섯 번을 당선했으며, 한나라당 총재권한대행을 거쳐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은 최초의 국회의장이란 기록을 남겼다. 1985년 시작된 남북국회회담 대표와 IPU 평양총회 대표, 국회통일정책위원장을 역임한 통일문제와 북한문제 전문가다.
현재 동아대학교 석좌교수로 있으며, 전직 장·차관들의 국정봉사단체인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다시 탄핵이 와도 나는 의사봉을 잡겠다’, ‘통일은 산사태처럼 온다’ 등이 있다.
정리·사진/ 김정은 기자 hyciel@
"정상회담 절대로 성공 못한다"
-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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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05, 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