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07-01-08 03:40]
이용훈(李容勳·사진)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2000~2005년)에 현직 판사 10여명에게 전별금이나 식대 명목으로 현금을 준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법조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조관행(趙寬行) 전 고법부장 판사는 검찰이 계좌추적에 나선 지난해 6월 중순,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에 “검찰이 내 계좌를 추적하면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에 전별금 100만원을 준 사실이 탄로 나니 수사를 중단시켜 달라”고 통보했다. 조씨는 그 무렵 검찰 수사팀에도 “내 계좌를 까면 대법원장 이름이 나온다”며, 수사중단을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법원장은 김종훈(金宗勳) 비서실장을 통해 이 같은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조관행이 고법부장 승진 때 (변호사) 사무실로 인사를 왔고, 30만원을 현금으로 주었을 것”이라며 “그렇게 30만원씩 돈을 준 판사가 열 명쯤 된다”고 대답했다. 조씨는 2005년 2월 고법부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조씨의 진술로는 돈을 받은 장소가 (이 대법원장의) 변호사 사무실이 아니라 조씨의 판사실이며, 액수도 100만원 또는 300만원”이라며 “구체적인 내역은 조사를 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의정부(97년)와 대전(98년) 법조비리 사건 때에는 대가성 없는 떡값이나 전별금을 받은 판·검사들의 경우 100만원 이상은 사표를 받았고, 10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인사조치나 징계를 했다. 그 직후인 98년 6월 개정된 법관윤리강령은 법관들의 전별금 수수 관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상당수 법조인들은 “판사들의 금품수수가 사실이라면 수사해서 현직 법관들을 중징계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간부 2~3명은 조씨에 대한 검찰수사 착수 직후인 작년 6월 20일쯤 검찰 간부 3~4명에게 연락, 수사 무마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4~5명의 검찰 간부들은 “그 무렵 ‘조씨와 현직 법관을 대상으로 한 수사를 중단하고 관련 자료를 대법원에 넘기면 감찰 조사를 통해 조치하겠다’는 법원 간부들의 요청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대법원은 조씨 수사 직후인 작년 7월 10일 종전에 구속영장만 보고하던 ‘대법원 예규 1084호’(중요사건 접수 및 종국보고)를 개정, 압수수색 영장도 접수 보고를 하도록 바꿨고, 검찰은 수사를 계속해 8월 9일 조씨를 구속했다.
[이항수기자 hangsu@chosun.com]
李대법원장 변호사때 판사10여명에 돈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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