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逆주행의 좌초

야4당 改憲오찬 불참, 거부감 사상 최고치 갱신, 민심외면 레임덕 가속.
민심 외면한 노대통령 ‘역주행’… 하루 만에 좌초
與, 회의론으로 급선회… 野도 일제히 “반대”
“盧대통령, 국민 설득할 힘 잃어버려 주도권 쥐려하면 레임덕 심화될 것”

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0일 4년 연임제 개헌안 발의(發議)를 강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오히려 “(이 개헌에) 반대하는 쪽이 오히려 정략적”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노 대통령은 60%가 넘는 국민을 ‘정략적’이라고 비난하면서, 민심과는 반대로 나가는 상황을 맞는다. 9일 오후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이 ‘지금 시점에 개헌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론과 야당의 반대에 직면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10일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전날 개헌 제안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던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도 반대로 돌아서고 11일 개헌 설명을 위한 청와대 오찬에도 불참키로 결정했다. 사실상 모든 야당이 반대의 깃발을 든 것이다.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이 민심의 역풍(逆風)을 맞아 하루 만에 좌초하는 양상이다.

①여당 하루 만에 회의론으로 선회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이날 “여야가 손잡고 신속하고 조용하게 개헌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개헌과는 별개로 신당 창당은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 내에선 싸늘한 민심을 보고 개헌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히 번졌다. 신당파인 양형일 의원은 이날 강봉균·변재일·우윤근 의원 등과 모임을 가진 뒤, “차기 정권에서 추진하자는 여론이 많다.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여당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동력이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의장과 가까운 전병헌 의원은 “한나라당 등이 반대하면 개헌 추진이 힘들기 때문에 정국 이슈로 끌고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과 가까운 문학진 의원도 “개헌 제기 타이밍에 문제가 있어 추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여당에서도 자꾸 대응하지 말고 무시하자는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천 의원은 “이제 깜짝쇼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일로 다시 입증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상민 의원은 이날 개인 성명에서 “노 대통령의 주장은 ‘시험성적 나쁜 학생이 필기구 탓하는 억지’나 같다”며 개헌 추진에 반대했다.

②“노 대통령이 하면 무조건 싫다”

여야는 이번에 개헌 제안이 하루 만에 힘을 잃는 것을 보고 “노 대통령이 더 이상 국민을 설득할 힘을 잃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노 대통령이란 ‘메신저’에 대한 거부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김광웅 서울대 교수는 “사실은 개헌을 해야 하는데, 발의자가 누구냐를 보고 싹 무시하는 딱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는 ‘양치기소년’처럼 됐다”고 말했다.

정진영 경희대 교수도 “노 대통령이 그동안 워낙 정치적인 술수를 많이 쓰다 보니 국민들도 수를 읽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임기 첫해에 “재신임 받겠다”고 하자, 이를 수용할 뜻을 비쳤다가 다음해 총선 때까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선거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이 2005년 대연정 제안 때부터 노 대통령이 던지는 정치적 카드를 무시하는 것은 과거 실패에 따른 학습효과 덕분”이라고 말했다. 국민도 한나라당도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노 대통령의 ‘개헌 카드’가 더이상 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③레임덕 심화 불가피

이번 일로 노 대통령의 레임덕 상황도 급속히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은 임기 단축이나 중·대선거구 제기와 같은 새 이슈를 제기해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럴수록 ‘노 대통령에 대한 거부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장훈 중앙대 교수는 “노 대통령은 개헌 발의를 하면서 이 이슈를 계속 이어나가려 하겠지만 그 효과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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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4당 “청와대 개헌오찬 불참”
청와대 “개헌안, 여론 불리해도 발의”
신정록기자 jrshin@chosun.com
배성규기자 vegaa@chosun.com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야(野) 4당은 1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4년 연임제 개헌안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11일의 각 정당 대표·원내대표 초청 청와대 오찬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열린우리당마저 11일 청와대와 상의해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모임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로써 노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안은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일부의 지지만을 얻는 ‘외톨이 개헌 드라이브’로 전락함으로써 추진력이 급속히 약화돼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됐다. 또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야 4당의 오찬 불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 대통령 임기 내 개헌 불가 여론이 60~70% 선으로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11일 개헌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청와대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도 10일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이 계획대로 4년 연임제로의 개헌안을 발의(發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수석은 “(정치권의 반대, 불리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개헌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들도 “어떤 상황에서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해철(全海澈) 민정수석은 라디오에 출연, “물론 저희들도 국회통과가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진정성이 충분히 밝혀지고 알려지면 국회와 국민이 지지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임채정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한명숙 국무총리,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의 오찬에서 개헌 제안 취지를 설명했고, 11일 정당 대표들과도 만날 계획이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소속 국회의원 전체 명의의 결의문을 채택, 개헌 제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앞으로 개헌논의에 일절 응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탈당과 거국내각 구성을 개헌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어 불참을 통보했고, 민주노동당과 국민중심당도 “개헌 추진 시기나 방법이 부적절하다”며 노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 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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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잘못한다” 80%대 처음 넘어

홍영림기자 ylhong@chosun.com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9일 전국 성인 7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이 조사에서 노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 13.4%, ‘잘못하고 있다’ 80.1%, ‘보통이다’ 2.9%, ‘모름·무응답’ 3.6%였다. 지난해 12월 26~27일 갤럽조사와 비교할 때 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12.3%)와 부정평가(79.3%)가 모두 조금씩 높아졌다.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도 기록을 보면, 김영삼·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들은 재직 기간 동안 갤럽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80% 이상을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외환위기를 맞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정 평가 기록은 임기 말의 78.1%였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부정적 평가가 가장 높았던 것은 퇴임 직전 56.3%였다.

노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20대 75.7%, 30대 77.9%, 40대 81.1%, 50대 이상 83.9% 등으로 전 연령층에서 70~80%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가 73%로 가장 낮았고, 대구·경북이 87.8%로 가장 높았다.

한편 정당 지지도에서는 한나라당이 52.1%로 창당 이후 갤럽조사에서 최고치를 기록했고, 열린우리당 11.4%, 민주노동당 10.7%, 민주당 4.8%였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 총리가 참여해서 통합 신당을 만들었을 경우’에도 한나라당(53.9%) 지지도는 통합신당(18.4%)보다 3배 높았다.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 신당에 대한 예상 지지도는 지난해 11월 갤럽조사의 23.9%에 비해 5.5%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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