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전철에서 못된 할머니가

제대로 임자 만난 이야기




요즘 전철을 타면
간혹 매너가 형편없는
노인네 승객이나 잡상인 걸인 때문에
기분을 잡치는 경우를 본다.

오늘 오후 3호선 전철
별로 붐비지도 않는 시간대.

충무로역 쯤에서 한 할머니가 타자마자
경노석이 아닌 일반 좌석 쪽으로 가서
다들 비켜!! 나 좀 앉게!! 라고 외치자
여승(女僧)을 비롯한 승객 대여섯명이
우루루 일어나 자리를 피했다.

기고만장한 깡패 할머니
자리에 터억 하니 앉더니
양쪽 옆자리에다 보퉁이 한개씩을 놓고선
네 활개를 활짝 펴고 가면서
두어 자리가 남자 미안한지
선 여자승객들에게 여기 앉아!!
반말을 하며 억지로 앉혔다.

참으로 기도 안차는 행동을 지켜 보던
주변승객들은 어처구니가 없어
쓴 웃음을 짓다가 하하 ㅋㅋ웃고 말았다.

무안해진 깡패 할머니
그때부터 여성 남성 생식기 구멍 대가리를
구체적으로 들먹이면서 욕지꺼리를
마구 퍼붓기 시작했다.

어이 없는 승객들이
혹 봉변당할라 시선을 외면하는 가운데
문간에 서 있는 젊은이들을
속죄양인 양 노려 보면서...

여기 탄 사람들은 이상하다는 등
광분하여 따발총을 마구 쏘아대는 사이에
열차가 종로3가역에 닿았다.

승객들이 우루루 내리자
어느 청년이
전광석화 같이 발을 날려
깡패 할머니 안면에 냅다 꽂았다.

꽝!!
깡패 할머니 머리가 유리창에 부딪히고
청년은 잽싸게 인파 속으로 사라지고
기다렸다는 듯이 객차 문이 닫혔다.

조금 전 까지 혼자 날뛰던 할머니는
다행히 다친데가 없이 정신을 차리고선
그제서야 존대말을 쓰면서
자기가 별로 잘못한 게 없다는 듯이
내가 욕도 안했는데요....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일부 승객들은 아무리 그래도 노인인데
저럴 수가 있느냐며 두둔했지만
요즘 이런저런 일로 속상한 판에
전철을 타도 이모저모 시달리며
마음편히 못가는 대다수 시민들 입장에선
참으로 속이 시원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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