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은 개인성(individuality) 혹은 자기중심성(self-centeredness)을 가지도록 창조주가 만들어둔 것 같다. 인간에게 개인성 혹은 자기중심주의가 없다면, 아마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 자기중심성은 오늘날 크게 두 가지로 사회적으로 변형 전개되고 있다. 즉 건강한 개인주의와 병적인 이기주의이다. 그것은 로버트 벨라가 미국사회를 관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주제이다. 벨라는 ´개인주의(individualism)´와 이 개인주의가 병적으로 나타난 ´이기주의(egoism)´를 후기현대사회의 분석에 주제로 삼았다. 개인주의는 ´다양한 타자들에게 열린 자기중심주의´이고, 이기주의는 ´다양한 세계에 대해 닫힌 자기중심주의´라고 규정할 수 있다. 자기중심성이 대체로 건강하게 표현되는 개인주의와 자기중심성이 병적으로 표현되는 이기주의는 후기현대사회의 장담점으로 같은 개인성에 뿌리두고 있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정치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개인주의의 병적인 표출을 간과할 수가 없다. 오늘날 한국정치판에서 노빠, 박빠, 명빠 현상들은 모두 개인주의 혹은 이기주의의 집단적 표현이다. 박사모, 명사랑은 빠문화의 상징인 노사모의 짝퉁일 뿐이다. 빠돌이/빠순이의 맹신을 착취하는 원조는 역시 노무현의 노사모이다. 오늘날 의미있는 공동체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특정 연예적 우상(celebrity)이 좋아서 빠돌이/빠순이가 되어 추종하는 개인들의 결단은 아무도 말릴 수가 없다. 오늘날 연예인 문화(celebrity culture)에서 순간적으로 스타가 된 정치인, 종교가, 지식인, 과학자에 대한 맹목적 팬들이 탄생되는 것은 이미지시대의 추세이다. 황우석 박사에 미치고, 장경동 목사에 미치고, 노무현 변호사에 미치고, 김용옥 교수에 미치고, 박근혜 정치인에 미치는 현상을 누가 막겠는가?
공동체적 연대가 사라져서 모래알이 된 후기현대사회의 개인들에게 이미지만이라도 우상이 나타나서 열광적인 팬클럽이 형성되는 것은 후기현대사회의 종교적 현상이라고 사회학자 로버트 벨라는 분석했다. 공동체가 주는 의미를 상실한 개인들이 팬클럽이나 협회에 종교적 충성을 표출하는 것은 군집동물로서 인간의 한 군집본능의 표출일 수도 있다. 앞으로 이념과 종교가 사라지는 후기현대사회에서의 직능협회(association)나 동호인 클럽(club)은 현대사회에서의 정당이나 교회를 대체해나간다고 로버트 벨라는 후기현대적 미국사회를 분석하면서 주장했다. 오늘날 한국에서 ´빠돌이/빠순이´들이 형성하여 유행하는 ´빠문화´는 전통적 공동체가 사라진 후기현대사회의 개인주의가 생산한 저강도 개인숭배종교의 사회문화적 현상이다.
한국에서도 교회나 마을공동체에 연대감이 사라진 개인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클럽이나 협회에 종교적 충성을 보일 것이다. 사이버 카페의 동호인들이 같이 등산을 하고 모임을 가지는 것은 종교를 대체하는 개인주의적 공동체의 부각을 증거한다. 과거에 이념이나 종교 등 거대담론(grand narrative)이 사라지면서, 가벼운 취미, 성향, 기호에 따른 팬클럽이나 동호회는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한 추세를 가장 먼저 정치적으로 활용하여 성공한 사례가 바로 노무현의 노빠현상이다. 한나라당이 구태적 습성에 빠져 새로운 사회적 게임의 룰에 적응하지 못할 사이에, 김대중-노무현 좌파세력은 후기현대사회의 특성을 정치적으로 잘 활용하여 지난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가 있었다.
이제 한나라당도 후기현대사회의 특징인 팬클럽이나 ´빠문화´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빠문화 활용은 한나라당에 큰 해코지가 되고 병폐를 낳고 있다. 한나라당에 나타나는 박빠의 교조적 배타주의는 한나라당에 종파갈등과 같은 분열을 몰고올 것이다. ´나의 우상이 좋아서 나의 우상만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우상이 좋아서 남의 우상을 파괴해야 한다´는 유일신론적 배타주의가 지금 한나라당 박빠에 의해서 조성되고 있다. 후기현대사회의 건강한 개인주의는 나의 우상이 좋아서 남의 우상을 존중하는 다원주의적 포용적 개인주의(inclusive individualism)인데, 한나라당에 박빠들은 나의 우상 박근혜가 좋아서 다른 우상 이명박을 철저하게 파괴하려는 병든 이기주의(exclusive individualism)에 젖어있다.
정치적, 문화적, 지식적, 사회적 빠돌이/빠순이들은 잘못되면 건강한 개인주의가 아니라 병든 이기주의에 집착하는 종파주의적 배척현상을 보여주게 된다. 내가 좋아서 추종하고 숭배하는 연예인적 스타에 대하여 폐쇄적인 집착을 보이는 빠돌이/빠순이들은 마치 사교집단의 종파분자와 같은 극단적인 폐쇄성과 배타성을 사회적으로 연출하게 된다. 그래서 자기 개인이 좋아하는 우상을 위하여 다른 우상들을 타파해야 한다는 유일신교적, 교조주의적, 히스테리적 파벌성을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보여준다. 후기현대사회에서는 전통적 종교가 쇠퇴하지만, 변형된 종교의 병리현상은 여전히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 구체적인 병리현상의 사례가 바로 오늘날 ´명박을 이단으로 여기고,박근혜를 교주로 여기는 박빠들의 이기주의적 행태´다. 이념적으로 명박을 좌파의 대리인으로 몰아 죄악시하고, 박근혜를 우파의 상징으로 몰아 우상시하는 박빠들의 정신구조는 종교현상으로 분석해야 가장 정확한 설명이 된다. 박근혜는 도덕적으로 가장 깨끗하고 다른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은 도덕적으로 추악하다는 스트레오타입에 세뇌되어 이명박의 10년전 재판사건까지도 주야로 추적하는 도덕주의적 히스테리를 박근혜 측에서 자행하고 있는 것은 빠문화의 새로운 병리현상이다. 자신은 방탕하면서 다른이들에게는 한없는 도덕적 순결성을 강요하는 위선이 바로 ´이기주의적 빠문화´의 한 병리적 증상이다.
박근혜 빠돌이/빠순이들이 나의 우상인 박근혜는 절대무오의 순결한 성녀이고, 이명박은 모든 것이 부도덕하고 무능하고 무지하다는 스트레오타입을 가지고 있는 한, 한나라당은 공동체로서의 의미는 사라지는 것이다. 박근혜의 박빠들이 자신들의 우상인 ´박근혜 이외에는 다른 신을 거부한다´는 후기현대사회의 유사종교(quasi-religion)적 배타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의 분열을 쉽게 가능한 것이다. 이회창을 배반하여 천상천하유아독존식으로 뛰쳐나온 박근혜가 한나라당에서 다시 뛰쳐나가는 이기주의를 쉽게 감행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의 이기주의가 박빠들의 이기주의에 전이되면, 한나라당은 빠문화의 첫번째 희생양 세력이 될 것이다.
옆에서 모두 챙겨주는 포시라운 삶을 살아온 박근혜의 공주병과 박빠들의 종파주의가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분열을 가속화시키면, 한나라당은 박근혜를 우상으로 추종하는 보수세력에게 연대감과 소속감을 주는 공동체로서의 수명을 다할 것이다. 박근혜를 추종하는 박빠들이 전체 공동체를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자유과 권리를 누리는 후기현대사회의 다원주의적 개인주의(pluralistic individualism)를 즐기지 못하고 차별주의적 이기주의(discriminative egoism)를 끝까지 견지한다면, 박근혜 진영은 후기현대사회의 ´빠문화´를 보수세력과 애국세력을 파탄내는 데에 악용한 첫번때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빠문화로 집권에 성공한 좌파세력의 노무현과 빠문화로 집권을 파탄내는 박근혜의 각기 다른 정치행보가 참으로 선명하게 대조된다. 개인의 권리가 중시하는 빠돌이/빠순이들이 자신의 우상을 섬기는 것을 넘어서서 남의 우상을 파괴하려는 유혹에 빠지면, 후기현대사회는 종교의 형태를 갖지 않는 종교전쟁을 치를 것이다. 지금 박근혜의 빠돌이/빠순이들의 모임인 ´박사모´는 노빠가 가장 좋아할 이명박 죽이기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좌파세력에게는 축복이 되었던 빠문화가 보수세력에 재앙이 될 징조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의 빠순이/빠돌이 모임인 박사모는 이제 한나라당 안에 분열을 조장하는 암적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의 우파세력은 후기현대사회의 특징을 좌파세력보다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의 노빠모임인 ´노사모´는 좌파세력의 정권을 창출했지만, 박근혜의 박빠 모임인 ´박사모´는 우파세력의 정권창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권위도 충성도 합법도 아닌 감각과 적응이 미덕인 후기현대사회에서 보수세력은 동작이 느리고 판단이 흐리다. 후기현대사회에서 개인의 권리와 이익이 철저하게 보장되고 향유되는 박근혜의 빠돌이/빠순이 모임인 박사모가 건강하고 열린 다원주의적 개인주의정신으로 보수세력의 통합에 근원이 될지, 폐쇄적이고 교조적인 이기주의정신으로 보수세력의 분열에 원인이 될지는 좀더 두고볼 일이다. <올인코리아.net 편집인>
[조영환 칼럼니스트]http://www.allinkorea.net/
'빠문화' 좌파엔 축복↔우파엔 재앙?
- 조영환(올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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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21, 1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