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역전극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2002년 대선 정국에서 노무현 후보를 급부상시킨 결정적인 수단 중 하나는 인터넷이었다. 2002년 1월까지만 해도 민주당 경선 판세에서 이인제 의원에게 뒤지던 노 후보는 인터넷에서 그를 적극 지원한 ‘노사모’ 등 친노세력과 줄기차게 ‘반 한나라당’ 투쟁을 벌여 온 좌파성향 네티즌들의 여론몰이에 힘입어 여당 후보로 낙점되고, 결국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꺾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2002년 대선을 전후한 사회 상황을 살펴보면, 당시는 인터넷 문화가 막 자리잡기 시작하는 과정이었다. 9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PC게임 ‘스타크래프트’ 열풍과 리니지 등 각종 온라인게임들의 강세로 인해 초고속 인터넷이 대거 보급되기 시작했고, 이는 과거의 선거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여론몰이’ 수단을 제공했다. 그리고 친노진영과 좌파진영은 이 기회를 완벽하게 이용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보급이 사실상 완결되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게 된 지금,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좌파진영의 ‘반 한나라당’ 총공세가 예전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연일 보도되는 대선후보 및 정당지지도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된다.
최근 좌파 언론과 일부 네티즌들이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온 후보는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다. 손 전 지사에 대한 좌파진영의 ‘러브콜’이 시작된 올해 초부터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의 핵심 지지층인 우파진영을 ‘보수꼴통’으로 매도하는 듯한 공격적인 발언으로 일관해 왔고, 좌파진영은 이런 손 전 지사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친노 논객인 서영석씨는 얼마 전 ‘손학규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오면 그나마 한나라당이 승산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고, 공영방송들은 손 전 지사를 범여권 후보로 가정한 여론조사 결과를 여과 없이 보도하며 한나라당 소속인 그를 ‘여당 후보’로 각인시키려는 여론몰이를 시작한 조짐도 보인다.
그러나 좌파진영의 이같은 ‘손학규 띄우기’에도 불구하고, 손 전 지사는 한 자릿수 지지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설 연휴 직후인 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손 전 지사는 4.6%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1위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10배 가량 뒤졌다. (전국 1천명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문화일보와 사회여론연구소(KSOI)의 21일 여론조사에서도 손 전 지사는 3.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이 전국 700명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p)
이같은 차가운 여론은 한나라당 소장파인 원희룡 의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원 의원은 21일 문화일보-KSOI 조사에서 0.6%를 기록했고, 20일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도 0.1%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친여 언론은 원 의원을 ‘참신한 보수인사’로 포장하며 연일 부각시켰고, 극좌세력은 한나라당을 ‘수구꼴통’으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원 의원의 발언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 의원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지지도는 전무한 상황인 것이다.
친노세력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유빠’라는 신조어를 만든 유시민 복지부장관 또한 1% 미만의 지지도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유 장관은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저자로 젊은층에서 나름대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으며,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각종 토론회에 참가해 맹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그는 지난해 1월 복지부장관 취임 전까지 한나라당 및 우파진영과 항상 대립각을 세웠고, 장관 취임 당시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친노세력에 의해 ‘히든카드’로 분류되는 그의 지지율도 바닥에 가깝다.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의 20일 조사에서 유 장관의 지지도는 1%로 나타났고, 조선일보-한국갤럽의 19일 여론조사에서는 0.6%를 얻는 데 그쳤다.(전국 1천6명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매일경제-TNS의 20일 여론조사에서도 그의 지지도는 0.9%에 불과했다. (전국 1천명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유 장관의 지지도는 ‘유시민 띄우기’에 나선 ‘유빠’ 네티즌들을 머쓱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친노 논객인 서영석씨는 22일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기고한 칼럼에서 “사실 유시민의 온라인 위력은 무섭다. 나처럼 온라인에서 글을 쓰고, 온라인에서 하루 일을 마무리하는 사람일수록 그 위력을 실감한다. 온라인에서 대통령을 뽑는다면 나는 단연 유시민이 1위로 뽑힐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소한 온라인에서만큼은 이명박도 박근혜도 유시민을 당하지 못한다”며 유 장관이 온라인상에서 가지는 영향력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서영석씨의 논리는 자가당착에 가깝다. 서씨의 논리대로라면 ‘인터넷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진’ 유시민 장관이 이미 어느 정도는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했어야 한다. 그러나 0.6%, 0.9%, 1%라는 그의 지지도는 ‘유빠’들을 보유한 유 장관이 인터넷상에서 가진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국민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1% 미만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결국 서씨는 유시민 장관의 ‘경쟁력’을 과대평가하려던 애초 의도와는 달리 유 장관 지지자들의 ‘인터넷 여론몰이’가 2002년과 달리 국민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반면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연초부터 시작된 북한과 좌파진영의 ‘반 한나라당’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까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어, 공세에 나선 좌파진영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대선을 10개월 앞둔 시점에서 손학규-원희룡-유시민 세 사람이 친여세력의 압도적 지원사격에도 불구하고 부진하다는 사실은 범여권이 2002년의 노무현 후보나 정몽준 후보처럼 새로운 인물을 부각시킨 후 온라인 상의 여론몰이를 통한 역전극을 도모하더라도 2002년과 같은 파괴력을 가지기는 힘들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막판 역전극’을 통한 좌익정권 연장 가능성을 경계하는 우파진영에는 희망적인 징조이기도 하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좌파 '온라인 총공세', 파괴력 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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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22, 22: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