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늙는 것은 겸손하게 늙는 것"

'모든 세대는 자신들의 운명에 主權을 가진다". 젊은 세대에게 화가 나 있는 노년층은 자신의 모습도 돌아보면서 "겸손하게 늙어가는 법"도 배워야 한다.
미국 건국정신의 기초자로 불리는 토마스 제퍼슨은 민주주의에 관한 많은 명언을 남겼다. 그는 민주주의를 '독재자와 애국자의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비교하면서 우매한 국민들이 선택을 잘못해도 그들에게 부여된 참정권을 빼앗으면 안된다고 경고했다(그는 어리석은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박탈하는 대신에 교육을 주장했다). 인간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독립선언서에 '행복 추구권'까지 명문화했던 제퍼슨은 '모든 세대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主權(sovereignty)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은 한국의 젊은이들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 기성세대에게 주는 말처럼 들린다. 젊은이들에게 충고하고, 호소하고, 경고하는 것은 좋지만 내 생각을 강요한다든지 그들이 내 생각에 따라주지 않는다고 너무 화를 낼 필요는 없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애국운동을 한다는 한국의 60대, 70대, 80대 지도층의 행태를 보면 감투욕, 이기심, 분열주의에 물들어 '저들이 과연 좌익이나 젊은이들보다 도덕적으로 나은 점이 무엇인가'하는 절망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가 중심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식의 아집은 젊은이들을 노년층인 자신의 틀에 맞추어가도록 강요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젊은 세대와 대화하고 교육하는 일엔 무관심하고 무능하다. 노년층이 젊은이들과 대화할 때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고 가르치려 드는 것은 오히려 반발만 부를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면서 소신을 밝히고 '그러나 당신들이 살아갈 시대는 당신들이 主權을 갖고 있으므로 현명하게 생각하고 선택하라'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아내는 요사이 다섯 살짜리 외손녀와 100일을 막 지난 외손자를 키워주고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외손녀가 갖난아기인 외손자에게 자신의 할머니가 너무 신경을 써주니 샘을 내고 있다. 아내는 '너는 누나니까 참아야지'라는 식으로 외손녀를 설득하지 않는다.
'유치원에서 장애자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배웠잖니? 정석이(외손자)는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단다. 일어설 수도, 먹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으니 내가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니. 너도 정석이를 돕고 할머니를 도와주어야 해'
그러면서 외손녀가 착한 일을 할 때마다 칭찬을 퍼붓는다. 그런 칭찬과 설득이 먹히는지 요사이 외손녀는 동생을 돌봐주고 할머니와 함께 설겆이도 한다. 명령조보다는 이유 있는 설득이 먹힌 경우이다.

한국의 애국운동은 젊은이들에 대한 교육에서 실패했다. 이는 젊은이들의 문제라기보다는 나이 70을 넘겨서도 자신이나 자신의 조직 이름이 걸리는 행사라야 참여하는 지도세력의 문제이다. '곱게 늙어가는 것'은 '겸허하게 늙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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