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4.19 일주일 전에 下野 결심한 듯

1960년 4월12일 국무회의록: "대통령을 내놓고 다시 자리를 마련하는 이외는 도리가 없다고 보는데"
월간조선에 의하여 입수되어 공개된 제1공화국 국무회의록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주재한 마지막 회의록이 있다. 4.19 시위가 일어나기 일주일 전의 국무회의에서 李 대통령은 비로소 '부정선거 때문에 학생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 아닌가'라고 묻는다. 장관들은 정직하게 보고하지 않는다. 본질과는 거리가 먼 민주당과 공산당 조종설로 대통령을 위로하려고 한다. 오히려 李 대통령이 중대한 결심을 하고 있음을 내비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승만이 대통령을 내놓고 다시 자리를 마련하는 이외는 도리가 없다고 보는데 혹시 선거가 잘못되었다고 들은 일이 없는가?”
李 대통령은 또 '어린 아이들을 죽여서 물에 던져놓고 정당을 말하고 있을 수 없는 것이니...'라고 개탄한다. 이는 金朱烈군의 최루탄 맞은 屍身이 바다에서 떠오른 것을 가리킨다. 그는 또 '내가 그만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한다.

李 대통령은 국민들이 자신을 거부한다는 것을 안 순간 결단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중학생이던 기자의 기억으로는 시위대가 주장한 것은 '부정선거 다시 하라'였지 이승만 타도가 아니었다. 자유당 정권은 야당후보인 조병옥 박사가 선거기간중 사망하여 이승만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었는데도 부통령까지 먹겠다고 부정선거로써 이기붕을 당선시켰다가 국민들의 저항을 부른 것이다. 4월 중순부터 이승만 타도라는 구호가 나왔다. 이승만 대통령은 그 전에 그만둘 결심을 굳힌 것이다. 이런 사람을 독재자라고 부르는 것은 무리 아닌가? 물러나라는 요구가 없는데도 스스로 그만두기로 결심한 독재자는 역사상 한 사람도 없다.

====================================================


*1960년 4월12일 국무회의록

6. 시국안정에 관하여
○이승만 대통령 “정부가 잘못하는 것인지 민간에서 잘못하는 것인지 몰라도 아직도 그대로 싸우고 있으니 본래 선거가 잘못된 것인가” 하시는 하문
○홍진기 내무 (마산사건의 진상과 경찰의 대비조치를 보고하고) “사건의 배후는 다음과 같이 추측하고 있다”고 보고.
(1) 민주당이 他지방의 데모는 선동하고 있으나 금반 마산사건의 직접배후라는 확증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2) 6.25사변 당시 좌익분자가 노출 정리되지 않은 지역이니 만큼 공산계열의 책동 가능성이 많다고 보며 따라서 군경검의 합동수사반을 파견하여 두려고 한다.
○이승만 대통령 “학생들을 동원하였다고 하는데 사실 여하?” 하시는 하문.
○김정렬 국방 “학생들이 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최재유 문교 “배후에 공산당이 있어서 조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며 학교에서 이 같은 일을 단속하는 조례를 만들도록 추진 중”이라는 보고.
○이승만 대통령 “그것은 누가 하는 운동인가?” 하시는 하문에
○홍진기 내무 “민주당 신파가 극한투쟁이니 하며 하고 있는 일이라”는 보고.
○이승만 대통령 “그것이 정당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시는 하문에
○홍진기 내무 “소요가 거기에 있다고 본다”는 견해.
○이승만 대통령 “이번 선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다. 즉 선거가 없었으면 일이 잘 되어 갔으리라고 생각할 수가 있을 것인가?” 하시는 하문에
○김정렬 국방 “민주당의 극렬분자의 장난이지만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 있는 우리나라 실정으로는 완전한 FAIR PLAY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
○이승만 대통령 “나로서 말하기 부끄러운 말이지만 우리 국민은 아직 민주주의를 하여 나가기까지 한참 더 있어야 할 것이며 정당을 하여 갈 자격이 없다고 보며 정당을 내버리고 새로 하여 본다는 것도 생각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무슨 생명이 좀 보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리하여 보아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며 어린 아이들을 죽여서 물에 던져놓고 정당을 말하고 있을 수 없는 것이니 만큼 무슨 방법이 있어야 할 것인 바 이승만이 대통령을 내놓고 다시 자리를 마련하는 이외는 도리가 없다고 보는데 혹시 선거가 잘못되었다고 들은 일이 없는가?” 하시는 하문.
○김정렬 국방 “우리 형편은 안정 요소가 불안정 요소보다 많은 만큼 과히 염려하실 것은 없다고 보며 정부가 너무 유화책을 써온 것이 이 같이 될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나 이제는 홍 내무가 지혜 있어 처리하여 가고 있으니 잘될 것”이라는 의견.
○곽의영 체신 “국회를 열어놓고 자유당이 손들어서 하나씩 처리하여 가면 되고 민주당의 데모도 이젠 문제가 안되며 다만 공산당의 책동을 막는 방책이 필요하다”는 의견.
○송인상 재무 “정부로서도 이 이상 더 후퇴할 수 없으니 대책을 강구하여 가야 할 것”이라는 의견.
○이승만 대통령 “가기(可期)이방, 할 일이 있어야 하지 지금 말들 하는 것을 들어서는 안정책이 못된다고 보며 이 대통령을 싫다고 한다면 여하히 할 것인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는데 나로서는 지금 긴급히 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사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시고 “잘 연구하여 보라”고 분부.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