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택시 안이 아니면 MBC, KBS를 보지도 듣지도 않으려고 애쓴다. 정신건강을 지키고 내 머리에 쓰레기가 쌓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오늘 택시를 탔더니 MBC 라디오의 '두 시의 취재현장'이란 방송이 들렸다. 2시20분쯤 진행자가 이 프로를 마감하면서 한 논평이 한심했다. 그 요지는 이러했다.
-한나라당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니 오만해졌다. 사학법재개정에 매달려 주택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 통과를 막고 있다.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라도 민생 법안은 우선적으로 통과시켜야 한다 운운.
그는 국회 파행의 책임을 전적으로 한나라당에 전가했다. 그 근거로 民生법안이 사학법재개정안보다 우선이라는 취지의 논리를 폈다. 원내 제일당인 한나라당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니 오만해졌다고도 했다. 이 진행자가 구사한 모든 논리가 여권의 논리였다. 사학법재개정보다도 주택법 개정이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가? 진행자는 民生이 그 어느 주제보다도 우선해야 한다고 열을 내면서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운운'했다. 하지만 교육이 民生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논리도 충분히 성립된다. 국가백년大計 운운 하면서 民生우선론을 간단하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
국회파행의 책임을 한나라당에 전가한 것도 여권의 논리이지 객관적인 타당성이 없다. 여권이 사학법 재개정안에서 양보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왜 MBC는 야당이 양보하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가? 어용방송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문제 많은 사학법 개정을 밀어붙였던 좌파세력 편이기 때문인가?
기자는 일반 대중이 듣는 방송을 통해서 상대를 비판할 때, 더구나 야당을 비판할 때 '오만한'이란 감정적 표현을 함부로 써선 안된다. 권력을 잡은 자가 오만한 법이다. 야당과 언론은 오만한 권력을 견제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MBC가 그런 야당에 대해서는 오만하다고 하면서 여권을 일체 비판하지 않는 자세는 正道가 아니다.
기자가, 民生이란 말을 우상화하고, 民生을 위해선 私學의 좌경화를 초래할 위험이 높다고 종교계가 들고 일어난 사학법의 재개정도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억지를 부린다. MBC의 이념성향이 어느 쪽인지 짐작할 수 있겠다.
이 진행자의 말만 들은 사람은 열린당의 대변인이 하는 발언이라고 착각할 것이다. 그런 자세가 MBC의 정확한 모습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진행자의 논평을 들어본 느낌은 오만한 것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진행자란 점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오만하다는 비판을 듣고 있고, 실력에 비해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自省論도 강한 곳이 기자사회이다.
MBC '두 시의 취재현장'을 듣고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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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3-06, 1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