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통해 세계를 움직이는 유대인들

인구 2%의 유대인 파워그룹 핵심 포진 … 영향력 막강



세계질서를 유지·조정하는 것이 ‘슈퍼파워’ 미국의 역할이라면 그러한 미국을 움직이는 것은 미국內 유대인이라는 인식이 있다. 이러한 인식이 反유대주의로 발전하기도 하고 이에 대한 유대인들의 강력한 권익보호 및 시정요구가 잇따르면서 근본적인 인종·역사적 문제로 발전되기도 한다.

한국內 기독교인들의 경우 ‘선민(選民)’ 유대인들과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막연한 친밀감을 갖고 있는데, 그렇다면 미국과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권력 ‘유대파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지난달 국내 베스트셀러인 ‘먼나라 이웃나라’의 작가 이원복 씨가 反유대주의로 지목돼 미국으로부터 시정을 요구받은 일이 발생했다. 책의 내용 중 '아랍 테러 세력이 미국을 미워하는 이유가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 정통미국인)들 뒤에서 돈과 언론을 무기로 미국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유대인 때문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언론은 유대인의 것이며 유대인의 소리 그 자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등이 문제가 된 것이다.

李씨는 처음 자신은 “결코 反유대주의자가 아니며 중립적인 정보를 주려고 했을 뿐”이라고 반발했지만, 단 며칠 만에 꼬리를 내리고 미국내 유대단체의 시정요구를 받아들였다. 미국 내에서는 최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유대인 로비’의 문제점에 대해 입을 열었다가 호된 시련을 겪은 일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재임 기간(1977∼1981년) 중 중동 평화정책 전개 과정을 회고한 ‘팔레스타인 : 인종차별이 아닌 평화’를 지난해 11월 출간한 뒤 親유대계 단체와 인사들에게서 호된 비판을 받았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주류 언론들이 그를 反유대주의자로 일제히 매도했고 심지어는 ‘카터센터’의 자문위원들이 결별을 선언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정당하지 않은 비판들이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이 공정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나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맞섰지만, 지난 1월 보스턴 근교에 위치한 유대인계 브렌다이스大 초청 강연에서 “책의 내용 일부가 멍청하게(stupid) 쓰였다”면서 사실상 항복을 선언했다.

지난해 9월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중동문제 상담역인 필립 젤리코 보좌관이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 이스라엘의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압력을 받고 사임했고, 앞선 3월엔 하버드대 스티븐 월트 교수 등이 영국의 잡지에 유대인 로비 문제에 대한 글을 기고를 했다가 反유대주의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미국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한 유대인들이 월가, 학계, 법조계, 영화계, 언론계 등 파워그룹의 핵심에 포진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근 2천 년간 나라 없이 세계를 떠돌며 쌓은 ‘선민’들의 內功과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오늘날의 유대인들이나 이스라엘 국가가 모두 ‘選民’이며 성경적 의미의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보스턴=김범수 특파원 bumsoo@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