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가 낭비한 예산을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균관대 안종범 교수 등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3년간 낭비된 예산은 52조원에 달해 국회가 확정한 올해 예산안 163조의 32% 수준에 이른다. 이러다 보니 참여정부가 출범한 후 나랏빚이 4년 만에 150조원 증가해 정부 수립 후 54년간 역대 정권이 늘린 채무액 13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한국정책과학학회 회장
기획예산처는 지난 5일 작년 한 해 동안 예산 낭비 신고를 접수해 관계 기관에 시정조치를 취하도록 한 결과, 절감한 예산이 모두 1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400억원은 분명 엄청난 액수지만, 과연 정부의 예산 낭비 수준이 그 정도에서 그친다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실상 정부의 예산 낭비 규모를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집계해 놓은 자료는 찾기 어렵고, 기획예산처조차 시민의 신고를 기초로 예산 낭비 사례를 모으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2500만원 들여 아스콘 포장 후 1년도 안 돼 뜯어내기’ 같은 사례도 분명 척결해야 할 낭비사례이지만, 참여정부의 경우 정치 논리와 정책결정 체계에서의 문제로 발생한 예산낭비 사례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거에서 재미 좀 봤다'는 정치 논리와 관련이 깊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예정지에 3조4000억원이 토지보상비로 지급되었고, 금년 4월부터 보상이 본격화되는 지방혁신도시 보상금도 4조5000억원에 이르러 여기에 기업도시 예정 지역 토지보상비까지 합치면 14조7000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새만금사업’은 또 어떤가? 2003년 5월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시위에는 현직 장관이 ‘직접’ 시위에 참가하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고, 이렇게 정부 스스로가 부추긴 새만금 공사 지연으로 사업비만 2조4500억원이 증가했다. 이러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작년 3월 “사업을 중단시킬 만한 중대 하자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도룡뇽 소송’으로도 유명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터널공사’ 중단도 기억할 만한 사건이다.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는 청와대의 세 차례 공사 중단 지시로 발생한 손실이 무려 2조5000억원이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미래를 위한 연구에 매진을 해도 선진 외국을 따라잡기 어려운데 2006년 예산만 1800억원인 참여정부의 16개 ‘과거사위원회’는 아직도 ‘역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참여정부는 신문 판매시장에도 개입한다. 친여 신문의 발전(?)을 위해 만든 ‘신문발전기금’ 등 3개 법정기구의 2007년 예산이 1000억원에 달한다.
방만한 정부조직 운영도 뺄 수 없는 사례이다. ‘작은 정부’를 포기한 참여정부의 ‘비만형 정부조직’은 정부 출범 후 4년간 전체 공무원이 무려 4만8000여명이나 늘어났는데, 철도청이 2년 전에 한국철도공사로 전환하면서 빠져나간 인력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인원 증가는 8만명으로 보아야 한다. 여기에 장·차관급 정무직 고위 공무원 수는 같은 기간 무려 28%나 증가해 결국 국가 공무원 총인건비는 7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참여정부가 낭비한 예산을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균관대 안종범 교수 등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3년간 낭비된 예산은 52조원에 달해 국회가 확정한 올해 예산안 163조의 32% 수준에 이른다. 이러다 보니 참여정부가 출범한 후 나랏빚이 4년 만에 150조원 증가해 정부 수립 후 54년간 역대 정권이 늘린 채무액 13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후세에 ‘자랑스러운 역사’가 아니라 빚만 남긴 정부가 참여정부라는 것이다. 국민들이 땀과 눈물로 번 돈 가운데 ‘공공의 목적’을 위해 알뜰히 쓰라고 준 금쪽같은 세금을 이렇게 물쓰듯 써버린 정부를 보며 금년 대선을 계기로 제발 국민들의 세금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국민 무서운 것도 알며, 국민을 인간적으로 존중하는 ‘작고 인간적인 정부’가 출범하기를 고대한다.
입력 : 2007-03-12, 09:40
출처 : 조선일보
'빚만 남긴 정부' 4년
- 이창원( 한성대 교수)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7-03-12, 2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