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9일 저녁 한나라당의 후회

2007년 12월 19일 저녁 8시쯤 되면 요며칠 사이 한나라당이 보여준 기회주의적 행태가 세번째 실패의 단초였다고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
한민족의 비극은 실패의 역사에서 배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임진왜란을 당한 지 50년도 안되어서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당했고 결국은 日帝의 강점을 초래하고 말았다. 한나라당의 비극도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1997년, 2002년의 李會昌 씨 낙선은 보수의 분열 때문이었다. 1997년엔 보수세력이 李仁濟, 金鍾泌, 李會昌으로 3分되었다. 2002년엔 보수층이 鄭夢準, 金鍾泌, 李會昌으로 3분되었다. 왜 이런 분열이 일어났던가? 李會昌 후보가 이념투쟁의 중요성을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보수층의 챔피언 자리에 있었던 李 후보는 이념이 가장 큰 전략일 수밖에 없는 한반도 상황에서 우파 大同단결을 이끌어내고 동시에 김대중, 노무현 후보의 좌경성을 폭로하면서 공세를 폈어야 했다. 그는 그렇게 할 책임이 있었다. 따라서 그는 大同단결에 따른 희생과 양보를 했어야 했다.

李會昌씨가 아들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한 좌파의 총공세를 허용한 것은 이념공세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폭로하고 공격할 것이 더 많았던 그는 이념공세를 주저하고 부끄러워했기 때문에 역공을 당한 것이다. 자신의 가장 큰 무기를 써보지도 않고 당한 것이다.

2007년의 한나라당도 똑 같은 必敗 코스를 밟아가고 있다. 한나라당과 박근혜, 이명박씨는 친북좌파 종식을 목표로 한다면서 친북좌파와 싸우지 않으려 한다. 도전자 신분으로 링 위에 오른 권투선수가 챔피언을 피해다니면서 판정승하려고 한다. 그들은 친북좌파의 본산인 김정일 정권을 비판하지 않는다. 좌파의 거두인 김대중씨를 겁 낸다. 자신들끼리의 내부투쟁은 열심히 한다. 큰 싸움은 피하고 작은 싸움엔 열을 올린다.

이념은 '공동체의 이해관계에 대한 自覺'이라고 한다. 한나라당은 자신들과 대한민국이란 공동체의 敵과 동지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알아도 知行合一하지 않는다.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씨는 지난 두 차례 大選에서 李會昌씨가 진 것은 좌파와 젊은이들 표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좌파가 공격하는 대로 자신들이 너무 극우적으로 보였기 때문에 졌다고 오해하는 듯하다. 이는 自覺이 아니라 남이 선전하는 억지 논리를 그대로 수용하여 自我를 상실하는 경우이다.

한나라당은 한번도 엄정한 對北정책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對北정책이 너무 강경했었다고 반성하는 듯하다. 애국진영에서 통탄해마지 않았던 한나라당의 기회주의성을 그들은 '너무 강경했었다'고 평가한다면 한나라당도 노무현과 김대중 노선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이념투쟁의 포기는 필연적으로 우파 분열로 이어진다. 큰 싸움을 포기하면 작은 싸움을 더 열심히 한다. 그것이 인간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씨는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안중에 두지 않고 있다. '너희들이 어디로 갈 데나 있나'라는 식이다. 지지층을 홀대하고 반대세력에 아부하는 배신자들에게 정권을 쥐어주는 역사와 나라는 없다.

2007년 12월 19일 저녁 8시쯤 되면 요며칠 사이 한나라당이 보여준 기회주의적 행태가 세번째 실패의 단초였다고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