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의 남자 손학규

"그는 한나라당 당원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떠났습니다."
[전여옥] 벽돌 한 장으로 '탈당'한 손학규 지사

사랑하는 친구들, 안녕하세요?

오늘 손학규 지사가 '안녕-한나라당'하면서 탈당했습니다. 이별이란 유행가 가사 그대로 '냉정한 사람'이 하는 것인데 참으로 한나라당 당원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떠났습니다.

탈당기자 회견을 시작하면서 손학규지사는 웃음띤 얼굴로 기자들에게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기자여러분-나 때문에 고생많았습니다. 저 잡기 힘들었을 겁니다. 왕년에 도장생활을 2년이나 했거든요' 손학규 전지사가 '죄송'한 것은 당원도 국민도 아닌 '기자'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도지사로 그리고 대권후보로 만들어준 한나라당에 대해 '군부잔재와 개발독재'가 주인행세를 하기 때문에 '탈당'을 한다고 했습니다.

없는 살림에 당비내며, 10여년의 비바람을 견디며 한나라당을 지지해온 백만당원들에게 '주인'행세를 하면서 온갖 영화는 다 누린 '주인노릇'했던 분이 '개발독재와 군부잔재당'이라면서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연했습니다. '저게 정치구나-정말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손지사는 '21세기 주몽'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 바쁜 와중에도 TV드라마 '주몽'을 열심히 보셨나 봅니다. '주몽'이라--그것은 역사가 아니라 작가의 눈과 귀로 윤색된 '드라마' 아닙니까? 손지사가 진정 원했던 것은 주몽의 주인공처럼 '화려한 주목'이었나 싶었습니다. 더구나 기자회견중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면서 '저것이 연기인가? 연출인가? 설마-'하면서 지켜봤습니다.

오늘 오전 11시께 손지사는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전 최고에게 정말로 미안하다'고- 저는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한나라당의 후보'로서 남아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제가 태어나 누군가에게, 한 남성에게그렇게 간절히 애원한 적은 없었습니다. 온몸에 기운이 빠진 채 휴대전화를 끊으면서 정말이지 씁쓸했습니다.

손지사는 '내가 벽돌이냐, 여기서 빼다 저기다 끼워넣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벽돌'이 되고 말았습니다. 제게 벽돌 한 장으로 남은 '손학규'라는 정치인-정치권에 들어온 뒤 제가 가장 실망한 정치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기대가 있었기에 더 그렇습니다.

그러나 저, 전여옥은 한나라당의 당원으로서 이땅의 제대로 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따라 더 치열하게 승리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21세기 주몽'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라 낮은 지지율에 무릎꿇고 스스로 권력욕에 넘어간 파리한 지식인출신 정치인이 아니라 강한 책임과 치열한 사명감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함께 하는 친구들, 끝까지 함께 갈 동지들-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2007년 3월 19일
전여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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