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道주장, 競爭중시, 不平等 강조

정운찬 理念분석-(1)
  『우리나라에 보수, 진보가 따로 있나요? 정말 미세한 것 몇 개 빼놓고 정치권은 다 똑같은 거 아닌가? 전 굳이 말하자면 「중도」입니다. 내년이면 제가 환갑인데 나이 육십 먹은 사람이 그래도 어떨 땐 노무현 대통령 말도 맞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신동아 2007년 1월호)』


좌파성향인 汎여권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운찬 前 서울대 총장은 스스로를 『중도』로 표현한다. 鄭 前 총장은 『(자신은) 꼴 보수하고도, 급진 좌파하고도 얘기할 수 있다』면서 『김영삼 정부 때는 진보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보수로 보였을 것이다. 나야말로 중도(2006년 6월29일 문화일보)』라고 자평했다.


<평준화 정책에 반대...『수도이전 왜 하나?』>


중도를 주장해 온 鄭 前 총장은 左右언동이 섞여 있다. 경제적으로 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케인즈주의를 근간으로 「구조조정」과 「재벌문제」 등 경제현안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서울대총장 재직시절 경쟁(競爭)을 중시하고, 평준화(平準化)를 반대하며, 대학자율성(大學自律性)을 강조하는 등 盧정권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는 사석에서 지인들을 만나면 현 정권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하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鄭 前 총장의 발언 중 일부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경쟁중시 ; 『모두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면, 이 나라의 실력은 어떻게 되겠습니까?..학생들의 차이를 표출시키지 않고,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평준화 교육이 계속되면 창의적인 人材를 얻을 수 없어요...경쟁(競爭)과 평가(平價) 없이 나라가 발전할 수는 없어요.(월간조선. 2004.7.1)』


△평준화 반대 ;『고교 평준화는 계층 이동을 막습니다. 고교 평준화로 평등을 추구하겠다는 평등주의자들은 자신의 목표에 반하는 수단을 선택하는 거예요. 한마디로 고교 평준화는 장기적으로 형평을 해치는 제도입니다. (上同)』


△대학자율성 보장 ;『자율성은 대학 존립의 으뜸 원칙인데 안타깝게도 대학의 자율성은 허울조차 남아있지 않다...우리 사회에는 생산적 경쟁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均等主義가 만연해 있다(2005년 10월14일 서울대 59주년 개교기념사)』


△교육시장 개방 : 『교육시장 개방은 반드시 필요하다. 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학에 개방이라는 쇼크가 필요하다. (교육시장을) 개방한다고 해서 한꺼번에 (외국 대학이) 몰려오지도 않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교수들의 수준과 잠재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2006년 2월16일, 경제학학술대회 기념사)』


△수도이전 반대 ;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충청도 사람들이 들떠 있지만….지금은 통일이 되면 수도를 어디에 둘 것인가도 문제 아닌가요? 통일이 되면 수도를 대전에 둘 건지, 서울에 둘 건지. 걱정되는 것은, 충청도에는 통일 수도를 둘 만큼 충분한 물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월간조선. 2004.7.1)』   


절친한 지인으로 알려진 김종인 의원은 『좋은 학교 나오고 미국에서 자본주의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인데 기본적으로 좌파라는 건 말도 안된다』며 鄭 前총장을 설명한다.


<『新자유주의 근거한 구조조정은 허구』 비판>


케인즈는 『자본주의를 지켜야 하지만,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非자본주의적 방법이라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케인지안」인 鄭 前총장 역시 경제에 대한 적극적 조정, 예컨대 「구조조정」과 「재벌개혁」을 주장해왔다. 같은 맥락에서 시장 자체의 기능을 강조하는 「新자유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 일반적으로 「케인즈주의」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19세기적 합작, 「新자유주의」는 자유주의의 20세기적 재발견으로 불린다. 鄭 前총장의 발언 중 일부를 인용해보자.


『新자유주의에 근거를 둔 시장자율에 의한 구조조정은 허구일 뿐이며 지금 한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미시적·구조적 개혁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한국경제 아직도 멀었다. p.177)...新자유주의자들처럼 무책임하게 시장원리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당분간 非시장적인 방법을 통해 재벌구조조정을 비롯한 다른 개혁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上同 p.35)』


<강력한 재벌개혁·FTA 신중론>


鄭 前총장은 IMF체제가 시작된 이후 줄곧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재벌개혁」을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주문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출자총액제한 제도」를 완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취해왔다. 한국사회에서 재벌이 기여한 측면을 인정하기에 인색한 鄭 前총장의 주장은 종종 「反재벌주의」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新자유주의에 비판적인 鄭 前총장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도 신중론을 펴고 있다.


『자유무역의 원리가 국가간 경제 교역을 조직하는 근본적 원리이며 한국도 국제사회의 일원이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는 것처럼 시장개방은 허겁지겁 추진해서는 안 된다...10년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라는 명분 아래 성급하게 추진된 시장 개방이 결국 외환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2006년 10월18일. 韓美FTA정책포럼 개회사)』


『현실의 정부정책이 획일적인 사고(반대론자)와 성급한 이론 적용(무역자유론자)의 희생 제물이 되곤 했다. 韓美FTA가 좋은 예이다. 자유무역의 이상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부작용을 가볍게 여겨 협정 타결을 재촉하고, 현실의 어려움에만 친숙한 사람들은 자유무역이 가진 원론적인 장점을 충분히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2006년. 8월9일 국제학술대회 개회사)』


『한국의 지도층 중에는 아직도 四海동포주의자가 많다...이것은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데서 나온 발상이다. 교환, 특히 국제교환은 진공 속의 두 당사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힘이 다른 당사자 간의 파워게임적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아무리 글로벌 시대라 해도 세계국가는 요원한 것이 현실이다(「한국경제 아직도 멀었다」 p.80~81)』

 

<“한국, 모든 측면서 不平等 강화”>


鄭 前총장의 「구조조정」과 「재벌개혁」 주장의 심층동인은 한국경제가 민주화되지 않은 不平等구조라는 인식에 기인한다. 그의 저서 중 일부를 인용해보자.


△ 경제민주화 ; 『절대빈곤층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고, 결과·기회·법의 집행 등 모든 측면에서 不平等이 유지·강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못가진 자들이 「유혈과 폭력 없이」 그리고 「별 손해 없이」 가진 자와의 교환을 거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현재의 각종 不平等이 빨리 고쳐지지 않으면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사이의 갈등이 폭발될지도 모른다(도전받는 한국경제. 60~61)』


△ 법 앞의 不平等 ; 『경제제일주의에 입각한 선성장 후분배의 철학은 공룡과도 같은 대기업집단을 키워 주었다. 성장만 할 수 있다면 그 내용 여하를 개의치 않은 개발철학은 경제구조를 불균형 속으로 몰아넣었다...뿐만 아니라 이들은 복잡한 혼맥을 통하여 규벌을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대기업집단을 더욱 공고히 하는 의도적 행동의 결과이다. 재벌과 규벌이 합쳐진 새로운 「최상류층」은 한국 역사상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지배층을 형성하게 되었다(上同. 58)』


鄭 前총장은 3공·유신·5공에 대해 정치적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비난한다.


『과거 우리나라의 성장은 경제적인 합리성보다는 독재정권의 정치적 고려에 의해서 주도되었다. 제3공화국, 유신정권, 제5공화국 등 정치적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한 정부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정당성을 확보하고 이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정부는 가장 긴급한 과제이며 동시에 현상적으로 그 성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上同.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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