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체제붕괴 시나리오가 계속 거론되고 있다. 이는 북한의 국가운영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金正日 정권은 현재 식량難, 외화難, 에너지難, 사회간접자본難(SOC) 등 구조적이고 장기적 딜레마에 시달리고 있다. 배급제 등 당(黨)의 기능이 붕괴되고, 민심이반도 극심한 상황이다. 2.13 합의 역시 북한의 붕괴를 완화(緩和)할지는 모르지만 정지(停止)시킬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래에서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북한붕괴 관련 시나리오를 분석하기로 한다.】
<중장기 붕괴모델 1. 개혁·개방 붕괴론(북한체제 장기존속론의 실제)>
소위 「포용정책」의 전제인 북한체제 長期존속론은 金正日 스스로 핵무기를 폐기하고, 중국이나 베트남 수준의 개혁·개방을 하는 연착륙(Soft Landing)시나리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체제 장기존속론은 북한정권 붕괴론과 연결된다. 즉 金正日 정권의 경직성(硬直性)으로 인해 장기존속의 전제가 되는 「개혁·개방」이 「체제유지(體制維持)」가 아닌 「체제붕괴(體制崩壞)」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을 하면 해외생활 특히 남한생활에 대한 정보에서 북한 주민을 격리시키는 방법이 없어지며, 북한 주민이 남한의 번영을 보게 되면 「같은 文化」·「같은 民族」으로서 「극적인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때 북한 주민들은 金正日 정권을 나라를 다스릴 정통성(正統性)있는 정부로 보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중국식 개혁·개방은 북한식 통제시스템과 양립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2000년을 전후해 외부세계에 대한 소식을 많이 배우기 시작했으며, 향후 남한의 번영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 政治的으로 자유롭고, 經濟的으로 풍요로운 남한과의 통일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체제가 언제 무너지기 시작할지 알 수 없지만, 북한에서 개혁·개방이 진행되면 金正日 정권은 필연코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북한의 개혁·개방은 「밑으로부터의 의식개혁」을 초래하는 金正日 정권의 「정치적 자살」이라는 게 란코프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 북한의 엘리트들은 시장화 조치를 취했다가도, 정보유입으로 인한 체제붕괴의 두려움 탓에 「공포」·「테러」·「쇄국」이라는 예전 모습으로 환원해왔다.
이 가정대로라면, 국가해체 단계에 들어선 북한은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급변상황을 초래, 정권붕괴가 불가피하다는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중장기 붕괴모델 2. - 국가해체론>
金正日 정권은 핵실험으로 인한 「밖으로부터의」 제재(制裁)와는 별도로 국가체제 자체가 「안에서부터」 해체(解體)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 나라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관료조직, 경제구조, 국민의 충성심 등이 하나같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 사이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우선 춥고 배고픈 시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서 북한 주민의 충성심이 예전과 달라졌다. 10여 년 전 탈북민들은 남한에 온 이후에도 金正日 뒤에 경칭을 붙여 부르곤 했다. 그러나 최근의 탈북민들은 한국에 발을 딛는 직후부터 金正日에 대한 비난과 욕설을 늘어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북한 내 대학생들 사이에선 金正日을 『장군님』으로 부르다간 「왕따」가 되는 분위기라고 전해진다.
신지호 서강대 겸임교수는 『지금의 북한 주민은 10년 전 어버이 수령의 장례식에서 오열하던 그 「충성스러운 인민」들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에 열중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인간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지금 북한주민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원시적 형태의 황금만능주의, 배금주의라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수령과 인민이 한마음으로 결합되는 정치통합 기제는 기능정지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둘째, 북한은 1994년 金日成 사망 후부터 본격적으로 당(黨)의 기능이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주의 사회의 기본 골격인 배급제, 무상(無償)교육, 무상(無償)의료의 3대 시스템도 무너졌다. 2005년 9월 북한당국은 장마당에서의 쌀 판매를 금지시키고 과거의 식량배급제를 부활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행정기능이 마비되면서 관료계급의 부정·부패 역시 늘어났다. 외국 투자자들에게 뇌물을 요구하고, 심지어 무상원조를 하러 온 사람이나 단체에게도 뇌물을 요구한다. 지난 10여년 사이 북한 당원들의 횡령, 배임 및 뇌물수수는 세계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셋째, 북한경제는 이미 1960년대 초부터 외부의 지원 없이는 가동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북한 정권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적화통일」과 「주민통제」가 「생산경제」보다 중요한 목적이었기에 소련과 중국을 통한 식량원조로 버텨나갔다. 1980년대 말 사회주의권 붕괴로 해외원조를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북한사회는 서서히 해체 과정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金正日이 선군(先軍)정치를 앞세워 정권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군사비를 지출하면서, 경제기능은 결정적으로 마비돼 버렸다. 서울대 안병직 명예교수의 설명이다.
『해방 직후 북한은 계획경제였기 때문에 경제회복이 빨랐고 발전수준도 높았다고 할 수 있지만 「내부발전 동력」까지는 갖추진 못했다. 일제가 남겨놓은 시설과 소련·중국으로부터 받은 원조를 합해서 경제를 상당 수준까지 회복시킨 데 불과할 뿐이었다. 이처럼 내부 동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과도한 군사비 지출을 하다가 결국 경제가 붕괴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가정대로라면, 국가해체 단계에 들어선 북한은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급변상황을 초래, 정권붕괴가 불가피하다는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단기 붕괴모델3. 내부봉기 등으로 인한 붕괴>
북한체제가 중·장기적으로 붕괴모델1, 2 등의 형태로 진행되는 가운데, 임계점에 달하면 어느 순간 폭발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뇌관(雷管)은 무엇이 될까?
우선 金正日 후계(後繼)체제 구축과 관련된 북한 내부봉기 가능성이 있다. 최근 金日成·金正日 이후 3대째 권력 세습에 대해 군부를 중심으로 한 권력층 내부에서 불만이 만연하고 있다는 정보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金正日이 건강 이상으로 유고(有故)되면, 권력을 이을 대체세력이 없고, 혼란상황이 계속되면서, 정권의 급변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다케사다 히데시 日방위청 방위연구소 주임연구관은 이 같은 상황을 권력의 무질서(無秩序)사태를 의미하는 「Hard Crash」와 조선인민군 단독으로, 혹은 조선인민군과 조선노동당이 협조해 反金正日 체제가 성립되는 「Hard Landing」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단기 붕괴모델4`5. 외부압박으로 인한 붕괴>
북한 내부봉기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金正日이 核무기 폐기를 거부하고, 對美대결을 유지하는 경우를 상정할 수도 있다. 북한의 「시간벌기」 전략 아래서 美北관계는 악화되고, 미국은 강경책으로 선회한다는 가정이다.
2·13합의 이후 美北관계가 급진전하면서,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의 對北정책 선회는 기존 「강경노선」 수정이라기보다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여건변화로 인한 「새로운 방법론」을 시도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전략적 변화가 아닌 전술적 변화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의 분석이다.
『미국의 유화적 태도는 金正日 정권의 교체(regime change)대신 태도전환(regime transformation)를 위한 직접담판을 택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기본적 불신은 건재하고, 이는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도 마찬가지이다. 北지도부는 2·13 초기조치를 이행하고 올 상반기 중 나름의 「성의」를 보일 테지만, 미국의 對北제재는 법적ㆍ제도적 문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늦게 풀려 北지도부내 갈등을 야기하고, 여기에 강·온 파간 논쟁이 속도조절론으로 이어지면서 급격한 상황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
1) 非군사제재로 인한 붕괴
美北관계가 다시 경직되는 것은 미국이 「당근」을 버리고 「채찍」을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드는 채찍은 금융제재에서 군사제재까지 다양한 옵션이 검토될 수 있다.
우선 金正日 정권이 불법행위로 벌어들인 海外비자금을 동결시키는 금융제재는 북한정권에 치명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는 「실버 불릿(silver bullet)」,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금융제재는 현재 한국, 중국 정부의 비협조와 2·13합의 등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그러나 美北긴장이 고조되면, 금융 등 非군사제재가 재개되고, 金正日 정권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군사제재로 인한 붕괴
다케사다 히데시 주임연구관은 美北긴장이 고조되면 1)미국이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군사수단을 행사하거나, 2)UN제재활동에 따른 선박검사로 소규모 군사충돌이 나거나, 3)南北정권공조·韓美연합사해체·주한미군철수 등으로 북한이 핵전략을 바탕으로 한 소위 통일전쟁(南侵)에 나서지만, 韓美연합군 반격으로 북한이 초토화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북한의 核보복 가능성과 함께 한국, 중국의 집요한 반대로 미국의 군사제재의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거듭될 경우,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 일본이 실질적 압박을 주도하면서, △안보리 결의를 통해 명분을 축적하고, △한국, 중국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한편, △그 반발로 북한의 제2, 제3 도발을 유도한 뒤, △이를 기화로 군사제재를 하는 「올가미 작전」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는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지만, 핵시설에 대한 정밀타격과 수뇌부를 마비 또는 제거하는 「단두(斷頭)전략(Decapitation Strategy)」을 감행하는 것이다.
가능성 여부완 별론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제재가 현실화될 때 金正日 정권은 안팎의 환란으로 결정타를 입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붕괴모델 6. 美中의 「親中정권」 타협>
#5. 美中의 타협통한 「중국의 위성국으로서의 새로운 북한」 탄생
군사적이든 非군사적이든 미국이 金正日 정권을 종식시키는 데는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북한의 높은 對中경제의존도와 중국의 북한지도부에 대한 영향력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대량살상무기(WMD)없이 개혁·개방 노선을 걷는 새로운 북한」이 자국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여겨왔지만, 해양세력과의 완충지대라는 차원에서 북한정권의 붕괴를 저지해왔다. 그러나 대화와 협상을 통한 WMD포기와 개혁·개방이 모두 실패했을 때, 중국은 「예측 불가능한」 북한붕괴 상황을 맞는 것보다 북한처리를 놓고 미국과 「Big Deal」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金正日 정권 제거를 통한 WMD 문제해결이라는 미국의 단기적(短期的) 이익과 金正日 이후 북한을 자국의 영향력 하에 놓으려는 중국의 중·장기적(中·長期的) 이익이 맞아떨어지는 모델이다. 이것은 「중국의 위성국으로서의 새로운 북한」 탄생을 의미한다. 소위 「제2의 카쓰라-태프트 밀약」을 통한 美中타협은 북한은 중국의 속국(屬國)으로, 한국은 중국의 변방(邊方)으로 쇠락하는 영구분단 상황을 가리킨다.
일본의 닛케이신문 편집위원 스즈오키 다카시씨는 북한 붕괴 이후 「핵 없는 친중(親中) 국가」를 희망하는 중국의 의도와 관련, 『金正日 정권이 소멸하면 북한은 중국의 컨트롤 하에 들어 갈 것이며, 중국은 휴전선을 개방하여 북한난민을 한국에 떠맡길 것』이라고 경고한다. 즉 북한 붕괴 후 한국은 통일을 못하고, 난민만 떠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정부가 북한정권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북한정권의 核포기 가능성이 전무(全無)한 상황에서 親中정권 수립은 매우 유력한 시나리오로 제기되고 있다.
金正日멸망 시나리오 여섯
- 金成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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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3-24, 00: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