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주자들, 나라 새롭게 할 정책 내놓으라

(사설)지금 대선 주자들은 관심의 9할을 이벤트에, 1할을 국가 현안에 쏟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들은 요즘 대선 주자들을 매일 매일 신문에서, TV 화면에서 만난다. 시장 바닥에 앉아 장터 아주머니의 손을 잡기도 하고, 기독교 신자이면서 어느 사찰에서 손 모으고 합장을 하고, 주민과 어울려 뜀박질을 하고 덩실덩실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지금 국가의 최대 현안은 한미 FTA, 부동산문제, 교육문제, 북핵문제다. 국민은 대선 주자들이 대통령이 됐을 때 이 문제들을 어느 방향으로 풀어가 국민의 걱정을 덜어줄 것인지 알고 싶다. 이 상황에서 여론조사 1위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홈페이지 가장 앞에 나와 있는 기사는 모두가 여론조사 결과에 관한 것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홈페이지 정책 이슈 코너는 처음부터 끝까지 박 전 대표의 공약인 열차 페리 얘기뿐이다. 다른 주자들도 大同小異대동소이하다. 대선 주자들 누구도 23일 현안문제와 관련한 행사를 갖지 않았고, 한 가지라도 핫 이슈(Hot Issue)에 대해 발언을 한 사람은 세 명뿐이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 여부가 일주일 내에 결판나게 된다. 미국은 그동안 양해가 된 것으로 알았던 쌀 개방문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최종 협상에서 내밀 카드 확보전략이다. 국익을 놓고 양국의 지혜 싸움, 배짱 싸움이 정점에 도달한 상황이다. 대선 주자들은 FTA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한계 상황에 이른 농업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노무현 대통령처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우리 경제의 다음 活路활로인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한미 FTA를 체결하려면 나를 밟고 가라”거나 “다음 정권에 넘기라”는 주장은 패거리를 모으려는 정치 구호에 불과하다.

부동산문제도 폭탄이다. 보유세와 양도세라는 두 大門대문을 걸어 잠그고 그 안의 국민들에게 罰金式벌금식 세금을 계속 퍼부을 것인지, 反반시장적인 분양 원가 공개는 계속 밀고 갈 것인지, 집값만 잡으면 한국 경제는 萬事亨通만사형통이라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만약 정권이 바뀔 때 지금의 정책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야당 주자들은 이에 대해서 딱 부러진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이제 이런 교육제도로는 안되겠다는 불만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지금은 본고사·기여입학·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3不정책 폐지 논란에 불이 붙었지만 이 불길은 곧 교육의 근본 문제로 옮겨 붙을 것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허황한 비전보다 국민들의 이런 절박한 고통과 고민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학원비, 과외비 공포에 눌려 사는 학부모들의 걱정에 대해 답을 해야 하고, 평등이란 구호로 통제되는 교육이 21세기의 대한민국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인지, 끝없이 이어지고 불어나는 교육 난민 행렬은 이대로 방치할 것인지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

북핵문제는 이제 시작인데도 여권 주자들은 마치 다 끝난 듯 떠들고 야당 주자들은 그냥 엉거주춤한 채로 있다. 대선 주자라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이 걸린 문제를 이렇게 대충대충 넘겨서는 안 된다.

지금 대선 주자들은 관심의 9할을 이벤트에, 1할을 국가 현안에 쏟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들은 대선 주자들에게 자신들의 관심의 1할을 이미지 홍보에, 9할을 국가 현안 해법에 할당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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