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통제하며 DMZ 개방 … 北난민 한국에 떠 맡길 것

金正日 이후의 北韓 … 각국의 속셈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다. 관계 각국은 겉으로는 북핵 문제 해결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속으로는 김정일 이후의 북한을 둘러싸고 싸우고 있다. 그 속셈을 한번 들여다본다.


중국 ‘핵 없는 친중 국가’


“중국과 일본은 동북아정세 재검토에 서로 협조할 필요성이 생겼다.”

중국의 어느 외교관이 이런 말을 했다. 2007년 2월 6자회담에서 미·북이 ‘핵포기’ 와 ‘체제보장’을 맞바꾸기로 합의하고, 예상 밖의 속도로 협의가 진행되면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이번 거래가 순조로운 결말을 보게 될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이 발언은 중국이 “미·북이 너무 빨리 너무 가까이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새로운 염려로 보인다.


중국의 ‘바람직한 북한상’은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말을 잘 듣는 나라’ 이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핵무기는 없어야 하고, 안보를 중국에 의존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경제면에서는 중국과 같은 개혁개방정책을 채택하여 훨씬 풍요한 나라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극심한 빈곤이 북한을 핵무장이라는 선택지로 몰고 갔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빈곤으로 나라가 무너지면, 그 혼란으로 이웃 중국이 피해를 보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민주체제가 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 민주화는 중국 내의 민주화 요구에 불을 지필 우려도 있고, 북한이 민주화 되면, 동족이며 먼저 민주화된 한국과 통일의 길이 넓어진다.


“한국과 통일해도 괜찮다”는 발상이 중국 안에서도 생기기 시작은 했다. ‘한국이 미국과 거리를 두고 중국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한미 안보체제가 존속되고 있어서, 이대로 통일 되면 미군이 중국 국경에 오게 될 우려’ 때문에 이 의견은 아직 소수파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의한 통일한반도국가’가 중국에 줄 수 있는 최대의 불안 요인은 소수민족문제이다. 중국은 ‘자국 내의 소수민족이 그 지역과 인접하는 같은 소수민족보다 경제적으로 더 잘 살게 한다’는 정책을 취해 왔다. 그렇지 못하면, 중국 내 소수민족이 분리독립운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북한을 흡수하면, GDP 2만 달러의 한국과 5,000달러의 연변자치구가 이웃하게 된다.


중국에 있어서 미·북 관계 개선은 환영할 일이기는 하나 ‘개선이 지나쳐’ 미·북 관계가 중·북 관계보다 더 가까워지는 것은 곤란하다. ‘미국과 친근한’ 통일국가가 생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통일까지는 가지 않는다 해도 ‘친미적인 북한’이 중국에 반가운 존재가 아님은 당연하다.


미국 ‘친미적 민주국가’


우리가 잊어서 안 되는 일은 미국에는 한반도문제가 중국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요인은 ‘바람직한 북한’의 형태에 대해 자주 언급은 하지만, 중국 만큼 절실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 희망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면 쉽게 타협한다. 이번 6자회담의 결과가 바로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중동에 병력을 증파할 필요성이 생기자 지금까지 ‘악의 축’이라 부르던 상대와 금세 관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에게 물어 보면 대체로 ‘북한이 민주주의적 친미국가’가 되기를 바란다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민주주의국가가 되면 남한과의 통일은 필연적이며 미국도 그것을 환영하겠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중립화’를 요구할 것이고, 한국 안에서도 중립 주장이 높아질 것이다.


미국에서는 중립화를 포함한 여러 논의가 있기는 하나, 아직 어떤 컨센서스가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는 상태다.


어느 날 갑자기 북한의 현 체제가 붕괴되었을 때 미국은 ‘북한 민주인권 실현’을 표방은 하겠지만, 그것을 절대 용납 않겠다는 중국과 충돌해 가면서도 반드시 실현할 의지가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일본 ‘핵과 납치’연계


대다수의 일본사람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납치 피해자 전원을 돌려주기를 바라고 있기는 하나, 이제 “김정일정권 하에서는 그 어느 것도 실현되기 어렵고 이 문제의 해결은 김정일정권의 붕괴 밖에 없다”고 깨닫기 시작했다. 그러나 ‘붕괴 후의 사태’까지 생각해 본 사람은 많지 않다.


일본정부도 국가적 차원에서 한반도문제에 대한 강력한 컨센서스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지는 의심스럽다. 한반도가 역사적으로 일본의 사활이 달린 중요한 장소라는 생각이 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본의 무관심’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최대의 교섭상대는 미국이며, 일본은 ‘미국이 설정한 방침에 순종하는 나라’이지 독립변수로는 보고 있지 않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미국이 퇴조 추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의 미·북 협상에서 엿 보이는 “핵을 수출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핵 보유를 결사적으로 막지는 않겠다”는 미국의 자세가 일본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만일 북한이 붕괴되고 미·중이 북한 처리 문제로 대립했다 하자. 그때 중국은 아래와 같은 논리로 일본을 자기편에 끌어들이려 할 것이다.


북한이 미국이 바라는 민주적 정치체제를 갖추게 되면 남북은 통일될 것이나 한반도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가 될 것이다. 미·중·러의 군사대국 틈새에서 살아 남으려면, 비상한 지도력을 갖춘 지도자가 아니고서는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에 비하면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관심이 낮고 또 미국 외교 특유의 변덕으로 하루 아침에 한반도에 대한 관심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리스크를 감안한다면, 처음부터 미·중간의 세력범위를 정해 둠으로써 한반도의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이것이 결국 일본에도 이롭지 않은가?


지금까지 이런 의견이 표명된 일은 없다. 그러나 최근 비공식 석상에서 중국 정부당국자가 아닌 중국인 전문가가 일본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핵을 포기하고 중국의 말을 좀 더 잘 듣는 북한이 생긴다면, 일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핵 없이 중국 영향 아래 있는 북한’과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은 핵보유국 북한’ 중 택일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무어라 답할 것인가?


한국, 예전 같은 통일 열기 식어


북한이 붕괴하면 한국은 당연히 통일을 향해 움직일 것이다. 주변국들은 그 속셈이야 어떻든 ‘한국에 의한 통일’에 반대할 명분은 없다. 그러나 2007년 2월 14일자 이 칼럼에서 지적했듯이 한국 자체의 통일 열망이 상당히 식고 있다. 초 강대국이 된 중국과의 사이에 완충지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007년 2월 6자회담에서 핵과 에너지를 맞바꾸는 협상이 시작되었을 때 한국언론은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만 북한 지원을 떠 맡기려는 것 아닌가?” “한국만이 비용을 맡아서는 안 된다” 고 주장했고, 한국정부는 이런 주장에 대해 “부담은 각국이 균등하며, 한국만이 부담하는 일은 없다”고 대답했다.

한국사람들은 북한을 다른 국가가 북한을 보는 것과 같은 거리에 놓고 보기 시작한 것이다. 국제교섭에 있어서 ‘공평한 부담’주장은 당연하다.


그러나 남북한의 특수 관계로 보면, 북한을 ‘동포’ 취급하지 않고, 북에 대한 ‘책임’을 포기하면 앞으로 ‘강력한 발언권’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점을 한국사람에게 물어 보아도,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와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과의 통일은 싫다”는 속마음이 ‘균등부담’ 발언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책임과 발언권의 포기’에까지 갔는지 모른다. 또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우리의 운명은 주변 강대국들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체념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하간, 지금까지 한국문제 전문가사이에서 자주 논의되어 온 일지만 이번 일로 다른 나라들은 “한국사람들의 통일 열의가 식은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이 얼마 전까지처럼 ‘통일’을 국가목표로 내세우는 날이 다시 올 것인가? 소위 보수층 가운데는 “아무리 어려워도 기회를 보아 북한을 흡수 통일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남아 있다.


필자가 2007년 1월 17일자 본란에서 지적했듯이, 북한의 마술에 말려든 국민을 각성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도자가 절대 필요하나, 현재 한국의 보수 진용은 이런 강력한 지도자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자로 지목되는 사람 중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사람을 찾아 볼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의 어떤 지식인은 말했다.


“김정일정권이 소멸하면 북한은 중국의 컨트롤 하에 들어 갈 것이며, 중국은 휴전선을 개방하여 북한난민을 한국에 떠 맡길 것이다. 이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국이 통일에의 결의를 잃는다면 정말 그렇게 될는지도 모른다.


닛케이신문 편집위원 스즈오키 다카시

鈴置高史 3/12

정리/김용선 객원논설위원·태평양아시아연구소장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