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對北정책 혼선(混線)

북한식 연방제 수용 등 논란
한나라당 對北정책 수정과 관련, 혼선이 거듭되고 있다. 23일 문화일보는 한나라당 「對北정책 패러다임 再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이 「북한의 국가적 실체를 인정하고, 동·서독방식 흡수통일에 반대」하는 내용의 초안(草案)을 확정(確定)했다고 보도했다.

보도 직후 한나라당은 대변인논평을 통해 『TF팀 팀장은 정형근 의원이고, 송영선 의원 외에는 모두 외부인사로 구성되어 있다』며 『그러나 어떠한 시안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형근 의원 역시 2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해외출장을 가 있는 동안 문화일보 보도가 나왔다』며 『보도된 내용은 논의된 적도 없고, 초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흡수통일은 안 된다』 연방제式 주장

문화일보가 23일 확정된 초안으로 보도한 주제들은 ①헌법 영토조항 변경 없는 북한 실체(實體) 인정 ②남북 간 상호대표부 설치 ③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합의 실체 인정 ④6자회담 틀 속 북한 인권 문제 논의와 「확장된 인권」 개념 적용 ⑤검증을 전제로 한 對北인도적 지원과 개성공단 적극지원 ⑥核불능화 조치 전제로 평화체제 구축 논의와 南北정상회담 찬성 ⑦동서독 통일 방식 반대(1체제1국가2개 지역정부의 중국-홍콩 방식 선호) 등이다.

TF팀의 실무를 책임지는 송영선 의원은 문화일보 인터뷰를 통해 『당의 고유한 對北인식도 뚜렷하지 못했고, 통일비전의 현실성(現實性)도 부족했다는 점에서 초안(草案)이 마련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 통일방안과 관련, 『동·서독식은 안 된다. 북한식이든 남한식이든 흡수(吸收)통일은 안 된다. 통일을 과정으로 봐야한다. 「홍콩·중국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북한을 엄연한 국가적 실체로 인정해야 한다. 남북이 대등한 국가로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즉 韓美연합사해체를 반대(反對)하다가 찬성(贊成)하게 된 한나라당 입장변화에 대해서는 『그동안 전환 반대가 당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의지를 막을 수는 없다. 미국은 변하고 있다』고 했다.

宋의원은 『「퍼주기 논란」 등에 치중해온 게 결국 (반대세력의) 「수구」,「반통일」 비판을 유효하게 만들어줬다』며 『국민의 50%가 스스로 중도라고 분류하는데 대통령후보는 이들 50%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비전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면 違憲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 대한민국만이 한반도의 唯一합법국가이며, 북한은 「국가적 실체」가 아닌 「反국가단체」임을 밝히고 있다. 헌법이 상정한 통일은 1국가, 1체제, 1정부의 대한민국에 의한 소위 흡수통일만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여기서 비롯한다.

92년 南北기본합의서나 91년 南北UN동시가입도 북한의 「국가적 실체」가 아닌 「정치적 실체」를 인정한 것이었을 뿐이었다. 국제법상으로도 대한민국은 「중앙적 법률상의 정부(de jure central government)로 구성된 실체」, 즉 「국가」이고, 북한은 「지방적 사실상의 정부(de facto local government)로 구성된 실체」, 즉 「교전(交戰)단체(Belligerency)」로 구분된다.

북한을 국가적 실체로 인정한 뒤, 남북한이 대등한 2개의 지역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헌법의 명시적 위반이다. 흡수통일을 부정하고, 지역정부를 전제로 한 통일방식은 북한과 좌익이 주장해 온 「연방제」의 핵심적 내용이기도 하다.

대통령 노무현도 2004년 2월24일 방송기자클럽에서 『독일식 흡수통일을 반대한다』며 『지방정부를 전제로 한 국가연합』을 주장했었다. 이것은 「연방제(聯邦制)」발언으로 각계의 비난을 받았고, 3월 탄핵사유 중 하나로 거론됐었다.

문화일보가 보도한 초안이 확정된다면, 한나라당은 헌법이 정한 흡수통일을 포기하고, 2개 지방정부를 전제한 통일을 상정한다는 점에서 북한식 「연방제(聯邦制)」를 받아들인 셈이 된다.

보도된 초안은 「核폐기」가 아닌 「核폐기」 1단계 조치인 「核불능화」를 전제로 평화체제 구축과 南北정상회담에 찬성했다는 점에서도 논란의 대상이다. 평화체제 구축과 南北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核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赤化 선동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鄭의원, 『2개 지역정부 있을 수 없는 일』

정형근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확정된 초안이 없다고 지적하며, 특히 북한의 국가적 실체 인정, 흡수통일 반대, 2개 지방정부 논리에 대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鄭의원은 『문화일보 기사는 내부에서 흘러가는 이야기가 나온 것에 불과하다』며 『2개의 지방정부라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자는 것인데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鄭의원은 『송영선 의원 본인도 문화일보 기사에 대해 「잘못된 보도」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對北정책 주제 중 단 한건도 합의된 것이 없으며,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영선 의원 측은 『문화일보 기사는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전제에서 내부에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한 데 불과하다』며 『오보(誤報)성격이 강하다. 난처하고, 곤란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중앙대 법대 제성호 교수는 『한나라당의 對北정책 기조수정이 북한을 국가적 실체로 인정하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흐리거나 남한을 북한과 같은 지방정부로 격하하는 방식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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