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튼(John Bolton)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13 북핵합의는 분명히 잘못된 거래라고 밝혔다. 金正日이 정권 존립 근간인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협상은 환상에 불과하고 이번 합의는 북한 정권을 궁지에서 벗어나게 해 더 존립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본지는 지난 21일 그가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미기업연구소(AEI)에서 단독 인터뷰했다.
Q. 미국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북한자금 2,500만 달러 전액을 북한에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보상한 것인가?
- 분명히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보상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BDA가 6자회담과 별개라고 말한 것과 모순이다. BDA에 동결된 자금을 합법·불법으로 구분하는 것도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 전체가 범죄집단(criminal enterprise)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이 인도주의적 활동에 쓰겠다는 약속만 믿고 동결자금 전체를 돌려줬다. 북한은 인도주의적 사업에 쓰겠다고 UN에 약속하며 받은 UN돈도 전용했는데 이번 약속을 이행하겠는가? 또 북한에 그동안 해온 방식이 먹혀들어간다는 시그널을 줬다. 북한은 협정을 맺은 뒤 어기고 다시 재협상을 했다. 이러면 요구한 것을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북한에 준 것이다.
Q. 당신은 2·13 북핵합의를 잘못된 거래(bad deal)라고 지적했다.
- 그렇다. 사람들이 자문해야 할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金正日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가이다. 그렇게 믿는다면 협상을 시도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렇게 믿지 않는다면 북한과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illusion)이다. 나는 金正日이 핵무기를 자신의 정권 생존의 본질로 보고 있다고 믿는다. 그에게 핵무기는 외부의 적에 맞서고 북한 내부 통제에 필수적이다. 그는 절대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핵무기 포기에 대해 협상하는 것을 좋아하고 포기하겠다고 동의하는 것도 좋아한다. 전에도 그렇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북한 협상자들은 매우 교묘하게 핵을 포기한다는 약속만으로 미국·한국·일본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경제적·정치적 이익을 받아냈다. 그러나 金正日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Q.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2·13 북핵합의가 잘못된 거래라는 당신의 평가가 틀렸다고 반박했다.
- 대통령의 견해에 유감이다. 나는 대통령과 의견과 다르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거래는 金正日과 북한 정권을 궁지에서 벗어나게 한 것이 사실이다. 북한이 지난해 미사일 발사 실험, 핵실험을 했지만 이번 거래를 통해 북한정권은 정당화됐고 한국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재개했고 호주는 외교대표를 다시 평양으로 보냈다. 일을 저지른 뒤 시간을 벌고 위협해 어려운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金正日과 북한이 지난 60년 간 성공적으로 해온 것이다.
Q. 부시 행정부는 지난 6년 동안 북핵 폐기 전에는 보상도, 직접대화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기도 전에 북한과 직접대화는 물론 보상을 하고 있다. 왜 바뀌었나?
- 압도적이고 집요한 미 국무부 관료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국에 왔던 2001년 당시 파월 국무장관은 클린턴 행정부가 남겨준 것(1994년 제네바기본협정)을 그대로 받아서 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 비판자들은 이번 거래를 6년 전에 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그 말은 맞다. 그러나 이번 거래는 6년 전에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잘못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당시 이를 거절한 것은 잘한 것이다. 이번에도 그러길 바란다.
Q. 부시 행정부의 정책 전환이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이나 당신처럼 행정부 내 대북강경파 혹은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물러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 부시 행정부의 정책 변화는 집권 2기 초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라이스가 미 국무장관으로 임명되고부터다. 럼즈펠드 퇴임 등 부시 행정부 내 사람들이 바뀌기 이전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일부에서는 지난 11월 중간선거 패배와 이라크전 때문에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바꿨다는 평가도 있다.
- 선거 결과와 이라크전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이슈가 동시에 테이블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다 다룰 수 있다. 대통령은 바른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바뀐 것은 이런 요인들보다 미 국무부의 6년 간의 집요한 요구가 백악관을 지치게 해(wearing down)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Q. 부시 행정부 내 대북강경파가 북한에 단호한 자세를 취한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의 무력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핵무기를 만드는 의지를 강화시켰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완전히 틀린 말이다. 북한은1990년대 중반부터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추구해 왔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체결된 1994년 제네바협정 직후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결적인 입장을 취하기 전이다. 부시 행정부는 집권 1기에도 金正日 정권을 붕괴시킬 만큼 강하게 북한을 밀어 붙이지 않았다. 약1,700만 명 북한주민이 정치범수용소에 있다. 한 가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왜 한국인은 같은 민족인 북한주민이 공산독재자에게 저런 대우를 받는데 이에 더 분노하지 않느냐다.
Q. 중국과 한국이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을 무력화시키지 않았나?
- 중국은 분명히 金正日에게 영향력(leverage)를 발휘할 수 있다. 우리는 중국이 북한 에너지의 80-90%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은 이를 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북한에 대한 시각이 중국과 미국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을 미군·한국군 사이 완충역할을 하는 꼭두각시 국가(puppet state)로 생각한다. 미국은 일반적으로 장기적인 유일한 해결책은 金正日 정권 붕괴와 한반도 통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후인1945년 당시 한반도 분단은 잠정적이었던 거였다. 독일도, 베트남도 통일했다. 한국이 못할 이유가 없다.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고 한국도 원하는 것이다.
Q. 한국은 미국 주도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하지 않는 등 미국의 대북압박에 적극 동조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 나는 한국이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좀 더 잘 이해하길 바란다. 우리 정보에 따르면 북한인의 평균 몸무게와 키가 한국인보다 작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이고 성공적인 민주주의와 경제를 누리고 있다. 불쌍한 북한주민은 억압받고 있다. 많은 한국인들은 이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미국과 비슷한 정책들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Q. 당신은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를 분명히 보았다고 밝혔다.
- 매우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2003년 이 문제가 나왔을 때 북한이 HEU를 개발하고 있다는 데 의견의 차이가 없었다.(그는 당시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였다) 얼마 전 국가정보국(DNI) 관리(조셉 디트라니 국가정보국 북한담당관) 증언을 자세히 보면 4년 전에 얻은 정보와 모순되는 것이 없다. 정보의 신뢰도에는 변화가 없다. 그것은 정치적 판단이다. 핵무기를 추구하는 이란과 북한 등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인식하는 정도에 대한 것이다.
Q. 金正日이 핵프로그램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金正日이 자발적으로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환경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 핵프로그램은 일본, 미국, 한국, 중국 등의 위협을 억지하고 자신의 주민들을 통치하는 상징이다. 그는 북한 내부적으로 매우 취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을 얻기 위한 협상이 성공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Q. 한 인터뷰에서 당신은 북한 핵프로그램을 제거하는 방법은 정권교체(regime change)라고 강조했다.
- 金正日이 자발적으로 핵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그는 제거(remove)될 필요가 있다. 북한 정권이 약해 붕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어떻게 金正日을 제거하느냐?
- 탈북민이 북한을 나와 비무장지대(DMZ)를 건너 한국의 헌법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 헌법에 따르면 모든 한국인은 한국의 국민이다. 궁극적으로 한국이 민주 정부로 전 한반도를 통치할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철의 장막이 무너진 것과 마찬가지다. 풍선을 핀으로 터뜨리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에 대한 많은 압박 중 하나다.
Q. 군사적 공격을 통한 金正日 제거 가능성은?
- 테이블에서 배제해서는 안 되는 옵션이다. 누구도 전쟁으로 치닫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걱정할 것은 아니다. 북한을 내부적으로 붕괴시킬 많은 방법이 있다고 본다. 탈북민은 북한정권의 취약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들이 이를 한국인들에게 설명하고 한국인들을 이를 기초로 북한주민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생각을 모으는 게 좋다.
Q. 부시 행정부는 북핵만 폐기되면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할 수 있다는 자세다. 미국에게는 북핵만 중요한가? 북한 폭정은 상관없나?
- 그것이 이번 거래의 문제 중 하나다. 많은 이슈가 있다. 단지 핵무기만 문제가 아니다. 생화학, 재래식 군사, 탄도미사일, DMZ, 인권침해, 납북 한국인과 일본인, 위폐제조 등의 불법활동 등 북한정권 전체가 거대한 범죄집단이다. 이 모든 것이 양국 국교정상화 전에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
Q. 2·13 북핵합의에는 별도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를 논의하기로 되어 있다.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등 평화체제가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 한국의 적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언제든지 정치·경제적으로 북한 정권을 정당화시키는 것은 그 정권이 계속되도록 돕는 것이다. 그것은 실수이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거래에 분노하는 이유다. 이번 거래는 매우 일방적이고 북한에 이롭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Q. 6자회담이 동북아 평화 안보 메커니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할 일은 동맹조약을 갖고 있는 한국·일본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북한은 해결자의 일부가 아니라 주된 문제거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