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 예비대선주자들이 단식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28일 현재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단식 중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 본청 입구에서 단식 중인 천정배 의원 측은 한미FTA 반대농성의 이유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한미FTA의 취지에 공감하지만 그 과정이 문제'라고 단식농성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협상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했다. 먼저 민생정치모임을 이끌고 있는 천정배 의원의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천 의원의 단식농성장은 국회 본청 입구 좌측에 있다. 천 의원은 마침 방문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옆에 있던 천 의원 측근에게 '의원님과 인터뷰가 가능하냐'고 묻자 '의원님께서 기자와의 인터뷰는 사절하라 하셨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는 수 없이 천 의원 측근에게 물었다. 첫 번째 질문은 한미FTA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냐는 것. 가장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이다. 법무장관까지 지낸 법률전문가 천 의원 정도면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협상의 구체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는 말 뿐이었다. 천 의원 측근들로부터 받은 네 개의 단식농성 관련 보도자료에도 민노당과 범국본 등에서 홍보 중인 '쌀 시장 개방'과 '쇠고기 시장 개방' 문제가 전부였고 그 외에는 '한미FTA가 타결되면 서민과 중산층의 삶에 큰 고통을 주게 된다'는 주장 뿐이었다. '아니, 협상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면서 그 협상에 반대해 단식을 한다고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천정배 의원 측은 '저희는 원칙적으로 한미FTA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지금의 협상 과정이 잘못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협상을 일단 중단하고 다음 정권으로 넘기자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한미FTA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단식농성을 하는 의원 중 대체 누가 한미FTA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천 의원 측은 김근태 전 열린당 의장이라면 아마 뭔가 알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 중인 김근태 전 열린당 의원을 찾았다. | ||||
김 전 의장은 '지금 한미FTA협상을 정확히 아는 건 정부FTA협상단 밖에 없다. 아무도 모를 거다. 국가의 중차대한 협상을 하는데 이처럼 정부가 밀실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건 안된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다 알려달라는 것이나 국민들에게 전부 공개하자는 것도 아니다. 국가 간의 협상을 위해서는 보안유지가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니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에게 내용을 공개하고 대형을 갖춰 대미 협상력을 키우자는 말'이라면서 '제가 지금 단식투쟁을 하는 건 협상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협상 과정에 대한 반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한미FTA가 17개 분과별로 이뤄지는 아주 전문적이고 복잡한 협상 과정임을 강조했다. 때문에 아무리 국회의원이라고 하더라도 통상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없으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한미FTA추진지원단 등 정부 당국자들이 국회 FTA특위의원들에게 불성실하게 보고를 해 '의원들조차 한미FTA 내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부터 고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와 미국의 협상은 대학생과 초등학생 간의 싸움'이라면서 '초등학생이 대학생에게 준비없이 이길 수 있나? 미국은 의회와 협상팀, 통상전문가들이 대형을 이루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도 일단 협상을 중단하고 대형을 제대로 이룬 후 대등하게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과 두 달 전까지 열린당 의장이던 그는 협상 속도의 완급조절 필요성은 주장했지만 줄곧 한미FTA를 지지해왔다. 그런 그의 말을 직접 들은 바 있었기에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그의 말에 점점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그때는 대통령이 추진하니 '모두 입닫고' 지지했던 것일까, 아니면 아무 것도 모르다 이제 뭔가를 알게 되어 단식농성이라는 극한 투쟁을 하게 된 것일까? 10여 분 정도 더 질문을 했지만 뾰족한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 ||||
하지만 시중의 여론은 이들의 바람과는 다르다. 문제의 실상을 파악하지 못한 채 단식이라는 극한행동을 한다는,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 때문에 이들이 대선불때기용 '쇼'를 하고 있다는 여론이 강하다. 일부에서는 '범여권에는 찬성이든 반대든 한미FTA에 대해 제대로 아는 의원이 없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은 범여권 예비대선주자들의 단식농성을 '대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쇼'라고 비판하기도 하다. 어떤 이는 심지어 '범여권이 만들려는 대통합 신당이 '쇼당(Show黨)'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28일 현재 천 의원은 단식 사흘 째, 김 전 의장과 무소속 임종인 의원은 단식 이틀 째다. 이들의 단식농성이 일부의 비난처럼 '쇼'로 밝혀진다면 범여권이 추진 중인 대통합신당 또한 '쇼당(Show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범여권 대선 예비주자들의 '단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전경웅 기자(enoch@freezone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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