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수도 있다'는 각오로 싸워야

敵들은 성 밖에 진을 갖췄다. 시청 앞 30만 동원력이 세상을 바꾼다.

汎우파의 착각이 있다. 2007년 12월, 정권(政權)은 「반드시」 교체(交替)된다는 것이다. 박근혜·이명박 지지자 간의 싸움도 같은 전제가 있다. 한나라당은 어차피 이기는데, 누굴 통해 이길지를 고민한다. 국회의원들도 「이겨 놓은 선거」로 본다. 이들의 관심은 2007년 대선이 아닌 2008년 공천(公薦)에 가 있다.


직업적으로 좌파를 관찰하는 입장에서, 이건 명백한 오만(傲慢)이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해야 간신히 정권이 바뀔 것이다. 정권 교체는 지극히 어려운 과제다. 여론조사의 환상(幻想)에 젖지 말고, 감춰진 진실(眞實)을 봐야 이긴다.


선거는 「여론조사」가 아닌 「동원력」으로 결정된다. 여론조사란 열심히 사는 생활인의 생각일 뿐이다. 동원력은 악귀 같이 달려드는 선동가의 숫자이다. 동원력은 돈일 수 있고, 언론매체일 수 있고, 집회현장에 사람을 모으는 힘일 수 있고, 거짓말을 지어내고 퍼뜨리는 능력일 수 있다. 문제는 「동원력」이 「생활인」의 생각을 왼쪽으로도, 오른쪽으로도 몰고 다닌다는 점이다. 대중의 마음엔 눈이 없다. 여론조사란 뜬구름 같은 것이다.


우파와 좌파, 전체적 동원력을 비교하면 1;5 정도. 좌익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좌익은 지금 이슈를 고민할 뿐이다. 이슈는 만들면 그만이다. 反FTA를 통한 反美이건, 조총련 민족학교를 통한 反日이든, 노무현·김정일 회담을 통한 平和건. 이슈를 만들어 미선이와 효순이를 만들고, 열사와 영웅과 신화를 만들 것이다.


시청 앞 30만을 모으는 세력이 세상을 바꾼다. 좌익은 2004년 10월4일 국가보안법폐지를 반대하는 20만 시민을 보고 공포에 빠졌다. 집회를 한 번 더해 30만을 채웠다면 노무현 정권은 무너져 버렸을 것이다. 지난 3월1일 김정일과 노무현에 반대하는 30만을 모으려 했지만, 결과적으론 흡족치 못했다. 우파의 동원력은 그만큼 약화된 상태이다.


언론, 노조, 농민단체를 장악한 좌익(左翼)의 동원력은 최소 30만으로 봐야 한다. FTA 예를 들자. 노무현은 FTA를 체결한다며, 가장 중요한 對국민설득은 하지 않는다. 당내의 찬성자들마저 外製주전자를 들려 농성장으로 등을 밀었다. 노무현의 FTA에 대한 이율배반적 행태는 反美세력 결집을 위한 음모론에 힘을 싣는다.


FTA로 동원된 노동자, 농민, 학생 중에서 「가냘픈」 열사가 나올지 모른다. 「순박한」음독자도 생길 수 있다. 시민단체(?)는 거짓말을 만들고, 언론기관은 거짓말을 유포한다. 그리고 11월과 12월, 시청 앞이 FTA를 반대하는 30만 개의 촛불로 다시 메워져 버리면 정권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2007년 12월, 질 수도 있다.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긴다」는 각오로 싸워야한다. 그래야 주적이 보이고 칼끝이 적을 향한다. 적들은 성 밖에 진을 갖췄다. 밥그릇 싸움은 이긴 다음 해도 늦지 않는다. 대세론과 내분, 이건 필패의 함정이다.

 

※이 글은 정치웹진 프리존에 기고한 글입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