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개방 물꼬 트인 지 오래

평양 외국어 대학에서 온 편지②/"북한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김정일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마음이다"

[3월 31일, 중국의 본방 통신원을 통해 평양외국어 대학 관계자의 편지가 또 다시 전달됐다. 그는 편지에서 “북한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김정일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마음이다. 그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개방의 물꼬가 트인지 오래다. 한번 트인 물꼬를 따라 이들의 마음이 惡의 김정일정권 붕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아닌가”고 말했다] *아래는 정하진(가명)씨의 편지 전문.

최근 북한 전역에서 김정일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과 동요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김정일 비난 유인물살포와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훼손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함경북도 함흥시 연지동 로터리부근에 있는 김일성을 형상한 유화에 누군가 흙탕물을 뿌린 것이 발견되어 온 도시가 발칵 뒤집힌 바 있다. 道보위부와 인민보안성에서 사람들이 긴급 투입돼 주민들의 통행을 차단하는 한편 유화 주변에 흰색차일을 두르고 서둘러 원상수복 놓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몇 달 전 全조선중앙방송위원회 앞으로 한 통의 투서가 날아든 적도 있다. 투서에는 김정일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폭로하고 김부자에 대한 우상화 선전을 그만두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었다.

이 사건이 있은 후 인민반과 직장은 물론이고 인민학교와 중학교에까지 보위원들이 일제히 파견되어 모든 사람들이 몇 날 몇 시에 어디서 무었을 했는가를 적어내도록 하는가 하면 필적대조를 위해 문장을 받아쓰도록 하고 있다. 특히 방송위원회 앞으로 온 투서의 발신지가 함흥으로 되어있어 보위부와 보안성은 물론 도당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사건수사에 나선 사람들은 지금 도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필적을 하나하나 컴퓨터로 감정하고 의심되는 필적의 당사자를 불러 지켜보는 앞에서 직접 다시 쓰게 하고 있다.

반당, 반혁명분자의 색출이라는 명목 하에 현대기술에 의한 필적감정과 같은 모든 수사력을 다 동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범인'은 한 명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일 초상화에 빨간 페인트를 칠한 사건이 최근에는 평양에서도 발생했다.

또한 북한주민 내부에서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가고 있다. 심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앉으면 탈북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화제에 올리곤 하는데 예전과 달리 “탈북, 월남자들은 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들이며 운이 나빠 잡히지만 않으면 성공한 인생들이다” “한국이라도 발전하니까 거기서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니 다행스럽다” 등의 긍정과 동경의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

북한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김정일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마음이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개방의 물꼬가 트인지 오래다. 한번 트인 물꼬를 따라 이들의 마음이 악의 김정일정권 붕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아닌가.

정하진 (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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