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日정권 중장기붕괴 모델

"북한전역(全域)에서 「金正日 비난 유인물」살포와 「金日成·金正日 초상화훼손」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자유북한 對北방송>

북한 주민 여러분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서울의 김성욱 기자입니다. 오늘은 북한체제가 과연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분석과 예측을 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3월31일과 3월26일, 서울 자유북한방송으로 평양 외국어대학에 있는 한 관계자의 편지가 전달된 바 있습니다. 편지에는 金正日 정권에 대한 체제이반, 민심불안의 사실관계를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북한전역(全域)에서 「金正日 비난 유인물」살포와 「金日成·金正日 초상화훼손」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이는 金正日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과 동요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얼마 전 함경북도 함흥시 연지동 로터리부근에 있는 「金日成을 형상한 유화」에 누군가 흙탕물을 뿌린 것이 발견돼 온 도시가 발칵 뒤집힌바 있다. △ 몇 달 전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앞으로 한통의 「투서」가 날아들었다. 투서에는 金正日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폭로하고, 金부자에 대한 우상화 선전을 그만두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었다. △최근 평양에서는 「金正日 초상화」에 빨간 페인트를 칠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편지에 따르면 북한주민 내부에서 탈북민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합니다.

 

《심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앉으면 탈북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화제에 올리곤 한다. 예전과 달리 『탈북, 월남자들은 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들이며 운이 나빠 잡히지만 않으면 성공한 인생들이다』『한국(韓國)이라도 발전하니까, 거기서 민족(民族)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니 다행스럽다』 등 긍정과 동경의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


편지는 또 《북한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金正日이 아니라 북한주민들의 마음이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개방의 물꼬가 트인 지 오래다. 한번 트인 물꼬를 따라 이들의 마음이 惡의 金正日정권 붕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아닌가》라고 끝맺고 있습니다.


평양發 편지가 전하듯, 현재 북한은 체제 자체가 와해(瓦解)되고 있다는 게 일반적 분석입니다. 미국·일본·중국 등 외부압력 등으로 단기적(短期的)으로 붕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 중장기적(中長期的)으로도 크게 두 가지 형태의 붕괴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장기 붕괴모델 1. 개혁·개방 붕괴론>


 첫 번째는 개혁·개방에 의한 체제 붕괴입니다.


소위 「對北포용정책」의 전제인 북한체제 長期존속론은 金正日 스스로 핵무기를 폐기하고, 중국이나 베트남 수준의 개혁·개방을 한다는 연착륙(Soft Landing)시나리오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체제 長期존속론은 북한정권 붕괴론과 연결됩니다. 즉 金正日 정권의 경직성(硬直性)으로 인해 장기존속의 전제가 되는 「개혁·개방」이 「체제유지(體制維持)」가 아닌 「체제붕괴(體制崩壞)」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평양에 유학한 바 있는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을 하면 해외생활 특히 남한생활에 대한 정보에서 북한 주민을 격리시키는 방법이 없어지며, 북한 주민이 남한의 번영을 보게 되면 「같은 文化」·「같은 民族」으로서 「극적인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이때 북한 주민들은 金正日 정권을 나라를 다스릴 정통성(正統性)있는 정부로 보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중국식 개혁·개방은 북한식 통제시스템과 양립하기 어렵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2000년을 전후해 외부세계에 대한 소식을 많이 배우기 시작했으며, 향후 남한의 번영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 政治的으로 자유롭고, 經濟的으로 풍요로운 남한과의 통일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체제가 언제 무너지기 시작할지 알 수 없지만, 북한에서 개혁·개방이 진행되면 金正日 정권은 필연코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한마디로 북한의 개혁·개방은 「밑으로부터의 의식개혁」을 초래하는 金正日 정권의 「정치적 자살」이라는 게 란코프 교수의 설명입니다. 실제 북한의 엘리트들은 시장화 조치를 취했다가도, 정보유입으로 인한 체제붕괴의 두려움 탓에 「공포」·「테러」·「쇄국」이라는 예전 모습으로 환원해왔습니다.


<중장기 붕괴모델 2. - 국가해체론>


두 번째 붕괴모델입니다.


金正日 정권은 「밖으로부터의」개혁·개방을 통한 체제 붕괴(崩壞)와는 별도로 「안에서부터」체제가 해체(解體)되고 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는 한 나라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관료조직」, 「경제구조」, 「국민의 충성심」 등 내부요소들이 하나같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여 년 사이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공통된 증언입니다.


우선 춥고 배고픈 시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서 북한 주민의 충성심이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10여 년 전 탈북민들은 남한에 온 이후에도 金正日 뒤에 경칭을 붙여 부르곤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탈북민들은 한국에 발을 딛는 직후부터 金正日에 대한 비난과 욕설을 늘어놓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북한 내 대학생들 사이에선 金正日을 『장군님』으로 부르다간 「왕따」가 되는 분위기라고 전해집니다.


신지호 서강대 겸임교수의 지적입니다.


『지금의 북한 주민은 10년 전 어버이 수령의 장례식에서 오열하던 그 「충성스러운 인민」들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에 열중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인간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금 북한주민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원시적 형태의 황금만능주의, 배금주의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과거 수령과 인민이 한마음으로 결합되는 정치통합 기제는 기능정지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입니다.


둘째, 북한은 1994년 金日成 사망 후부터 본격적으로 당(黨)의 기능이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회주의 사회의 기본 골격인 배급제, 무상(無償)교육, 무상(無償)의료의 3대 시스템도 무너졌습니다. 2005년 9월 북한당국은 장마당에서의 쌀 판매를 금지시키고 과거의 식량배급제를 부활시키려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행정기능이 마비되면서 관료계급의 부정·부패 역시 늘어났습니다. 외국 투자자들에게 뇌물을 요구하고, 심지어 무상원조를 하러 온 사람이나 단체에게도 뇌물을 요구합니다. 지난 10여년 사이 북한 당원들의 횡령, 배임 및 뇌물수수는 세계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셋째, 북한경제는 이미 1960년대 초부터 외부의 지원 없이는 가동할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북한 정권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적화통일」과 「주민통제」가 「생산경제」보다 중요한 목적이었기에 소련과 중국을 통한 식량원조로 버텨나갔습니다.


1980년대 말 사회주의권 붕괴로 해외원조를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북한사회는 서서히 해체 과정에 접어들었습니다. 여기에 金正日이 선군(先軍)정치를 앞세워 정권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군사비를 지출하면서, 경제기능은 결정적으로 마비돼 버렸습니다. 서울대 안병직 명예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해방 직후 북한은 계획경제였기 때문에 경제회복이 빨랐고 발전수준도 높았다고 할 수 있지만 「내부발전 동력」까지는 갖추진 못했다. 일제가 남겨놓은 시설과 소련·중국으로부터 받은 원조를 합해서 경제를 상당 수준까지 회복시킨 데 불과할 뿐이었다. 이처럼 내부 동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과도한 군사비 지출을 하다가 결국 경제가 붕괴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평양발(發) 편지에 적힌 바와 같이 『북한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金正日이 아니라 북한주민들의 마음』입니다. 이들의 마음 하나하나는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모여 기운(氣運)을 모으고, 金正日 정권 붕괴라는 급변(急變)을 부르고 있습니다. 金正日 멸망, 이것은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벌어질 역사의 순리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성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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