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통한 심리전, 큰 효과 보았다

적과의 싸움을 포기한 대한민국
적과의 싸움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심리전, 심리전은 곧 정보전이다. 적이 처해있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아내는 것은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데 도 중요하지만 심리전을 펼치는데도 더없이 중요한 것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은 ‘인터넷’을 활용한 대남 심리전에 주력하고 있다면 남한은 ‘라디오’를 통한 대북심리전을 펼치고 있었다.

남한은 한국산 제품 등을 기구에 매달아 북한으로 띄워 보내는 심리전도 펼쳤는데 이에 대해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보내는 한국산 물품은 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처음에는 물품에 독이 있다는 선전을 믿고 먹지도 사용하지도 않았으나 개나 돼지에게 먹여본 후 이상이 없자 전량 취식하거나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장마당에서는 공공연히 남한이 투하한 물품이 인기리에 거래되었다.

탈북자들에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 투하한 여러가지 물품 중에 대북심리전 효과가 가장 큰 것은 소형 라디오였다고 밝혔다. 남한의 국방부가 진행했던 소형라디오를 보내는 심리전의 목적은 김정일 정권과 북한 주민을 분리하는 것이었다.

북한에서 생산되는 라디오는 주파수가 고정되어 있어 한국방송을 청취할 수 없었으나 남한이 북한에 투하한 라디오로는 한국방송 청취가 가능하다. 남한은 라디오용 충전지까지 딸려 보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했다.

평안남도 성천출신의 탈북자 김지송씨는 대학시절 산에 도토리를 채취하러 올라갔다가 남한이 보낸 라디오를 얻게 되었고 그것을 통해 정기적으로 남한방송, 미국의 소리 방송과 자유아세아 방송을 청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을 처음 들었을 때 일종의 죄의식을 느꼈다. 내가 지금 당과 조국, 장군님을 배반하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하지만 19살의 대학생인 나의 머릿속에 외부세계의 정보는 마약과도 같았다. 그래서 계속해서 들었고 결국 나는 의식의 변화를 일으켜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전 국가 보위부 요원출신의 채정민 씨는 “처음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들 라디오를 모두 수거할 수 있었으나 차츰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라디오를 통해 한국 소식을 접하고 점차 외부사정에 눈을 뜨게 되는 북한 주민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채정민씨는 계속해서 “우리 스스로도 놀랄 만큼 라디오 청취가 북한 주민들에게 준 충격과 영향은 엄청났다. 김정일 정권이 당황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요즘 인터넷을 활용한 대남 선전에서 큰 성과를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2000년 6월 이전까지만 해도 남한은 라디오를 통한 대북 심리전에서 상당한 효과를 본 것임을 입증해준다.

그러나 라디오 투척 등 한국의 ‘대북심리전’은 2000년 6월 이후 전면 중단됐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김대중이 “대북심리전을 중단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이후 남한은 북한에 대한 대북심리전을 전면중단한데 반해 북한은 인터넷을 통한 대남적화 심리전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이는 남한 내의 친북좌파 세력의 확장을 가져오는 근본 요인이 되고 있다.

김기혁 기자 kgi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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