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존경하는 친구들,
안녕하세요?
포근한 토요일이네요-근데 사실
아직 밖을 나가보지 않았어요.
학교를 갔다온 녀석의 친구가 함께 놀러와서
'아줌마-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해서
'외투없이 괜찮니?'하니
'오늘 날씨 끝내줘요'하는 바람에
아-봄날이구나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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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면 봄날처럼 젊고 싱싱해야 하는데
저는 파김치가 됐네요.
실은 어제 모임 때문에 심란해서지요.
어제 제가 아는 분들, 참 좋은 분들을
함께 만났어요.
그냥 저는 밥이나 먹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헤어지고 싶었으나--
요즘 모든 국민들 나라걱정하시기 때문에
또 한나라당 이야기 올해 대선이야기로
꽃을 피우게 됐습니다.
문제는 꽃을 피우면 좋은데
너무 열기가 올라가다 보니
꽃잎이고 잎이고 다 뜯어버리는
상황까지 온 겁니다.
'아무개 후보되면 절대로 안된다'
'왜 안되냐-그 양반이 좌파냐?'
'주변이 걱정된다. '
'검증해야 반드시 한다. 언론도 다 편들고 있어
검증이 안된다. 여론조사도 마찬가지이다.'
'여론조사가 데이터 갖고 하는데
어떻게 조작하냐-말도 안된다'
'어쨌든 나는 아무개가 안되면
절대로 한나라당 안찍는다'까지--
이렇게 양쪽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거의 '험악수준'까지 가는 것입니다.
전혀 이런 자리가 아니었는데--
저 역시 어찌나 괴롭고 솔직히 화도 나던지요.
'당안에서 편가르기하고 줄세우기하는 것도
지겨워죽겠는데 아니 그냥 저녁자리에서도?'
한숨이 푹-나왔습니다.
이루 말할수 없이 답답했습니다.
요즘 당원대회를 가보면
한나라당의 지구당 당원대회가 아닙니다.
'아무개 지지대회'로 돌변해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실종되고
언론에서 말 하는대로
'박근혜당' '이명박당'이 있을 뿐입니다.
'이건 아닌데--한나라당의 당원중에도
박대표를 지지하는 이도 잇고
이명박시장을 지지하는 이도 있다면
지구당 당원대회라면
정말로 당원들의 '드러나지 않는 선택'을 존중하며
오로지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 모두
치열하게 겸손하게 그리고 진실된 마음으로
노력하자는 결론을 내야 옳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요즘 당원대회를 보면
그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줄서기'에 따라
'아무개 후보 지지대회'로 되버립니다.
거기에서 끝나도 좋으련만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까지 이어집니다.
그런 자리에 '당원'의 한사람으로
있다보면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원래 이렇게들 하는 건가?
(제가 정치 들어온지 3년밖에 안되니,
수십년된 분들도 계시고--내가 뭘 한참 모르나?)
그래도 이렇게 하면 당이 쫄딱 망한다.
상식적으로 용기를 갖고 생각하자'
'이러다 8월말에 경선을 치르면
빅2 서로 회복할수 없는 상처를 입는 것
아닌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그 앞에 나선 의원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자기네끼리 대권 다 잡은 것처럼
물고 뜯고 싸우면 모습으로 국민들께 비치면--
여권의 신발매된 포장도 안뜯은 후보에게
국민의 상처받은 마음이
옮겨갈수도 있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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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번에 또 져?
전여옥-너도 고생은 쪼금 했는데 안됐다.
그 탄핵때 노빠들, 열린우리당의 의원이나
광신도같은 사이비부대변인급 논평에
파블로프의 개라는 소리까지도 들었는데
같잖은 열린우리당의원 사이버 테러에 기소돼
최후진술까지도 하며
그래도 정권교체 하나 보고 오늘까지 왔는데-
갑자기 눈앞이 캄캄하구나.'
'전여옥-너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는 수 밖에 없다.
5.31 승리때 얼마나 불안했나-
이 민심이 언제 준엄하게
또 한나라당을 심판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골이 송연했었지 않는가?
그래-한나라당이 실패하면
그날로 그만 둔다고 해잖은가?
너에게 허락된 확실한 정치인생은
지금으로서는 2007년 12월 19일이다.
그날 지나면 어찌 될지 모른다.
시한부인생처럼 하루하루 몸을 던져
일하자.'
'그리고 되면 모르지만
실패하면 그날로 한나라당 탈당계를 내자.
비례대표 그만두는데 그 길이
제일 빠르다.
여기 침묵하며 비방연설을 듣는
당원들도 내가 얼마나 한나라당을
사랑했는지는 알아주겠지-
탈당한다고
나쁜 사람이라고 배신자로는 안보겠지-'
별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지구당 당원모임에서의 그 답답함도 모자라
평범한 저녁자리도 이렇게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갈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저는 너무 슬펐습니다.
게다가 열혈후보 지지자들은
제가 양 빅 2후보를 비난한 것에 대해
엄청난 비난을 해왔습니다.
'너 많이 컸다. 은혜도 모르고--'
'누구쪽에 줄서기로 변심해냐?'
'너 그러나 양쪽에서 다 공천 못받는다'
'아무개 후보쪽에서 팽 당했다는 인터넷기사 봤는데
앙심품었냐?'
'난 아무개 되면 절대로 선거운동 안한다.'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전화로 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저는 그 분들과 상대하기 앞서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가까운 분들도 이러니--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저도 지지하는 후보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이 되던지
저는 그 다음날 부터 그 후보를 위해
온몸을 던져 선거운동을 할 것입니다.
공천 - 안받아도 좋습니다. 한나라당 지면
그만둘 사람이기도 하구요.
어차피 비례대표로 들어왔고
갑자기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
제가 수십년 공들여 들어온 것이 아니라
어느날 들어왔기에 때로 과분하고
때론 미련없이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해섭니다.'
'그리고 두 후보는 영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4700만중에 이렇게 사랑하는 받는 단 두사람이라면
국민의 70%가까이 지지하는 두 후보라면
그 자체로 영광되고 축복받는 인생입니다.
꼭 대통령 되어야 합니까?
이것만으로도 저라면 참 흡족하고 기쁘겠습니다.'
'그리고 두 후보 한편으로 불쌍하고 가여운
사람들 입니다.
지금 우리처럼 밥 한끼 편한히 먹겠습니까?
잠 한번 자고 싶은대로 잘 수 있습니까?
하루하루 가슴 쿵 내려앉는 일이 좀 많겠습니까?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천벌을 받겠다고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가엾고 안쓰럽게 생각해 주십시오.
두 후보 다 크게 품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한나라당으로 정권교체 할수 있고
그래야 이 대한민국 지켜집니다.'
결국 썰렁한 분위기에서 헤어졌습니다.
저의 동네에는 과일과 채소 도매시장이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할머니가 빈 사과박스와 채소상자를 거두며
리어카에 담고 계신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 할머님 오늘 얼마를 버셨을까?
어림계산을 하다 제 콧등이 시큰해졌습니다.
저 할머님의 곤궁한 삶을 보살펴 드리고
새벽까지 불을 환히 밝히고 일하는
상인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게 하는 것-
이게 정치아닙니까?
봄날인데 지금 한나라당과 두 후보는
'봄날'의 의미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2007년 4월 7일
전여옥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