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義세력은 아무리 변신해도 惡果만 맺을 뿐

노예폭정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이 어떻게 평화정착이 되는가?


- 김상철(자유지식인선언 공동대표, 변호사)

만사의 옳고 그름은 그 결과로써 판명된다. 심은 대로 거두는 법이다. 지혜자는 그 귀결을 시초부터 알지만, 우둔자는 결과가 나와도 모른다. 그러나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할 때라도 그 귀결을 헤아릴 수 있다면 낭패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과의 2ㆍ13 베이징 합의를 놓고 크리스토퍼 힐 등 미국의 협상파는 옥동자라도 낳은 양 애지중지하고 있고, 노무현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라도 가동되기 시작한 것처럼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10조 원이 넘는 전력, 식량, 비료 지원을 약속하며 열광해왔다.

그들의 기대와 분석은 이렇다. 김정일 정권이 핵개발을 한 것은 핵무기를 사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협상용일 뿐이므로 가장 비싼 거래를 성사시킬 기회인 이 때 핵을 포기하지 않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핵을 포기하여 미국으로부터는 종전선언과 수교를 통해 정당한 국가로 공인받고, 남한정부를 중심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초대형 지원을 받아 정권안정과 경제부흥을 얻는 길을 택하지 않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한반도에는 전쟁이 막아져 평화가 깃들고 사실상의 통일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선군(先軍)정치’의 폭력과 ‘어버이 수령’의 세뇌 아래 김일성ㆍ김정일을 ‘신격화’하는 우상숭배, 인간존귀성 말살의 전체주의 지배하의 사회를 어떻게 평화로운 사회라고 말할 수 있으며, 1953년의 스탈린체제 종말 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정치범수용소와 공개처형 등 ‘지상지옥’을 방불하는 노예폭정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이 어떻게 평화정착이 되는가?

1980년대의 동독에서는 서방세계의 TV를 자유롭게 보고, 주일이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고, 서독 사람들이 매년 250여만 명씩 방문을 했고, 동독사람들도 수십만 명씩 서독을 방문했는데도 이런 수준의 자유와 왕래를 가리켜 ‘사실상 통일’이 되었다고 말한 적이 없다.

이는 애초부터 잘못된 소리, 맞지 않는 생각이었다. 북한은 소위 2ㆍ13합의의 초기단계조치 시한인 4월 14일을 어기고 있다. 북한은 이를 준수할 생각으로 2ㆍ13합의를 한 것이 아니라 끝없이 새로운, 보다 고액의 대가를 챙기는 의도에서 한 것이다. 그것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정의감이 살아있다면, 아니 상식을 가지고 있다면, 김정일 정권이 불의의 세력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을 아무리 ‘사실상의 권력집단’이요 대화의 상대로 인정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김정일은 절대권력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총대’를 틀어쥐고 있어야 하고, 개혁개방을 한다면 절대권력의 기반이 다 무너지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 악의 화신이 악의 속성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2ㆍ13합의의 1차 이행시한이 4월 14일로 닥쳐와 악의 마각(馬脚)이 드러나게 되었으니 김정일로서는 일단 이를 감추거나 합리화시킬 술수를 부려보겠지만, 그 술수가 통하지 않으면 결국 포악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부터는 김정일의 포악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게 될 것이다. 불의의 세력은 아무리 ‘실용주의’의 변신을 할지라도 결국 악과(惡果)만 맺을 뿐이기 때문이다.

김상철(자유지식인선언 공동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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