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인종차별의 벽을 무너뜨린 재키 로빈슨 60주년 행사
어제(4월15일) 오후 10시간의 비행 끝에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한 나는 다저 스타디움으로 직행했다. 강연 여행을 주선해 준 김도우 통일문화진흥회장과 양준용 선생(前 경향신문 기자)이 미리 표를 예약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다.

오후 5시 조금 전에 스타디움 안으로 들어갔다. 5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 거의 차들어가고 있었다. 경기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이날은 '최초의 흑인 메이저 리그 선수' 재키 로빈슨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前身인 뉴욕의 브루클린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에베츠 필드에 등장한 지 6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재키 로빈슨 60주년'의 날이라고 하여 이날 치러진 메이저 리그의 모든 식전행사엔 그를 추모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로빈슨을 등장시킨 팀이었으므로 이곳 행사가 主무대가 되었다. 재키 로빈슨의 미망인인 라헬 로빈슨 여사는 아주 厚德하게 생긴 할머니였다. 지금은 로빈슨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최다 홈런기록 보유자인 행크 아론, 최초의 흑인감독 프랭크 로빈슨, 흑인 인권운동가 재시 잭슨, 전설적인 다저스 게임 중계 아나운서 빈 스컬리 등이 메이저리그 협회 총재인 버드 세리그와 함께 기념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한 마디씩 한 모든 사람들은 '재키 로빈슨이 야구의 인종차별 벽을 부숨으로써 야구나 스포츠뿐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의 地形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재키 로빈슨은 그 선구자 役을 맡을 만큼 자존심이 강하고 참을성이 있으면서도 실력도 좋았다. 1970年代에 사망한 재키 로빈슨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한 인생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한 중요하지 않다.(A life is not important except in the impact it has on other lives)'

이 귀절이 다저 스타디움 여기저기를 장식하고 있었다. 오늘날 미국 프로야구는 흑인에 이어 南美系,한국·일본系까지 참여하여 인재풀이 국제화되고 내용도 풍성하게 되었다.

재키 로빈슨이란 한 위대한 도전자의 용기와 희생이, 그리고 그를 키워준 다저스 팀의 안목이 피부색의 벽을 무너뜨리고 야구도, 미국도, 그리고 우리의 삶도 즐겁고 보람되게 만든 것이다.

10년 전 재키 로빈슨 등장 50주년 기념식 때는 클린턴 대통령이 연설했고 메이저 리그 협회 총재 버드 셀리그가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 '42'를 메이저 리그 전체 팀에서 영구히 은퇴시키기로(그리하여 어느 선수도 이 번호를 사용할 수 없다) 했다는 결정을 발표했었다. 이날 LA 다저스는 선수 전원이 '등번호 42'를 입고 나와 라이벌인 샌디에고 파드레스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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