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참을 수 있지만…

北 내부 전화 인터뷰/인민들을 옴짝달싹할 수 없게 조직이라는 거미줄로 꽁꽁 묶어 서로 통제, 감시.
북한 인민들 속에서 반정부 기운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어렵게 사는 것만 해도 지겨워 죽을 판인데 매일 같이 김정일을 따라 배우는 학습회요, 강연회요, 생화총화요, 기념보고대회요 하면서 사람들을 들볶을 때면 욕이 저절로 나간다.

북한에 새별군의 한 주민은 기자와의 직접 통화에서“요즘 사람들이 조직생활이 싫어 불만이 많다면서 나라에서 아무것도 해주는 것이 없으면서 모여라 헤쳐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이 있거나 아파서 조직생활에 못 참가하면 생활총화(매 주 토요일마다 조직별로 진행하는 자아비판) 때 집중비판을 받는다. 그리고는 자유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여 당비서의 눈 밖에 나면 참기 힘들 정도로 압을 넣는다. 그러면 할 수 없이 당비서에게 고여야(뇌물) 한다”고 말했다.

북한에는 각 부문별로 조직이 되어 있다. 우선 조선노동당이 있고, 당에 들지 못한 사람들은 직장인들은 직맹(직업총동맹), 여성들은 여맹(여성동맹), 청년들은 청년동맹, 학생소년들은 소년단 조직이 있다.

김정일은 조직생활은 신성한 의무이다라는 구호 밑에 북한 인민들을 옴짝달싹할 수 없게 조직이라는 거미줄로 꽁꽁 묶어 한 발자국도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들며 서로가 서로를 통제하고 비판하는 생활총화를 하도록 강요한다.

북한에서 진행되는 조직생활은 매주 진행되는데 일주일에 학습회(2시간) 1회, 강연회(2시간)1회, 생활총화(30분) 1회, 김일성 김정일의 말씀전달 (1시간) 1회로 각 부문마다 요일은 다르지만 이틀에 한번 꼴로 무조건 참가해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은 마음이 편해야 한다고 했다. 매주 한 번씩 생활총화를 할 때면 없는 말을 지어내서 해야 한다. 잘못이 없다고 생활총화에 참가 안하면 제재를 받기 때문에 없는 거짓말을 만들어 내서라도 비판토론을 해야 한다.

호상비판(남의 결함을 지적해서 비판하는 것)을 무조건 해야 한다. 남의 결함을 비판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모른다. 때문에 가까운 사람끼리 서로 비판하기로 약속을 하고 하지만 그래도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김정일 정권은 북한 사람들이 바라는 것처럼 가난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사람들을 노예처럼 얽어매는 조직생활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이금룡 기자 krlee2006@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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