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된 400여명의 탈북자들이 지난 24일부터 한국 정부를 규탄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탈북난민강제송환저지국제캠페인'(이하 국제캠페인)에 따르면 열악한 수감시설로 인해 고통받는 탈북자들이 몇 달이 지나도록 한국행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가 한국 정부 때문이라고 생각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국제캠페인 사무총장인 이호택 '피난처' 대표에 따르면 최근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남한행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탈북자들이 한국 정부에 대한 믿음을 잃은 것이 농성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체 한국 정부가 왜 이러는지 궁금하다'며 '이번 일도 탈북자 문제를 회피하려는 정부의 무관심이라는 고질병 같다'고 추측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 문제는 열악한 태국 이민국 수용소의 환경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탈북자로 파악이 되면 2~3개월 내에 한국으로 보내주던 한국 정부가 최근 들어 특별한 이유없이 탈북자들의 한국입국을 지연시키고 비행기가 예약된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미뤘다고 한다. 여기다 한국 정부가 '앞으로는 탈북자들에게 비행기 표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혀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현재 태국에는 400여명(남 100명, 여 300명)의 탈북자들이 불법입국 및 체류 혐의로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다. 그러나 이 시설은 최소한의 식수나 화장실조차 구비되어 있지 않을 정도로 매우 열악하다고 한다. '국제캠페인' 측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곳에 수감된 탈북자 상당수가 물갈이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생수를 부탁할 때도 있다고. 또한 300여명의 여성 탈북자들이 단 한 개의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단식농성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정부의 행동을 보면서 '과연 우리가 한국으로 갈 수 있을까'하는 확신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 사람들이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태국까지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었는데, 이 희망이 무너지자 열악한 환경에 대한 불만도 커지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대표는 '만약 이들에게 한국으로 가게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분명 참았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과 열악한 환경이 합쳐진 문제'라고 풀이했다. 그는 '정부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 언론에서 크게 떠들면 개입하고 그렇지 않으면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지금까지 그랬지 않냐? 이번 일도 그런 거 같다'며 동남아 지역 탈북자에 대한 당국의 미온적 대응을 질타했다. 그는 또한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같은 곳에서는 탈북자들이 한국에 오기 힘들다'며 '정부에서 이들(동남아 지역 탈북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외 탈북자 문제를 총괄담당한다는 외교통상부 남관표 정책기획국장은 <프리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 정부의 탈북자 관련 보도방침은 NCND(No Confirm Nor deny)'라며 이번 일에 대한 설명을 꺼렸다. 그는 먼저 <프리존뉴스>에게 '출입처 기자냐'고 묻고는 '아니다'라고 대답하자 말을 이었다.
남 국장이 설명하는 '탈북자 NCND 정책'의 가장 큰 이유는 '탈북자들의 안전' 때문이라고. 그는 '탈북자가 현재 어디에 얼마나 있고, 누가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를 밝히게 되면 해당 당사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위험에 처하게 된다'며 '때문에 우리는 탈북자 처리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해가 안되는 답변을 들은 후 '그렇다면 외통부는 탈북자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자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당연히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재차 질문하자 '저도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공무원이라면 대한민국 헌법을 당연히 따라야 하지 않겠냐'며 말을 정리했다.
범여권 정치인들의 공개적인 방북 정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탈북자들의 안전'을 위해 '탈북자 NCND 정책'을 주장하는 정부 당국이 이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전경웅 기자(enoch@freezonenews.com)
탈북자들, 왜 동남아까지 가나?
현재 탈북자들의 탈출 루트는 다양하다. 중국은 물론이고 동남아 국가, 몽고, 러시아를 통해서도 탈북이 이뤄지고 있다. 초창기의 탈북자들은 대부분 중국, 러시아 등을 거쳐 한국으로 왔다. 그러나 최근 북한 측이 중국 당국과 협조해 탈북자 체포에 현상금을 제시하자 중국으로의 탈출은 점점 더 줄어드는 반면, 먼 동남아로의 탈출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동남아 지역은 북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으며 한국, 북한 양 쪽 모두와 교류하고 있기 때문. 특히 자유진영인 태국은 탈북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태국으로 가지 못한 탈북자 일부는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탈출하기도 한다.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은 현재 동남아 각국마다 최소한 수백 명 이상의 탈북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문제는 이들의 한국 입국이 원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각 나라마다 탈북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동남아 국가들의 입장 또한 문제의 원인 중 하나다.
이호택 '피난처' 대표는 '동남아 국가들이 북한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이렇게 남한행을 지연시키는 게 어쩌면 탈북자들에게 '탈북하면 이렇게 고생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며 탈북자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무관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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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수감 탈북자 400명, 항의단식농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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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4-25, 13: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