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성 박사
북한의 핵 폐기 문제는 전망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①북한이 군사제일주의(Military First Policy)를 고수하느냐 여부, ②미국 부시행정부의 실제 신념(conviction) 여부, ③미국·북한관계 정상화 여부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것이다.
군사력, 북한의 유일한 협상카드
우선 군사제일주의를 살펴보자. 이것은 북한의 최고통치철학이다. 군사제일주의의 핵심 은 군사력이 △한반도공산화의 힘이요, △체제를 지키는 힘이며, △對南·對外 협상력이라는 것이다.
첫째, 군사력은 공산화통일(연방제통일)을 위한 원천이라는 것이다. 특히 「핵무기」는 「속전속결전략」·「기습(奇襲)전략」·「주한미군철수」를 통한 공산화통일 등 세부전략을 너무나 효율적으로 달성케 해 준다. 북한은 군사적 통일의 능력도, 의지도 버리지 않았음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군사력은 체제를 지키는 힘, 「체제옹호력」이라는 것이다. 이 원리를 강조하는 게 선군(先軍)정치이다. 선군정치로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김정일이 사회주의권 붕괴당시 루마니아 챠우체스코 처형을 보며 내린 결론은 『군이 확실히 보위(保衛)하지 않아 무너졌다』는 것이다. 「군이 보위하면 정권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이것이 선군정치다. 특히 김정일은 「핵무기는 정권을 지키는 수문장 중 가장 믿음직한 수문장」이라는 신념을 보유하고 있다.
셋째, 군사력은 對南·對外협상력이라는 것이다. 대량살상무기(WMD)개발 및 이미 건설된 군사력의 확산, 감축, 포기, 배치 등을 통해 협상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북한의 여건 상 군사력 카드 外 협상력을 제고시킬 다른 카드는 전무하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 폐기한다는 사실은 협상력 상실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 폐기한다는 것은 스스로 지고지상(至高至上)의 국가경영철학인 군사제일주의 포기를 의미한다. 이는 △공산통일의 원동력 포기이며, △김정일 정권을 지키는 체제옹호력의 해체이며, △김정일 정권의 對南·對外협상력 포기를 의미한다. 북한이 과연 이 모든 것을 다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부시의 실제 신념, 北核폐기 중요변수
다음으로 미국 부시 행정부의 실제 신념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학자에 따라 다양한 견해를 제시한다.
「부시는 종교적 신념의 소유자이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으로 전술적 변화가 생겼지만, 北核폐기라는 궁극적 목표는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는 주장과 「이라크전이라는 수렁에 빠져 너무 지쳐있고, 지난 해 말 중간선거 참패로 인해 對北유화정책을 펴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 대립한다.
부시 행정부가 北核폐기를 추구하는 특정한 원칙이 있는가와 관련, 최근 혼란스러운 신호들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 어디까지가 불변의 원칙이고, 어디까지가 불변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전술적 변화인지도 혼란스럽다. 정확한 신념을 알 순 없지만, 이것이 北核폐기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변수인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美北관계 정상화여부도 주요 변수이다. 美北관계가 정상화 여부는 핵폐기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 안보환경에 지각변동을 불러 올 수 있다.
北, 연방제통일 시켜주면 핵폐기 할 수도
北核폐기 여부는 △북한의 군사제일주의 고수여부, △부시행정부의 北核폐기에 대한 신념 보유여부, △美北관계정상화 여부 등 세 가지 변수들의 조합으로 결정될 것이다. 결론을 제시하기에 앞서 북한이 군사제일주의를 포기할 수 있는 조건을 살펴보자. 즉 미국이 어느 정도 양보하면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것인가?
두 가지 조건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김정일 정권의 존속 및 강성대국 건설을 확실히 해주는 것이다. 미국이 소위 對北적대정책을 폐기하고, 인권 등 북한 내부경영에 일체 언급하지 않으면서 경제지원 등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다. 둘째, 한반도는 민족 내부의 문제이므로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 미군철수든 연방제통일 등 이런 조건들을 모두 들어준다면 핵을 폐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 핵보유국 현실화 가능성도
결론적으로 100%완전폐기를 위해서는 미국이 △北核폐기의 신념을 고수하고 △美北관계는 정상화되며 △북한은 군사제일주의를 포기하고 △북한은 그 대가로 김정일 정권 존속, 강성대국 건설 보장, 연방제통일 여건 형성 등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데 이런 가능성은 희박하다. 100% 완전폐기는 사실상 어렵고, 대신 「부분폐기」, 「허상적 폐기(pseudo dismantle)」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군사적 강박에 의한 北核폐기」는 가능성이 대단히 희박하다. 그러나 △부시 정부가 北核폐기 신념을 고수하고, △북한은 군사제일주의 고수하면서, △美北관계가 결렬되고,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이 UN1718결의 다음 군사적 제재조치에 직·간접적 지지를 보내는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
북한이 군사제일주의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가운데, 미국이 北核폐기보다 美北관계정상화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계산할 경우, 北核폐기는 「교착상태」 혹은 「시간끌기」 상황이 될 수 있다.
北核폐기가 대단히 느린 속도로 진행되다가, 중간에서 폐기노력이 결렬 또는 좌초되는 경우에도 북한의 「시간벌기」 작전의 성공이다. 결국 이것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현실화됨을 의미한다.
정리 김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