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前 총리를 주시하라!

박지원 前청와대 비서실장은 범여권의 대선주자 0순위로 이해찬 前국무총리를 꼽았다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이후, 범여권의 대선 주자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범여권은 反(반)한나라당, 非(비)한나라당 연합세력을 총칭한다. 한 마디로 정권교체 반대세력이다.

범여권 대선 주자가 되려면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일치된 의견이다.

첫째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다. 노무현 대통령 개인의 인기는 바닥세이지만, 「노무현을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원했던 세력」들, 이른바 「진보」라 불리는 세력들이 이제는 「제2의 노무현」이 등장하여 아마추어가 아닌 진정한 선수들로 정권을 구성해 다시 한번 변화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력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失政(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표방하고 있지는 않지만, 국민의 30%에 이른다는 게 통설이다. 영남 출신, 40~50대의 중산층 가운데에도 상당수 포진돼 있다.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두 사람 모두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정치권의 정론이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 투표일까지 「살아있는 권력」인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다. 수많은 반대세력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여전히 「호남의 맹주」라는 점은 전남 신안ㆍ무안 보궐선거에서 입증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민주당을 껴 앉았다는 의미와 같다.

세 번째는 충청권의 지지다. 1997년과 2002년 두 차례 대선에서 충청권의 표심이 대권의 향방을 갈랐다. 이번 대선에서 충청권의 표심을 가름하는 풍향계가 대전 서구을 선거였는데, 대전의 중산층은 한나라당을 버렸다.

이 세 가지 요건을 그런대로 충족시키는 범여권 후보는 세 명이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해찬 전 국무총리다. 이들마저 불출마를 선언한다면, 손학규-정동영-문국현-천정배-김근태-유시민 등이 다크호스로 꼽힌다.

열린우리당 의원이면서 대통령 정무특보인 김혁규 전 경남지사는 첫 번째 요건(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은 확실히 갖추고 있으며, 두 번째 요건도 그리 나쁘지 않다. 본인의 대선 출마 의지가 확고하며. 재력도 상당하다. 나이(1939년생)가 많다는 점이 약점이었으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1941년생)과 비교하면 별 문제가 아니다. 경제전문가 측면에서는 이명박 전 시장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는 5월 중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1944년생)도 첫 번째 요건을 확실히 갖췄다. 본인의 고향은 이북이지만 남편이 영남 출신이다.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점, 이른바 「진보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항마로 예상된다. 그녀 역시 5월 중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사람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다. 노무현 대통령이 총애한 국무총리였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도 확고하다. 가장 강점은 충청도 출신(충남 청양)이다. 나이(1952년생)도 젊다. 박근혜 전 대표와 동갑이다.

골프로 인해 낙마한 점, 의정 단상에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입씨름한 점을 약점으로 꼽고 있으나 이는 한나라당 시각에서의 분석이지 反(반)한나라당 전선에서는 약점이 될 수 없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기자와 사석에서 만난 자리에서 범여권의 대선주자 0순위로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꼽았다.

골프로 인해 낙마했기 때문에 이해찬 전 총리를 대선 주자로 꼽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본인 역시 대선과 관련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그는 열심히 「내공」을 쌓고 있다. 대통령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점, 조만간 미국을 방문하는 것도 내공 쌓기의 일환이다.

이해찬 전 총리는 나서지 않고 세월을 기다리고 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줄줄이 낙마할 경우, 그에게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뇌리 속에 부정적으로 박혀있는 「골프 이미지」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가 관건이다.

다크호스로 꼽히는 손학규-정동영-문국현-천정배-김근태-유시민 후보군은 자력으로 출전하기는 힘들고,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부상을 입고 출전을 못할 때 기회가 주어진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4ㆍ25 재보선 결과와 범여권의 잠룡으로 꼽혔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 판도는 큰 요동을 치고 있다. 대선까지는 7개월이 남았다. 그동안 선두권에 선 이명박-박근혜 진영은 벌써부터 피로감이 엿보이나,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추월할 기회를 넘보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한 중간 간부는 『관료사회에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의원은 『정권교체 가능성이 아직까지는 51대 49로 우리가 이기는 상황인 것 같은데 좋지 않은 조짐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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