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이다. 이명박 박근혜의 싸움을 1년이 다되도록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우리가 과연 이 정도 수준의 정치에서 살아야 하는가? 대한민국이 그것밖에 되지 않는가? 박근혜, 벌써 몇 개월째 이명박 검증 타령을 유성기처럼 돌리고 있는가. 5개월째. 한 방에 날릴 ‘무엇’이 있다면 신문에 나지 않은 큰 것을 골라 터뜨려 버리든지, 누구처럼 검은 장갑 끼고 날려 버리든지. 이명박은 1년째 경선 룰을 고쳐달라고 궁시렁대고 있다. 고쳐도 또 불공정하다고 뒷소리하고. 경선 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시합에 나서지 말든지, 정 질 것이 겁나면 아예 따로 경기장과 100% 이기는 룰을 만들어 혼자 뛰는 체육관 선거를 하든지. 박근혜 이명박은 일도 저지르지 못하면서 그야말로 ‘밴댕이 소갈머리’ 싸움만 하루가 멀다하고 벌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만 끝나가면 그 피곤한 정치에서 졸업할 줄 알았더니 이명박 박근혜는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시간 장소 가리지 않고 시시콜콜 따지려들고, 얼굴 붉히며 화내고, 가르치려 들고, 막말하고, 그래도 성이 풀리지 않으면 옆 집에 들리든 말든 꽥꽥 소리 지르며 살림살이 집어던지는 ‘품격(品格)없는 논쟁 소리’가 연속극처럼 한나라당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아기 낳아보지 않은 사람은 보육과 교육을 모른다? 누구 말인가? 이명박은 박근혜에게 뭐라고 변명했는가? “옛날부터 해 온 소리다.” 옛날부터 해온 말이라고? 그런 품격없는 말을 하면서 살아왔는가. 박근혜는 그렇게 대놓고 발끈해야 직성이 풀린다? 얼마든지 순화되고 정제된 정치 용어로 반박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국민이 뒤로 돌아 흐뭇한 웃음을 짓도록. 이들이 한나라당의 4·25 재·보선 참패 이후 화합한다며 만났다가 판을 깨고 나가버린 것은 기본적으로 두 사람이 국민을 졸(卒)로 보며 인생을 살아왔다는 생생한 증거다. 이명박의 오늘? 박근혜의 오늘? 풍찬노숙하며, 국민을 왕으로 모신다고 생각하면서 잔뼈가 굳어온 인물들인가? 참아왔던 보수·우익 세력은 지금 묻고 있는 것이다. 누구 덕에 이 자리까지 올랐는데 지금 와서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느냐고. 미국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배럭 오바마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품격을 지키고 있다는 소릴 들어보았는가. 피부와 성(性)이 달라도. ‘국격(國格)의 차이’에 부끄럽다. 큰 인물에겐 비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의 냄새’다. 이명박과 박근혜로부터는 ‘사람의 냄새’를 맡을 수가 없다. 그저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 ‘장사꾼 정치’‘권력 만능 정치’가 체질화되어가고 있다. 국가 명운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큰 정치가 아니라 한마디로 ‘좁쌀 정치’다. 사사건건 주판알 튀기고, 벌써 권력을 잡은 듯이 치고 패고 싸우고. 본색(本色)인가? 박근혜 이명박 누구 한 사람 ‘나보다 나라를 이끌 능력이 뛰어나면 양보하겠다’는 입에 발린 소리조차 왜 못하는가. 박근혜는 제2의 대처 총리가 되겠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존경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열차 페리’ 하나 덩그러니 내놓고 대처가 되겠다고? 이명박, 국민 소득 4만달러를 만들겠다고? ‘한반도 대운하’ 하나 내놓고. 전 세계를 꿰뚫어 보고 있는 국민 수준을 모독하는 것이다. 싸우느라 정책 대결 한번 하지 못하고 있다. 지지도 올린다고 벌써 지구 몇 바퀴 거리가 될만큼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슬로건다운 슬로건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 4년이 넘게 준비해왔다면서. 보수·우파는 지금 빅2 싸움에 진이 빠져 정신적 공황에 이른 사람도 많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없다. ‘좁쌀 정치인’들이 정권을 잡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 범여권에선 아직 후보 윤곽도 나타나지 않았다. 분명한 사실은 보수·우파가 이명박 박근혜에게 제발 정권교체 좀 해달라고 애걸하고 싶은 인내의 한계를 이미 넘어섰다는 점이다. 박근혜 이명박이 경선 룰을 놓고 싸우든 말든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다. 단지 보수·우파가 두 사람의 볼모는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이번에 ‘마지막’으로 보수·우파는 독한 마음을 먹고 결단해야 한다. 보수·우파가 더 이상 굴욕을 참아서는 안된다. [[윤창중 / 논설위원]] |
이번에 ‘마지막’으로 보수·우파는 독한 마음을 먹고 결단해야 한다. 보수·우파가 더 이상 굴욕을 참아서는 안된다.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