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방북으로 '좌익세력 결집' 나서나

'반(反) 한나라 전선' 공감대 형성?
범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의 방북이 정치권에 여운을 남기고 있다.

손 전 지사는 9일 오전 방북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정상회담이 언제라도 개최되면 좋다고 생각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손 전 지사가 방북을 감행한 현 시점은 정운찬 전 서울대학교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 대선주자 손학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 동시에, 북한이 여전히 2.13 합의의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손 전 지사의 방북이 범여권의 핵심 지지세력인 좌파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손 전 지사의 방북길에 동행하는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같은 분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손 전 지사가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측과 가질 예정인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토론회’에 참석할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은 지난 2004년 12월 당시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위한 원로 선언’에 동참한 좌파 인사다.

당시 선언에는 강만길, 박형규, 함세웅 등 극좌인사들이 참여했다. 역시 이 토론회의 참석 예정자인 경남대학교 김근식 교수도 지난해 8월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국립 현충원을 참관하는 것과 혁명열사릉을 참관하는 행위는 결코 상대체제에 대한 충성맹세가 아니며 단지 화해협력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열린 자세의 하나일 뿐”이라는 주장으로 당시 논란이 됐던 일부 노동계 인사들의 혁명열사릉 참배를 두둔한 바 있다.

‘반(反) 한나라 전선’ 공감대 형성?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오는 12월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의 집권으로 인해 좌파정권이 종식되고 김정일 정권의 인권탄압 및 대남공작 실적이 국민들에게 공개될 경우, 대북강경 여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핵개발과 군비증강에 전용될 여지가 있는 대북 현금지원도 전격 중단될 수 있어, 김정일 정권이 뿌리부터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이유로 북한은 ‘한나라당 집권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북한당국은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한나라 당이 집권하면 한반도는 전쟁에 휩싸일 것’이라며 ‘반(反) 보수 대연합’ 결성을 촉구한 상태다. 이런 북한이기에 ‘반(反) 한나라당’의 기치를 내건 범여권 선두주자 손학규 전 지사를 전략적 동반자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평가다.

또 북한 잡지 ‘통일신보’는 지난해 7월 ‘남쪽의 대선 후보들은 장군님을 접견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는 내용의 선전물을 배포한 바 있다. 손 전 지사가 북한 권력 실세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한나라당 집권 저지’라는 공감대를 확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손 전 지사는 남한 내 극좌세력의 리더로 급부상하며 좌파진영 최대 주주인 노무현 대통령 및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이미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의 후계자로 손 전 지사를 점찍었다는 설이 여의도 정가에서 유포되고 있다.

또한 빨치산 민주화인사 승격, 한미연합사 해체, 이적단체 자금 지원, 한총련 합법화 추진 등의 극좌 행보로 일관해 온 노무현 정권과 그 핵심 지지층의 노선도 손 전 지사의 그것과 이질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손 전 지사가 남북한 좌파 연합세력의 지원 하에 범여권 후보로 나서고 공영방송 및 시민단체 등에 의해 집중 부각될 경우에는 그 파괴력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앙대학교 제성호 교수는 정치웹진 ‘프리존’에 기고한 9일자 칼럼에서 “현재 손 전 지사의 여론지지도가 5%에 지나지 않지만, 범여권 단일 후보가 될 경우 최소한 그는 전체 투표의 40%를 얻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