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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환 명지대 초빙교수.ⓒ 프리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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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치체제의 특징: 북한은 흔히 전체주의국가, 병영 국가적 폐쇄체제, 공산당 1당 독재체제, 유사신정체제, 봉건왕조의 세습체제, 선군영도 체제 내지 군사중시체제, ‘수령·당·대중을 하나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로 만드는 사회주의 대가정론’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들은 김정일에 절대복종하는 수령유일지배체제로 요약될 수 있다. 오늘날 북한에서 김정일 수령 유일지배체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과거 김일성이 확립한 1인지배체제의 역사, 김정일이 1인 지배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안한 이론과 김정일 체제가 출범하면서 확립된 군사국가체제 등 세 가지 요인이다.
먼저 수령 유일지배체제의 역사를 보면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는 국민의 대표들로 구성된 국회가 제정한 헌법이 국가의 권력구조를 규정하고 있는 반면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헌법 위에 있는 공산당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에는 공산당 위에 또 수령이라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수백 년 전에 소멸된 절대왕정 시대의 왕들처럼 대를 이어 통치하고 있다.
김일성은 1945년 해방 후 소련 공산당의 후견으로 북한지역에서 집권을 한 후 1961년 9월 노동당 제4차 대회를 계기로 1인 지배체제를 확립하고 1974년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이라는 행동강령을 제시했다. 1994년 7월 8일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은 4년간의 유훈통치를 마치고 1998년 9월 5일 제10기 제1차 회의에서 헌법을 수정하여 자신의 체제를 출범시켰는데, 그 체제는 김일성 생존 시 확립된 수령유일지배체제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두 번째로 북한에는 수령유일지배체제를 북한주민들에게 반복 교육, 주입시켜 그들의 사고를 마비시킨 이론들이 있다. 김정일은 후계자로 공인된 1980년대에 들어와 수령유일지배체제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인민대중이 역사의 창조자이지만 지도자가 없는 대중은 무의식적인 비조직 군중에 불과하므로 혁명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수령이 필수적이라는 ‘혁명적 수령관’과 최고 뇌수인 수령이 주는 정치적 생명을 매개로 하여 어버이 수령-뇌수, 당-중추, 인민-지체의 관계를 이룬다는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제시했다.
이 이론들로 인해 역사를 창조하는 주체로서의 북한의 인민대중들은 수령의 지시를 충성을 다해 무조건 이행하는 객체가 되고 말았다.
세 번째로는 북한의 체제가 군사국가 체제임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인구의 반 이상이 군인이고 4대 군사노선, 유아기 때부터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교양사업과 군사교육, 군대식 일상생활은 김정일이 등장하기 전부터 확립됐다.
특히 김정일이 자신의 체제를 출범하면서 확립한 국방위원장 중심의 권력체제와 그가 제시한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과 ‘선군정치’라는 구호로 군사중심 지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식 변화와 그 전망: 김정일은 1990년을 전후 공산주의 국가들이 몰락하는 것을 보고 ‘북한식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변화는 김일성이 만들어 놓은 체제를 지속적으로 강화시키고 그의 교시를 새롭게 해석하는 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김정일의 ‘북한식 변화’는 정치적 민주화와 시장경제로 체제전환을 한 러시아, 동독 등 동구 제국과 다르며, 이념적으로는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하면서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한 중국, 베트남 식 개혁도 아닙니다. 또 한국이 기대하는 변화와 개혁과는 거리가 멀고 전망도 어둡다.
‘북한식 변화’의 결과는 실패하기 마련이고 유혈사태까지도 예견된다. 지금과 같은 ‘북한식 개혁’이 지속되면 주민경제는 더욱 피폐되고,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달러화 위폐, 마약의 제조・유통 등 각종 범죄행위를 계속 자행한다면 체제반대세력에 의한 내부 폭발(implosion)과 외부로부터의 제재에 의한 폭발(explosion)에 직면하게 되어 김정일 체제는 붕괴될 것이다.
최근 대외경제교류의 증가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포장된 좋은 물품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은 폐쇄사회인 북한 밖 세계를 알게 되고 미세하나마 자신들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것은 체제 불안정으로 연결되고 종국에는 분노한 북한 주민들이 감옥 문을 열 것이다. 1990년을 전후해 서방으로 탈출하는 동독 주민이 늘어나면서 동독은 물론 동구 공산 제국의 체제가 붕괴되고 자유민주주의체제로 전환되었음에 비추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탈북자의 추세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한국의 선택: 분단된 조국을 통일하기 위해 한국은 폭력혁명에 의한 베트남의 공산화 통일과 정치적 합의로 체제통합을 했으나 내전을 거쳐 통일한 예멘 사례보다 동독이 먼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한 후 1990년 10월 3일 독일연방에 가입함으로써 통일을 달성한 독일의 사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첫째, 한국 정부는 건국 후 성장, 번영해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기반으로 하여 평화·자유·민주·경제적 풍요와 복지를 구가하는 선진 국가로의 통일을 목표로 하면서 세계평화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창달에도 기여하는 대북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독일은 집권정당이 바뀔 때마다 통일정책에 변화가 있었지만, 몇 가지 기본원칙을 지켜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서독 기본법 전문에 통일보다는 자유를 더 중요시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공산화 통일 논의가 일절 대두될 수 없도록 하고 서독에의 동독 편입 가능성을 열어놓은 기본법 23조의 영토조항과 동독주민을 서독국민으로 인정하는 기본법 116조를 고수하는 한편 동독주민의 인권개선 등 인류보편의 가치를 신장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 것이 그러한 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이 공산화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6.15남북공동선언’의 제1~2항을 제멋대로 해석해 주한미군 철수, 공산당 활동 자유를 겨냥한 국보법 철폐, 연방제 주장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나 실제로 연방제를 구성하는 지방정부들이 서로 공존과 공영을 추구하고 정치이념과 경제체제가 동일하여야 하는 두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함을 밝혀야 한다.
둘째, 한국은 먼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제거된 상태에서 남북한 주민들이 상생과 공영을 하도록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정착과, 경제, 문화 교류 등 비정치 분야의 교류・협력이 균형적으로 병행 실현되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
김정일 체제의 구호인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이 김일성 시대에 구축한 사상, 군사 강국의 토대 위에 경제건설을 하여 한반도의 공산화 통일을 의미함을 밝히고 있고 화생방‧핵전력을 제외한 상황에서도 한국군의 종합 전쟁 수행능력이 북한군에 비하여 열세라는 평가를 고려하면 지금과 같은 일방적 대북지원과 교류·협력은 중지해야 한다.
한국의 대북 지원 및 교류ㆍ협력의 방식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긴급지원을 제외하고는 민간주도와 상호주의를 견지한 서독의 예를 참고하면서 이제까지 북한 당국에 ‘고기를 주는’ 일방적 지원보다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도움을 주고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식’으로 바꾸어져야 한다.
특히 민간 기업이 주체가 되는 남북한 간의 경협은 시장경제원리로 풀어야 한다. 만일 시장경제원리에만 입각해 경제협력과 교류를 한다면 그것은 지속될 수 있고 남북한 양측에도 경제적으로 서로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한국은 주한미군철수를 목표로 하는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주장에 동조해 자주와 군사동맹을 대립개념으로 보는 듯 하는 언행으로 미국과의 혈맹관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 등 주변강국들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최소한 북한의 핵 폐기가 구체적으로 실현되기 전에는 군사작전권 단독 행사는 유보하고 미국과의 군사동맹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독일은 통일추진과정에 적극적이고 명백한 지지를 보여준 미국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1990년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하여 소련에 상당한 액수의 긴급원조와 동독 주둔군 철수 비용 제공을 약속하여 독일통일에 대한 소련의 양해를 확보했다.
넷째, 디지털 정보시대에 맞춰 국민의 민도를 높이고 구태의연한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각종 제도를 과감하게 선진제도로 쇄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심각한 수준의 지역 반목과 대립, 세대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후진적 성향의 정치제도를 개혁하고, 절대빈곤층과 그보다 조금 나은 상대적 빈곤층이 전체 인구의 25%가 될 정도로 부와 복지가 편중되어 있는 ‘한국식 경제 풍요’를 시정하면서 젊은이들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치·경제·사회분야를 선진국 수준으로 쇄신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장기적 대책이지만, 한국의 정치, 경제 체제가 선진화되면 북한은 한국을 선망하고 공산화 통일정책을 포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령이 지배하는 북한의 정치체제가 동독처럼 완전 개혁·개방을 하여 우리와의 통일에 응하여 올지, 중국과 베트남처럼 경제 분야만 개혁·개방을 하는 부분적 개혁·개방을 할지, 체제와 정권유지를 위한 ‘북한식 변화’를 계속하다가 루마니아처럼 내부 봉기에 의하여 처형될지 또는 외부 압력에 의하여 붕괴될지는 한국이 하기에 달려 있고 그것은 한반도의 통일문제와 직결된다.
요약하면, 북한보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한 한국이 북한과의 대화에서 평화·자유·민주·복지 사회 건설·세계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존중이라는 분명한 목표와 원칙을 흔들림 없이 견지하면서 의연하고 당당한 대화 자세로 남북한 관계를 평화 정착·교류 및 협력·지원→상호 감사와 보람을 느끼는 선순환 관계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이 선진국 사회에 합류하도록 체제를 정비하고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조해 나가면 북한 체제의 변화나 전환을 견인할 수 있고 통일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1989년 10월 23일 동독의 라이프치히의 니콜라이 교회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신도들의 촛불 기도회는 눈 덩이처럼 불어나 12만 명 규모의 반체제 군중시위로 발전했다. 그것은 베를린 장벽과 동독의 공산주의체제가 무너지고 1990년 10월 3일 분단 통일이 하나 되는 시작이었다.
정리/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위 글의 출처는 인터넷 프리존뉴스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