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전 리뷰> 2007년5월호 (통권 제158호)
特輯 ‘지금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때인가?’
南北頂上會談에 대한 우리의 對應 方案
제17대 대통령선거를 7개월 남짓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은 단연 금년도 대선 정국의 최대 뇌관(雷管)으로 부상(浮上)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관해서는 지금 남의 노무현(盧武鉉) 정권과 북의 김정일(金正日) 정권 사이에 두 가지 사항에 관하여 기본적으로 이해가 일치하고 있다. 첫째로 한나라당에 의한 정권교체를 저지하고 현재의 ‘친북ㆍ용공ㆍ반미’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한 ‘반 한나라당ㆍ반 보수 연합전선’ 구축의 절대적 필요성을 공감한다는 것이고, 둘째로 이 같은 ‘반 한나라당ㆍ반 보수 연합전선’ 구축을 위하여 앞으로 적절한 시점에 기필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남의 노무현 정권과 북의 김정일 정권이 ‘남북정상회담’에 집착하고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지금 남한에서 전개되고 있는 정국의 양상은, 4.25 재ㆍ보선의 결과로 약간의 동요 기미가 없지 않지만, 앞으로 특별한 이변(異變)이 없는 한, 여전히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와 이를 통한 정권교체가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남의 노무현 정권과 북의 김정일 정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를 저지해야 할 절체절명(絶體絶命)의 필요를 공유(共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금 남한의 ‘범(汎) 여권’ 세력이 남북정상회담에 집착하고 있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는 대선 정국의 역전(逆轉)을 초래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것 이외의 다른 대안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대한민국에서 이번 17대 대통령선거 때 새로이 투표에 참가하는 200만명에 달하는 19-24세의 청소년 유권자들에 거는 기대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02년 대선 투표에 참가했던 기존 유권자들의 ‘반 노무현ㆍ반 열린우리당’ 정서가 구조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19-24세의 신참 유권자들의 존재는 ‘범 여권’ 세력에게는 마지막 남은 희망이다. 이 같은 사정은 가장 최근에 실시된 두 차례의 대선인 1997년의 15대 및 2002년의 16대 대선의 당락(當落)을 가른 표차가 각기 39만 표와 59만 표에 불과했다는 것과도 관련되어 있다. 즉 기존 유권자들의 투표에서 좀 밀리더라도 200만 명의 신참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에 따라서 선거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오는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통한 ‘친북ㆍ좌파’ 정권의 퇴출을 다짐하고 있는 보수ㆍ우익 세력을 긴장시키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및 남북관계에 관한 또 하나의 장밋빛 거대(巨大) 담론(談論)이라도 만들어 낸다면 남한 사회, 그 중에서도 특히 19-24세의 청소년 유권자들 사이에 2000년 6.15 선언 뒤에 그랬던 것처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등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마치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到來)한 것처럼 생각하는 환상(幻想)을 불러일으키고 그 결과 이번 대선이 ‘전쟁도발 세력’(한나라당)과 ‘평화애호 세력’(반 한나라당 연합세력) 사이의 대결이라는 ‘친북ㆍ좌파’ 세력의 선전ㆍ선동에 현혹되는 착각(錯覺)을 유도함으로써 이들의 표심을 오도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보수ㆍ우익 세력의 입장에서는, 지금 거론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하여 걱정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할지언정 굳이 이것을 가지고 공황(恐慌)을 일으킬 일은 아니다.
우선 이 문제와 관련하여 짚어 둘 일이 있다. 과거의 경험률(經驗律)이다. 대한민국 선거사(選擧史)는 ‘남북정상회담’이 불러일으킬 ‘북풍(北風)’이 노무현 대통령과 그 지지 세력이 기어코 이루어내고자 하는 ‘친북ㆍ좌파’ 정권 재창출에 확실하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보장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오히려 1995년 김영삼(金泳三) 정권의 대북 쌀 지원과 15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 1997년 김영삼 정권이 일으킨 ‘오익제(吳益濟) 편지 사건’과 15대 대통령선거 결과 그리고 2000년 김대중 정권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발표와 16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 간의 함수관계(函數關係)는 그 동안 남쪽에서 주요한 선거 때마다 불었던 ‘북풍’은 오히려 번번이 바람을 일으킨 쪽에 불리한 결과를 가져 왔음을 보여 주었다.
더구나, 지금 우리 사회서는 그 동안 누적되어 온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失政)과 종잡을 수 없는 언행(言行)에 대한 국민적 염증(厭症)으로 인하여 소위 ‘노무현 디스카운트’ 현상(現象)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가 제안했다가 여론의 역풍(逆風) 때문에 결국 철회하고 만 소위 ‘원포인트 개헌’ 문제와 마찬가지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국민 여론도 찬성 여론이 60-70%에 이름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 임기 중에 이를 개최하는 데는 반대하는 여론이 50-60%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정상회담이 개최되더라도 대선에서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견이 68.9%, “바꿀 수 있다”는 의견이 22.2%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2007년1월19일자 CBSㆍ리알미터 공동 조사)도 있을 정도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작금 ‘범 여권’ 인사들의 평양행 러시와 아울러 노무현 정권이 보여 주고 있는 남북대화의 행보는 5월 중 경의선ㆍ동해선 남북 연결 철도 개통 → 6월 중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열차편 평양방문 및 6.15 남북행사(평양) → 8.15 남북행사(서울) 및 이를 전후한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수순을 예상하게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큰 변수는 있다. 베이징 6자회담이다. 6자회담은 지금 마카오 BDA 은행 예금계좌의 북한 돈 이체 문제로 ‘2.13 합의’의 이행 일정이 한 달 이상 지연되고 있다.
아마도 6자회담의 이 같은 파탄 상태가 수습되지 않고 더 이상 지연된다면 남북정상회담 추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2.13 합의’ 이후 노무현 정권이 남북정상회담 길 닦기 용으로 추진하는 40만 톤의 대북 쌀 지원 및 8천만 달러 상당의 대북 경공업 원자재 공급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면, 가까운 시일 안에 BDA 은행의 북한 돈 문제가 마무리되고 6자회담의 진행이 일단 정상화되면 남의 노무현 정권과 북의 김정일 정권은 남북정상회담을 실현시키는 데 이를 이용하려 기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남북의 두 정권이 한반도의 평화, 남북관계 및 북핵 문제 해결에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가공적인 거대 담론을 조작하고 6자회담의 파국 모면도 그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허구를 조작하여 이를 남한의 대선 정국에 접목시킴으로써 ‘반 한나라당 연합전선’에 유리한 여론 몰이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에 관하여 한나라당과 보수ㆍ우익 세력은 이 같은 가능성들을 염두에 두고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의 남은 임기 중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 반대하고 한다면 다음 대통령 임기 중에 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는 6자회담 ‘2.13 합의’의 ‘초기단계’와 ‘다음 단계’ 기간 중 북한이 약속 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함으로써 신뢰의 기초를 마련한 뒤에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고 이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는 노력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이와 아울러 남의 노무현 정권과 북의 김정일 정권이 12월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기필코 남북정상회담을 실현시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한편으로 남북정상회담 개최 저지 노력을 전개하면서 동시에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남북정상회담 개최 준비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왕에 추진되었던 남북정상회담은 두 개의 상반된 준비 패턴을 보여주었다. 1994년 김일성의 돌연한 죽음으로 유산(流産)된 남북정상회담 때는 남의 이홍구(李洪九) 통일부총리와 북의 김용순(金容淳) 조선노동당 비서 사이에 판문점에서 투명하게 개방적으로 진행된 회담을 통해 준비가 이루어졌다. 반면, 2000년6월 김대중 대통령(당시)의 방북에 의한 남북정상회담의 준비는 남의 박지원(朴智元)과 북의 송호경(宋浩景) 사이에 중국에서 진행된 ‘밀실거래’를 통해 준비가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4억5천만 달러 이상의 ‘검은 돈’이 북한에게 건네지기도 했다. 이번에는 준비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함으로써 2000년에 일어났던 ‘밀실거래’의 재연을 막아야 한다.
이와 함께 보수ㆍ우익 세력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의제 문제에 관한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하고 이를 공론화하여 노무현 정권에게 이의 수용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되어서는 안 될 문제와 논의해야 할 문제를 구분하여 제시해야 한다. 예컨대,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남북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합의사항의 이행을 강조하는 것 이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서는 안 된다. 만약 그렇게 할 경우에는, 북핵 문제 해결을 남북한이 주도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킴으로써 6자회담에서의 북핵 문제 해결 협상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또한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소위 ‘연방제’를 포함하여 남북의 ‘통일’ 문제를 논의해서는 안 된다. ‘연방제’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1민족ㆍ1국가’의 통일국가 안에 ‘공산당 1당독재 국가’인 북한이 들어오는 것은 공산당을 불법화시키고 있는 현행 헌법이 사전에 개정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 헌법이 허용하지 않는 위헌행위가 된다. 뿐만 아니라, ‘통일’ 문제에 관한 한, 민주적 방법에 의거하여 주민들의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을 상대로 이를 논의하는 것은 부당하다.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분단된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남북정상회담의 의제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해야 한다.
첫째로는, 국군포로와 함께 납북어부와 KAL기 승무원 등 납북인사들의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이 문제는 종전처럼 남북적십자회담에서 개별적으로, 그것도 인도적 차원이 아니라 북한의 정치적 목적을 충족시키는 방편으로, 다루어지는 것을 계속 허용해서는 안 된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심인(尋人) 사업’ 방식에 의거하여 전체 대상자의 생사 여부와 주소가 확인되고 그 바탕 위에서 상봉과 서신교환 및 궁극적으로 본인 의사에 따른 가족과의 재결합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근본적 해결이 모색되어야 한다.
둘째로는, 정치범 수용소는 물론 언론, 신앙, 출판, 집회 및 표현의 자유와 탈북자 방지 및 지원 대책을 포함하는 북한 사회의 정치적 민주화 문제를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다루어야 한다.
셋째로는, 대북 경제지원 문제를 의제로 다루되 종래처럼 오히려 김정일의 전근대적인 수령독재 체제를 도와주는 내용으로 이루어지는 대북 ‘퍼주기’는 지양되어야 하며 ①개인숭배 지양ㆍ②‘인치(人治)’의 ‘법치(法治)’로의 전환ㆍ③‘시장경제’의 수용을 내용으로 하는 ‘중국식 개혁ㆍ개방’의 수용 등 대북 경제협력의 ‘전제조건’을 제시하여 이에 대한 북한의 수용을 요구하고 그 같은 요구가 충족과 대북 경제지원을 연계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최종 목적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 사회 건설...”이라는 조선노동당 ‘규약’의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 이 문제는 북한이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연계가 가능하다. 이에 관해서는 1992년의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이하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한 ‘정치분야 이행 부속 합의서’ 제4조의 이행을 북한에게 요구해야 한다. 문제의 조항은 “남북은 ‘남북기본합의서’에 저촉되는 법률적ㆍ제도적 장치의 개정 또는 폐기 문제를 법률실무협의회에서 협의ㆍ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관하여 보수ㆍ우익 세력이 명심해야 할 금기(禁忌)가 있다. 지레 겁을 먹은 나머지 패닉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사실은 최근의 정국의 흐름으로 볼 때 설혹 노무현 대통령이 북의 김정일과 함께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깜짝 쇼’를 연출한다 하더라도 ‘범 여권’ 세력에서 과연 이를 담아낼 그릇이 적시에 준비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한 때 한나라당을 ‘분당(分黨)’의 위기로 몰아갔던 4.25 재ㆍ보선 후에도 ‘범 여권’ 세력의 지리멸렬(支離滅裂)은 여전하다. 4월26일 실시된 문화일보 여론조사는 한나라당의 이명박ㆍ박근혜 두 경선후보가 각기 45.4%와 23.4%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반면, ‘범 여권’에서는 고건(高建) 전 국무총리에 이어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 총장도 퇴장을 선택했고 그 뒤에 남겨진 정동영(3.6%), 강금실(2.8%), 한명숙(1.2%), 김근태(0.9%), 천정배(0.5%) 등 ‘범 여권’ 예비후보군들은 여전히 도토리 키 재기를 계속하고 있다. 오히려 ‘범 여권’ 예비후보군에서는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4.4%)가 선두 주자로 부상하는 이변이 발생하고 있을 정도다.
같은 조사 결과가 보여 주는 4.25 재ㆍ보선 직후의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이 39.9%로 4월15일 조사 때보다 8.5% 하락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범 여권’ 정당들의 지지도는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열린우리당 9.0%, 민주노동당 8.0%, 민주당 5.8%, 중도개혁통합신당 1.4%, 국민중심당 1.1%로 모두 합쳐도 25%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상황은, 예측할 수 없는 이변의 발생이 없는 한,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연출해 내더라도 ‘범 여권’ 안에서 이를 이용하여 12월 대선에 접목시킬 주도세력의 등장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은 강재섭(姜在涉) 대표의 당 쇄신안을 이명박(李明博)ㆍ박근혜(朴槿惠) 경선후보들이 수용하여 4.25 재ㆍ보선 이후 심지어 ‘분당’의 위기감마저 감돌았던 내분을 수습함으로써 오는 8월20일의 경선에서도 패자가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가 패자를 끌어안는 감동적 드라마의 연출을 가시화(可視化)시켜 놓았다. 지금 많은 사람들은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노무현 정권이 KBSㆍMBCㆍSBS 등 공중파를 이용하여 특히 19-24세의 신참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대대적인 TV 공세를 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 효과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4.25 재ㆍ보선의 와중에서 한나라당이 내분을 극복하는 모습과 ‘범 여권’의 계속되는 지리멸렬상은 앞으로 있을 남북정상회담의 파고(波高)도 극복이 가능할 것임을 예고한다. 문제의 핵심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이번에는 정권교체를 이룩하여 ‘친북ㆍ좌파’ 정권을 끝장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있다. [끝]
정권교체 자신감이 '깜짝쇼' 누른다
- 이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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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5-16, 15: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