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사람을 지지하느냐"고 화내는 사람들

"내가 미워하는 정치인"을 다른 사람이 같이 미워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경우도 많다.

요사이 모임에 가보면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둘러싸고 언쟁을 벌이는 경우를 자주 본다. 언쟁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면 재미 있는 행태가 드러난다.

1. '중립을 지켜야지 왜 누구(또는 어느 당)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느냐'고 시비를 거는 이들이 있다. 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은 政黨정치이다. 政黨정치는 '나는 어느 정당이나 어느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들이 뭉쳐야 성립이 된다. 민주주의에서는 특정 정치인과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美德이다. 미국에선 언론사들도 사설을 통해서 특정 후보나 정당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다. 그렇다고 그 언론사 기사가 불공평해지는 것은 아니다. 보도는 객관적으로 하되 사설을 통해서는 지지, 반대를 분명히 한다. 따라서 한국의 유권자들은 公私席을 통해서 '나는 누구(당)를 지지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밝힐 권리가 있다. 이 권리를 제한하겠다는 자세는 민주주의에 反하는 태도이다. 물론 공무원의 경우는 정치행위가 제한됨으로 누구를 지지한다고 해서 선거운동을 해선 안된다.

2. 왜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시비를 거는 이는 더 적극적으로 다른 누구를 지지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즉, 이런 사람이 시비를 거는 이유는 왜 내가 지지하는 사람을 지지하지 않고 다른 이를 지지하느냐 하는 불평이다. 솔직하게 '내가 미는 후보를 지지하라'고 말할 용기가 없으니까 '왜 그 사람을 지지하느냐'고 화를 낸다. 이는 위선이고 거짓된 행동이다. 내가 좋아하는 후보를 다른 사람이 지지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이들이 참으로 많다. '내가 미워하는 정치인'을 다른 사람이 같이 미워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경우도 많다. 민주주의 국가의 대원칙은 양심의 자유이다. 누구를 좋아하고 미워하고 하는 일은 양심의 자유에 속한다.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정치가 전체주의이다. 전체주의는 독재보다 더 악질이다. 독재는 양심의 자유나 私생활에는 간여하지 않는다. 전체주의는 누구를 좋아하고 미워할 자유까지 허용하지 않는다.

3. 민주주의는 가치관과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제도이다. 다른 것을 이해하고 관용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성립되지 않는다. 韓民族은 같은 종족, 같은 종교, 같은 언어, 같은 국토를 배경으로 오랫동안 살아왔다. 단일민족 의식의 맹점은 다른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옷차림이 달라도, 종교가 달라도, 말이 달라도 일단 거부감이나 경계심, 심할 경우는 적개심을 느낀다. 이런 성향은 민주주의의 敵이다. 선거가 좋은 것은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연극도 오래 하면 실제가 된다. 올해와 내년 선거를 통해서 한국인들이 너그러움을 배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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