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정치인들

개신교 신자인데 언제 저렇게 개종하여 불교신도가 되었나 생각하니 어이가 없다고 느껴졌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정치인인 것 같다. 국가와 종교는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민주국가의 대 원칙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국교가 없다. 개신교인도 대통령이 되었고 불교신도도 청와대의 주인이 되었고 가톨릭 신자도 국가 원수에 앉은 적이 있고 내가 보기에도 無종교인이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도 있다. 국교가 없는 나라에서는 대통령 후보가 무슨 종교를 가졌어도 상관없다.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도 무방하다.

그런데 지난 초파일에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모여 합장하는 대선주자들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다보면서 '위선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기에도 그 중에 몇은 교회에 다니는 개신교 신자인데 언제 저렇게 개종하여 불교신도가 되었나 생각하니 어이가 없다고 느껴졌다.

물론 그들의 심정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국민의 투표로 대통령이 결정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통계를 볼 때 불교신도 수가 개신교나 천주교신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최근에 좀 숫자상의 변동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불심'을 잡겠다는 것은 부처님 마음에 드는 인간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절에 다니는 사람들의 표를 얻겠다는 뜻이 분명하다. 물론 그런 자리에 나타나지 않으면 불자들의 불만을 사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정치와 개인의 종교는 분리되어야 하지 않을까. 미안한 말이지만 합장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매우 꼴사나워서 보기가 역겹게 느껴졌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http://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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