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毒氣…누구에게 得이 될까?

反이명박이라고 親박근혜로 해석하면 곤란
 
홍준표 의원
작년 5월,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고 한 달 쯤 지난 무렵, 당시 기자는 「백수」신분으로,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을 그의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적이 있다. 평소 거칠 게 없는 투로 말하는 게 홍 의원의 강점인데, 이날은 굉장히 격앙돼 있었다.

짙은 빨간색에 알록달록한 흰무늬를 수놓은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이었다. 사회적 지위나 나이를 고려하면, 매우 튀는 복장이었다. 『혹시 야유회에 가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홍 의원은 『웰빙하면 서울시장 된다기에 나도 웰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을 염두에 둔, 뼈있는 말이었다.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는 듯했다.

이어 홍준표 의원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이명박 시장을 만났소. 내가 「형님(이명박 후보는 홍준표 의원의 고려대학 선배다), 한 번만 도와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이명박 시장은 흔쾌히 돕겠다」고 약속했소. 이재오 의원도 있는 자리였소. 나는 그 말을 믿었소.

그래놓고 비겁하게 내 뒤통수를 치다니. 처음부터 오세훈 후보를 밀고 있다고 말했으면, 내가 그렇게까지는 실망하지 않았을 것이요. 2002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 홍사덕 의원을 주저앉힌 게 바로 나요. 같은 홍씨 문중 사람으로서, 내가 나서서 홍사덕 의원의 출마를 포기시켰소. 그때 내 신세를 졌으니까 당연히 나를 도와줄 줄 알았는데, 배신을 하다니. 나는 배신하는 정치인은 꼴도 보기 싫소. 이명박 시장이 만나자고 열 몇 번 전화를 했지만 나는 일부러 전화를 기피하고 있소. 배신 정치의 말로가 무엇인지 언젠가는 알게 될 거요』

홍준표 의원하면 親(친) 이명박인데,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 기자는 정말 몰았다. 홍준표 의원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이명박 후보의 정책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는 환경 대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보면서 기자는 홍준표 의원의 毒氣(독기)를 느꼈다.

홍준표 의원은 경선 출마 후에 가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전 시장이 배신감을 토로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응수했다.

『배신으로 치면 이명박 전 시장이 서울시장 경선 때 먼저 나를 배신했다. 그러나 나는 배신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이 대선가도를 가는데, 홍준표보다 오세훈을 정치적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홍준표 역시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이명박 대선 캠프에 가서 일하는 것보다 직접 출마해 한나라당의 외연을 넓히고,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홍준표 의원의 비판이다.

『한반도 대운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경부고속도로를 만들기 직전에 청와대 경제수석이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경제적 타당성도 없고, 환경 문제가 커서 고속도로로 바꿨다. 그때 폐기된 안을 이명박 전 시장이 차용한 것으로 안다.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와 달리 1년 12달 강수량이 일정하고, 국토가 바다보다 낮아 운하가 발달한 평야지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이다. 산악지형에 운하를 만든다는 것은 난센스다. 둘째, 대운하를 하게 되면 환경 부분에 대재앙이 올 수 있다. 셋째, 대운하로 인해 대도시 시민들이 먹는 식수원 채취가 곤란해진다.

흐르는 물을 수질개선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판에 물을 가둬놓고 어떻게 정화를 하겠다는 것인가. 운하를 만들려면 물을 가둬야 하고 전체를 호수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강물이 썩는다』

홍준표 의원이 反(반) 이명박이라고 해서, 親(친) 박근혜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가 7% 경제 성장을 위해 내놓은 『그린벨트 단계적 해제」 방안에 대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군사정권 시절 무리하게 그린벨트를 만들어서 국민들의 피해는 컸지만, 대한민국 국토를 이만큼이나마 보존하게 한 참으로 훌륭한 정책인데, 그것을 완화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의 합류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이명박 후보 측은 홍준표 의원의 출마에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긴장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이명박 후보와 지지기반이 비슷한 홍준표 의원이 특유의 「입심」을 발휘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선을 끝까지 완주 할 것인지, 중간에 한쪽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홍준표 의원은 『끝까지 간다』고 단언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두 주자가 극심하게 싸우면 실망하는 유권자들이 생긴다. 그들이 완충지대로 모이게 된다. 두 주자 간에 분열의 위험성이 커질 때 내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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