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8일 전북 원광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열린 특강에서 “대통령보고 정치중립을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대통령이 정치중립을 하냐”며 “어디까지가 정치중립이고 선거중립이냐. 모호한 구성요건은 위헌”이라고 언급, 선관위의 ‘선거중립 의무 준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정당과 함께 치열한 선거를 통해 당선됐고, 비록 내가 안나오더라도 다음정권까지 지키는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노 대통령은 “5년 단임제를 하는 선진국은 없다. 쪽팔린 것”이라며 원색적인 어조로 현행 헌법을 비난하기도 했다. ‘다음정권까지 지키는 책임이 있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범여권의 재집권 및 한나라당 집권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적법한 절차에 의한 중앙선관위의 결정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이 반기를 들고 나섬에 따라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선관위를 압박하는 ‘공포정치’를 시작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사모 등 친노-홍위세력을 총동원해 선관위, 언론, 한나라당 등을 일제히 ‘수구세력’으로 규정하고 여론몰이에 나선다는 것이다. | ||||
친노 진영의 이같은 전략은 지난 2004년 3월 탄핵 정국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당시 합법적 절차에 따라 국회에서 가결된 탄핵안은 친노-좌익세력에 의해 ‘쿠테타’로 규정됐고, 10만여명의 시위대는 광화문에서 국회를 규탄하고 노 대통령의 복귀를 갈망하는 촛불시위를 연일 벌였다. 결국 이들은 광범위한 ‘반(反) 한나라당 전선’ 구축에 성공하며 열린우리당이 17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참여정부가 출범 이후 추진한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의해 좌절된 2004년 10월에도 친노세력의 여론몰이는 계속됐다. 이들은 헌법재판관 9명 중 8명이 내린 위헌 판결을 조롱하며 헌재를 비방하는 패러디를 제작-유포하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당시 친노세력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인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헌재의 위헌판결 직후 “낡은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상식 이하의 결정이다. 자기들의 분수를 망각한 헌재가 오만방자한 결정을 내렸다”며 헌법재판소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극언을 했고, 이석현 의원도 2005년 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첫 질의자로 나서 “헌법재판소를 폐지하고 대법원에 위헌 판단권을 부여하는 개헌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린 헌법재판소를 ‘적’으로 규정한 것이다. 현재 노 대통령이 선관위와 한나라당을 상대로 보여주고 있는 적대적인 모습은 이같은 과거 사례를 연상시킨다. 따라서 ‘선관위의 결정에 개의치 않고 내 갈길을 가겠다’는 노 대통령의 폭탄선언과 강경 노선에 고무된 친노세력이 선관위를 ‘새로운 적’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집회와 물리적 테러를 감행하는 등 조직적인 투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노-홍위세력의 과격행위 및 여론몰이는 물리적 실력행사의 형태로 나타난 적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인 ‘노사모’ 회원 중 한 명은 지난 2005년 6월 조선일보 자회사인 조광출판 인쇄공장에 불을 지른 바 있다. 또 지난 2003년 8월에는 친노인사인 명계남씨를 비롯한 ‘국민의 힘’ 회원 수십명이 길을 걷고 있던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를 습격하기도 했다. 좌우 언론, 노 대통령에 ‘선관위 결정 존중’ 일제히 촉구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진영의 이같은 전략이 지난 2004년과 같은 파괴력을 가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2004년 탄핵 정국 및 수도이전 위헌 판결 당시와는 달리 좌파 성향 언론과 일부 좌파세력마저도 노 대통령의 대선 개입 움직임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좌파 언론인 한겨레신문은 ‘정치인 권리보다 대통령 의무를 생각할 때다’는 제목의 8일자 사설에서 “노 대통령은 이미 2004년 3월 선관위로부터 같은 조처를 받은 바 있다. 그때 조처가 탄핵 파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번 결정도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대통령은 물론 선거를 앞둔 정치권 모두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노 대통령의 선관위 결정 수용을 촉구했다. 경향신문도 8일 사설을 통해 “선관위는 민주주의의 기본 절차인 선거 운동을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헌법이 규정한 심판”이라고 전제하고 “노대통령이 선관위 결정에도 불구하고 계속 오불관언(吾不關焉)의 오기와 독선으로 일관한다면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민주주의를 오염시킨 데 대한 역사적 책임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론 역시 노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YTN과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7일 오후 6시 이후에 전국 547명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노 대통령에게 선거중립의무 준수를 요청한 것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61.4%로 나타난 반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5.7%에 불과했다.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4.2%p)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
친노세력, 또 다시 ‘촛불시위’ 나설 수도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