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연초에 두편의 글을 통해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가 우파진영의 자랑스러운 정치인들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한나라당이 풍전등화의 절대적인 위기상황에서 벗어나 여당의 3~4배의 지지율을 얻게 된 것은 이미지가 좋은 두 유력정치인의 공이 크다고 생각했던 까닭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경선이 막이 오른 지금 제살 깎아내기 식의 이전투구가 성행하고 있다. 박근혜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명박은 절대 안된다'는 식의 비난이 난무하고 있고, 이명박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서서히 박근혜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극언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박근혜 캠프 무엇이 문제인가?
먼저 박근혜 후보를 거론하는 것은 두 후보 캠프간의 논쟁에서 먼저 시비를 제기하는 쪽이 박근혜 캠프이기 때문이다. 물론 거기에는 여론 지지율 2위 후보의 당연한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박근혜 캠프는 올초부터 줄곧 '후보 검증론'을 제기해 왔다. 검증의 분야는 전방위적이라고 할 만큼 다양하다. 이명박 후보의 출생지 논란, 가족관계, 병역문제, 선거부정, 범인 도피 의혹, 각종 말실수, BBK와 에리카김 그리고 김경준 문제, 재산은닉 의혹 등등 (정책토론을 제외한) 이명박 후보의 과거와 관련된 굵직한 것만 따져도 꽤 많은 항목을 나열할 수 있을 정도다.
박근혜 캠프의 문제는 여러가지 검증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Fact(사실)을 밝혀낸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정인봉 특보(당시)의 경우에도 며칠동안 결정적인 폭로를 할 것처럼 엄포를 놓았지만, 결국 내놓은 것은 과거 신문 스크랩 수준의 내용 아니었던가? 곽성문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재산의혹에 대해 대단한 증거를 내놓을 것처럼 예고했지만, 나온 것은 시중의 '카더라'는 식의 소문 뿐이었다.
물론 선거부정이나 범인도피, 재산신고의 누락 같은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내용의 문제제기를 하려고 했으면, 아예 처음부터 '이명박 후보는 과거에 법을 이렇게 위반했다.' 라든가, '이명박 후보에 관해 시중에 이런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하는 식으로 직설적으로 말했어야 했다.
Fact를 제시하는 것은 거의 없이, 검증의 당위성만 노래하며 위협사격만 반복하다 보니, 검증의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캠프간의 감정싸움으로 치닫게 만들어 이명박 후보 뿐만 아니라 박근혜 후보의 이미지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이명박 캠프 무엇이 문제인가?
이명박 캠프의 선거전략은 대세론과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로 여론 지지율 1위를 굳히면서, 박근혜 캠프의 검증공세에 대해서는 무대응 또는 최소한으로 대응하는 전략이었다.
주지하다시피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1위는 <드라마 영웅시대>와 <청계천 신화> 라는 두가지 사건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만들어낸 결과다. 그것이 올해초 각종조사에서 대통령후보 선호도 50%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의 이명박캠프의 대선 캠페인은 엉성하기 짝이 없다. 그중 가장 낙제점을 받을 전략이 '대세론'이다. 이제 막 경기가 시작되었을 뿐인데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지키기 위주의 현상유지전략이라니..
박근혜 진영을 향해 공격의 화살을 당기라는 말이 아니다. 이명박 후보가 진정 훌륭한 대통령이 될 자신이 있다면,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이며, 좌파정권 10년 보다는 어떤 점이 더 나아질 것인지,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
'묻지마' 식의 공약도 대세론에 안주하다 보니 나온다. 한반도대운하 공약만 해도 각종 의문에 대한 답변이 너무 허술하다. 그 타당성에 대해 굳이 부정은 하지 않겠지만, 불확실한 한반도대운하의 효과를 믿고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나서기에는 불충분하지 않은가? 대한민국 747 프로젝트를 말한다. 그러나, 세계 7대강국이라는 목표가 임기내에 달성할 목표가 아니고 앞으로 10년후에 달성할 목표라니 이건 또 웬 맥빠지는 공약인가? 국민을 향한 성의있는 자세가 결여된 대세론, 대통령만 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대세론은 곤란하다.
박근혜 캠프의 검증론에 대한 대응방법도 이해하기 힘들다. 검증론에 대한 이명박 캠프의 대답은 '네거티브는 안 된다.' 는 말로 요약된다. 이것 또한 불난 집에 기름을 퍼붓는 미숙한 대응이다. 검증이란 네거티브도 있을 수 있고 포지티브도 있을 수 있다. 네거티브는 무조건 안된다는 뉘앙스는 제3자인 국민들에게 '무슨 심각한 약점이라도 있는가?' 라는 의문을 던져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정두언 의원 처럼 공천불가론을 흘리는 방식은 그가 지지하는 이명박 후보의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걱정된다.
굳이 훈수를 두자면 '흑색선전은 안된다.' 라거나, '근거없는 비방은 안된다.' 라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근거있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대답을 해 주어야 지금과 같은 '진흙탕 싸움' 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각 노무현 정권과 국민들은...
어제 6월 10일 노무현 정권과 좌파운동권 세력들은 전국각지에서 6.10항쟁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노대통령은 6.10 항쟁을 <절반의 승리>로 묘사하며, 우파세력을 시종 수구세력, 군사독재의 잔재세력, 개발독재세력으로 비난했다. 주요 방송사들도 각종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현 좌파세력을 6.10 정신을 이어받은 민주화세력으로 단정짓고, 그들의 견해를 소개하는 보도에 열을 올렸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10년에 걸친 실정으로 말미암아, 그리고 이명박, 박근혜 등 한나라당 주요 후보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로 말미암아, 12월의 대선에 대해 상당히 유리한 전망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0년 좌파정권이 방송을 통해, 그리고 교육을 통해 세뇌한 결과, 많은 국민들이 김정일 정권을 도와주는 것을 민족주의로 착각하고, 가짜 진보세력들을 민주화세력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의 대선전망은 유리한 측면이 있으나, 국민들의 역사인식은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런 마당에 이명박, 박근혜 진영의 이전투구가 정도를 넘어서서 양 후보의 이미지에 심각한 훼손이 있을까 걱정된다. 만일 이명박 후보가 범죄자, 동키호테의 이미지로 먹칠을 하고, 박근혜 후보가 독재자의 딸의 얼굴로 분장을 한다고 해도 과연 이번 대선을 호락호락하게 치뤄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또 설사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해도 그런 낙인이 찍힌 채로 좌파병에 걸린 이 나라를 제대로 개혁해 낼 수 있을까?
양 후보가 적어도 '적과의 동침'을 하는게 아니라면, 아무리 치열한 경선기간 중에도 유머와 위트로 상대방을 치켜세워 주거나, 관용과 포용으로 상대를 앞서 나가는, 보다 성숙한 모습을 바라는 것은 선거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가지는 지나친 욕심일까?
지민호 프리존뉴스 공동대표
박근혜와 이명박, 죽이 잘 맞는다
- 지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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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6-11, 21: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