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東泳은 열우당과 運命을 함께 해야

정동영 씨가 진정 책임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최후까지 남아 침몰하는 배와 운명을 함께 한 타이태닉 호 선장처럼 처신해야.
만약 그가 진정으로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가 본받아야 할 선례(先例)가 있다는 것을 정동영 씨에게 일깨워 주고 싶다. 북극해(北極海)에서 빙산(氷山)에 충돌하여 침몰하게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데까지 승객(乘客)들을 탈출시키고 자신은 최후까지 남아 침몰하는 배와 운명(運命)을 함께 한 타이태닉 호 선장(船長)의 선례가 그것이다. 정동영 씨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책임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그는 당연히 열우당으로 돌아가서 열우당 후보로 국민의 심판을 받고 열우당과 함께 침몰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열우당을 탈당하여 옷을 갈아 입고 대권(大權)을 노리겠다는 것은 또 다시 국민을 기만(欺瞞)하는 정치 술수(術數)에 불과할 뿐이다
鄭東泳은 열우당으로 돌아가 열우당과 運命을 함께 해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3%대의 지지율을 탈출한 적이 없지만 그래도 열린우리당(열우당) 차기 대권 후보군의 선두주자였던 정동영(鄭東泳) 씨가 드디어 대통령선거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여 새삼 언론의 각광(?)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열우당 후보가 아니다. 그도 난파선을 탈출하는 쥐떼들처럼 4분5열 흩어지는 이른바 ‘개혁 동지’들의 열우당 탈당 대열(隊列)에 가담했다. ‘열우당’ 창당 주역이었던 그가 지금은 ‘열우당’이 아니라 실체가 없는 ‘범여권(汎與圈)’ 후보 11명 가운데 한 명이 된 것이다. 그 11명 가운데서도 그는 가장 처지가 고달픈 세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그에게는 여전히 ‘친 노무현(盧武鉉)’의 꼬리 표가 달려 있어 김근태(金槿泰)•천정배(千正培) 씨와 함께 그가 몸을 옮겨 살 길을 찾으려 하고 있는 이른바 ‘통합신당’ 운동에서 ‘배제론(排除論)’의 대상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고달픈 처지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정동영 씨가 보여주는 말의 유희(遊戱)는 여전히 지나치게 현란(絢爛)하기만 하다. 그리고 모순투성이이고 또 무책임하다. 20일자 <문화일보>의 ‘범여권 대선 주자 릴레이 인터뷰’ 내용이 그 한 예이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매우 이상한 궤변(詭辯)으로 열우당과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그가 ‘국가안전보장회의’ 의장을 겸하면서 노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실세(實勢) 통일부장관으로 몸 담았던 노무현 정부와의 절연(絶緣)(?)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이날 인터뷰에서 그가 보여준 입장은 요컨대 “그 동안의 노무현 정권의 실정의 책임이 엉뚱하게도 열우당에 있기 때문에 열우당을 떠난다”는 것이었다.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석 152석을 허락해 준 국민의 기대에 부응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한 마디로 ‘당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 연장선 상에서 그는 매우 희한한 논리를 전개한다. “152석을 만들어 놓고 (통일부장관이 되어) 당을 떠났지만 나도 무한책임이 있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이 말은 그 행간(行間)을 읽어보면 “그 동안의 노 정권의 실정의 책임은 당에 있는 데 자신은 (통일부장관이 되어) 당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그 실정에 대한 직접적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 차원에서) 무한책임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 된다. 참으로 뻔뻔스런 궤변이 아닐 수 없다.

지난 4년 반의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보아 온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정동영 씨의 이 같은 입지(立地) 선택에 동의할 사람들은 거의 없다. 열우당이 노무현 정권의 비정(秕政)을 견제하는 것을 등한히 하고 오히려 마치 아프리카 평원의 하이에나처럼 앞을 다투어 덤벼들어 닥치는 대로 뜯어 먹는 데 골몰한 잘못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노무현 대통령이 심지어는 열우당 마저 안중(眼中)에 두지 않고 독선적(獨善的)으로 국정을 이끌어 오늘의 파국(破局)을 이끌어 냈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의 국정 파탄(破綻)의 책임을 몽땅 기껏해야 종범(從犯)에 불과한 열우당에게 뒤집어 씌우고 정작 파탄의 주범(主犯)인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는 이른바 ‘4공(功)’•‘4과(過)’론으로 물 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정동영 씨의 논리(論理)는 어떻게 보아도 궤변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다음이 더 걸작(傑作)이다. 이 같은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자신의 ‘무한책임’을 스스로 인정한 정동영 씨가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모두 떠 안고 심판을 받겠다”는 것을 그의 대선 출마의 변(辯)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야 말로 그가 쏟아 놓고 있는 궤변 가운데 압권(壓卷)이다. 만약, 그가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대해 진정으로 ‘무한책임’을 통감(痛感)한다면 그가 국민 앞에서 취할 선택은 그와는 정반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뻔뻔하게 “심판(審判)을 받겠다”고 나설 일이 아니라 당연히 뒷전으로 물러나 자숙(自肅)하고 근신(勤愼)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 글자 그대로 언행일치(言行一致)가 아닐 수 없다.

역설적으로 말할 경우, 만약 그가 진정으로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가 본받아야 할 선례(先例)가 있다는 것을 정동영 씨에게 일깨워 주고 싶다. 북극해(北極海)에서 빙산(氷山)에 충돌하여 침몰하게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데까지 승객(乘客)들을 탈출시키고 자신은 최후까지 남아 침몰하는 배와 운명(運命)을 함께 한 타이태닉 호 선장(船長)의 선례가 그것이다. 정동영 씨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책임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그는 당연히 열우당으로 돌아가서 열우당 후보로 국민의 심판을 받고 열우당과 함께 침몰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열우당을 탈당하여 옷을 갈아 입고 대권(大權)을 노리겠다는 것은 또 다시 국민을 기만(欺瞞)하는 정치 술수(術數)에 불과할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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